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산업에서 콘텐츠 기획과 제작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음악과 퍼포먼스를 넘어 세계관과 브랜딩까지 구축하는 종합 제작 역량이 요구되는 시대다. 아이돌 활동을 통해 K팝 시스템을 몸소 경험한 이해인은 제작자로 시선을 넓히며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해가고 있다. 무대 뒤에서 체득한 산업의 흐름과 아티스트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잠재력을 발굴하고 이를 콘텐츠로 구현하는 기획력과 실행력을 동시에 보여주며 주목받고 있다.
특히 그는 디렉터와 프로듀서를 넘어 프로젝트 초기 기획 단계부터 참여하며 제작 전반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창작 과정의 중심에서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는 그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이해인은 최근 스타뉴스와 만나 자신의 제작 철학과 K팝 산업의 변화, 앞으로 그려 나갈 새로운 프로젝트와 방향성에 대해 솔직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이해인은 최근 전 워너뮤직 코리아 이사 김제이 CEO와 함께 올마이애닉도츠(all my anecdotes)를 설립하며 CCO(Chief Creative Officer, 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로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그는 "올마이애닉도츠는 하루아침에 탄생한 프로젝트가 아니다. 약 1년 반 전부터 준비된 결과물이다. 차근차근 기획을 시작했고 어떤 아이템을 하면 좋을지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그러다 가장 가장 생각이 잘 맞는 분과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걸그룹 키스오브라이프(키오프, KISS OF LIFE)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활약하며 독보적인 기획력을 입증한 그는 JTBC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젝트 7(PROJECT 7)'을 통해 인연을 맺은 보이그룹 클로즈 유어 아이즈(클유아, CLOSE YOUR EYES)의 총괄 프로듀서로도 활동 중이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대기업 입사 제안과 담당 프로듀서 제안도 받았지만, 그는 결국 독립이라는 선택했다.
그는 "스스로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지금 제가 30대 초반이다 보니까 이 시기가 중요한 시기일 것 같다고 생각했다. 당장 뭔가를 이루는 것보다 제가 쌓아가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고 느꼈다"며 "이왕 할 거 패기도 있고 에너지도 있을 때, 도전적인 걸 하고 싶었다. 제가 부족하고 모자란 부분을 알려줄 어른이었으면 했다. 그 어른이 김제이 CEO였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새로운 환경에서 더 많은 경험을 쌓고 싶다는 마음도 컸다. 키오프와의 이별을 결심한 시점은 팀이 어느 정도 안정적인 궤도에 오른 이후였다. 그는 팀이 자리를 잡은 뒤 비로소 자신의 다음 단계를 고민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키오프를 할 때는 사수가 없다 보니 말 그대로 부딪혀 가며 일을 배웠다"며 "밖에 나가게 되면 새로운 사람들에게 배우고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인사이트를 넓힐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계속 회사에 있어도 안정적인 선택일 수 있었겠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이 시기를 놓치면 도전하기 힘들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며 "연습생만 하던 사람인데 기회를 줘서 서로 윈윈한 거 같다. 회사는 더 큰 것을 걸고 기회를 준 것 아니겠냐. 아직도 키오프 멤버들, 회사랑 자주 연락하고 좋은 관계로 지내고 있다. 애들이랑 헤어지는 게 아쉽기는 했지만 언제든 끝은 있지 않나, 예쁘게 마무리 짓는 게 좋을 거라 생각했다"고 털어놓았다.
제작자로서 활동하던 때와 직접 회사를 운영하는 지금은 무엇이 달라졌을까. 그는 "제작자로서 남는 것과 회사를 운영하는 것은 분명 다르다. 지금은 인사나 연봉, 예산 관리 같은 부분에도 관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조금씩 역할이 확장돼 가는 단계다. 언코어에서 많이 배웠다. 그전에는 무언가를 잘 만드는 데만 집중했다면, 클유아를 하면서는 구조와 인사 시스템, 면접 과정 등에도 참여하게 됐다"며 "전체적인 타임라인을 볼 수 있게 된 계기였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지금은 우리만의 시스템을 잘 만들어보기 위해 변화를 주는 단계"라고 귀띔했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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