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하에 가까운 차가운 날씨는 이미 겨울이 왔음을 알린다. 하얀 눈밭의 스키장 개장 소식에서부터 곧 들려올 거리의 크리스마스 캐럴 소리까지 어느덧 2005년도 끝자락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이런 계절이 올 때마다 아무리 두터운 겨울옷을 꺼내 입어도 쓸쓸한 솔로들의 체감온도는 영하의 시베리아 벌판처럼 차가울 수밖에 없다.
옆구리 시린 계절 우울한 연말을 걱정하는 '늑대'들에게도 희망은 있는 법. 요즘 인기있는 영화와 드라마를 보면 그 해답을 찾을 수도 있을 듯 하다. 각기 다른 유형의 남자 주인공들을 통해 여자친구 만드는 법을 배워보자.
# '순정파' 석중 만택.."몸과 마음을 다 바쳐라"
영화 '너는 내 운명'의 석중(황정민)과 '나의 결혼 원정기'의 만택(정재영)의 스타일로 위험부담을 최소화하는 전통의 방법이다.
이 전략을 이행하기 위해 반드시 갖춰야 할 것은 상대방을 위하는 순수한 마음과 나의 모든 것을 버릴 줄 아는 희생정신, 그리고 강인한 체력을 바탕으로 하는 인내심이다.
비록 혼자서 욕구를 해결하는 한이 있더라도 피곤한 당신을 여관에서 고이 쉬게 해주는 석중의 희생정신, 자신이 살기 위해 '무조건 뛰어라'는 라라(수애)의 말에 영문도 모른채 온종일 뛰는 만택의 강인한 체력은 상대를 감동시키기에 충분하다.
이 전략의 최대 단점은 아무리 순수한 마음이라도 무조건 들이밀면 상대가 싫증을 느낄 수도 있다는 점. 영화 한 번 같이 본다고 상대도 마음이 있을 거라고 섣불리 착각하면 안된다. 하지만 상대의 방황도 눈감아주며 늦은 밤 오토바이로 마중을 나가는 우직한 인내심과 끈기를 가진다면 언제가 그녀도 감동할지 모른다. 비록 시간이 좀 걸릴지라도.

# '두뇌파' 상현.."튕기는 매력도 있어야지"
최근들어 가장 인기를 얻는 방법이다. SBS 드라마 '프라하의 연인'에서 김주혁이 완벽히 소화해내는 이른바 '위버섹슈얼' 형으로, 자상하고 유머도 있으며 정의감도 넘친다. 최근 한 결혼정보 회사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미혼 여성의 절반 이상이 '자상하지만 정의로운 남자'를 이상형이라 답할 정도로 매력적인 남성상이다.
하지만 아무리 유행 스타일이라고 해도 상대의 심리를 잘 읽고 밀고 당기는 고도의 전략이 뒷받침될 때 성공 확률이 높다.
극중 상현은 처음 만난 재희(전도연)에게 반말을 하고 거친행동으로 일관한다. 그러는 가운데서도 주위 사람들을 배려하고 자신의 일에 충실한 면모를 보이며 상대에게 신뢰감을 준다.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아주 조금씩 부드러운 속마음을 드러낸다. 처음부터 잘 해줌으로써 싫증을 주기보다 차츰 호의를 보이며 기대효과를 본다는 고도의 심리전략이 숨어있다.
역시 이 방법에도 주의사항은 있다. 처음 보는 여자에게 무턱대고 반말과 터프로 다가가다가는 기회조차 잡지 못하고 싸가지 없는 남자로 찍힐 게 뻔하다.

# '막가파' 복구.."올테면 오라. 내 스타일이 좋다면"
마지막으로 가장 힘든 방법이지만 가장 단시간에 해결을 볼 수 있는 전략이다. KBS 2TV '이 죽일 놈의 사랑'의 복구(비) 스타일로 '위버섹슈얼'에서 자상함과 유머를 최소화한 스타일이라 할 수 있다.
수동적이며 먼저 다가가지 않는 스타일이다. 그만큼 상대가 먼저 다가오게 할 정도의 외모와 분위기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상대가 싫어하면 그만이라는 일관된 배짱이 오히려 매력으로 비춰지고 막무가내 키스로 상대의 마음을 흔들어 놓기도 한다.
일반적인 경우 이 같은 전략은 눈길도 못받거나 따귀를 맞기 십상이다. 하지만 천생연분은 있는 법이니 통할 때도 가끔 있을 것이다.
영화와 드라마는 현실과 다르지만 때로는 삶에 대한 힌트를 제공하기도 한다. 사랑에 있어서도 이처럼 각가지 상황에 맞는 아이디어를 제공하듯이. 하지만 기술보다 중요한 것은 진실한 사랑이라는 것도 잊어서는 안되겠다.
<사진 윗쪽부터 노총각 석중의 절절한 사랑이야기가 담긴 영화 '너는 내 운명', 터프가이 복구의 사랑법이 드러나는 드라마 '이 죽일놈의 사랑', 이시대의 대표 위버섹슈얼 상현이 주인공인 '프라하의 연인'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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