영화 '킬링타임' 류혜영 라운드 인터뷰.

배우 류혜영이 20대 후반부터 30대 초반까지 겪었던 힘든 시간을 털어놓으며, '응답하라 1988' 성보라 이미지에 갇힐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딛고 직접 세상 밖으로 나서게 된 과정을 밝혔다.
14일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의 한 카페에서 영화 '킬링타임'의 배우 류혜영과 만나 인터뷰를 나눴다.
'킬링타임'은 한순간의 사고로 모든 것을 잃은 인터넷 방송 크루 '킬링타임'이 재기를 위해 찾은 폐병원에서 의문의 존재에게 습격당하고, 무자비한 공격으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펼치는 타임어택 스릴러.
이날 류혜영은 배우로서 쉼 없이 달려온 시간 가운데 20대 후반부터 30대 초반까지 유독 힘든 시기를 보냈다고 고백했다.
그는 "20대 후반, 30대 초반에는 고민도 많았고 감정적으로 인생에서 바닥을 찍었던 것 같다"면서도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시기가 류혜영의 삶에 있어서 가장 필요했던 시기였다"고 돌아봤다.
당시에는 자신의 고통에만 매몰돼 있었지만, 시간이 흐른 뒤 누구나 저마다의 힘든 시간을 견디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류혜영은 "그때는 저만 괴로운 줄 알았는데 다들 괴로워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이제는 비슷한 시간을 보내는 친구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말 한마디라도 더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힘든 시간을 피하기보다는 온몸으로 통과했다고 표현했다. 그는 "저는 다운됐다가 겨우 나온 느낌이다. 그 힘듦을 그대로 맞았다. 힘든 만큼 힘들어하고, 울 만큼 울고, 화낼 만큼 화냈다"고 밝혔다.
이어 "결국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의 문제였던 것 같다. 당시의 저는 미성숙한 상태였다. 부모님의 보호에서 갓 벗어난 사회 초년생으로서 세상을 너무 좋게만 바라봤고, 세상에 대한 기대도, 나 자신에 대한 기대도 너무 컸다"고 털어놨다.
높은 기대와 달리 자신을 향한 믿음은 부족했다. 류혜영은 "동시에 자신감은 많이 없었고 자존감도 낮았던 것 같다. 그런 상태에서 세상을 바라보니까 모든 것이 상처였다"며 "결국 스스로를 나락으로 밀어 넣었던 게 아닐까 싶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류혜영에게 큰 사랑을 안겨준 tvN '응답하라 1988' 역시 한동안은 감사함과 불안감을 동시에 안겨준 작품이었다. 그는 '응답하라 1988'에서 성보라 역을 맡아 대중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류혜영은 "20대 중반에 성보라로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았다. 대중이 저를 성보라로 기억해주시는 건 정말 감사한 일"이라면서도 "그런데 관계자들까지 저를 성보라로만 알고 있다면 앞으로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한정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 불안은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으로도 이어졌다. 그는 "다른 캐릭터를 해야 한다는 강박이 심했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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