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트윈스의 양상문 감독이 NC 다이노스의 김경문 감독과의 인연을 공개했다.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놓고 한 판 승부를 벌이고 있지만 선배로서, 형으로서 김경문 감독을 생각하는 모습이 엿보였다.
양상문 감독은 21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NC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을 앞두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나와 김경문 감독님은 인연이 깊다.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벌써 40년 인연이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내리는 비로 경기는 성사되지 못했지만, 그 덕분에 추억을 곱씹을 여지가 생긴 셈이다.
양상문 감독은 "김 감독님이 대구에서부터 워낙 야구를 잘 했다. 초등학교를 마치고 중학교를 부산으로 왔다. 그때부터 같은 팀에서 뛰면서 정말 잘 챙겨주셨다. 그때는 안경 쓴 투수가 많지 않았는데, 나도 씻고 나서는 안경을 두고 오고는 했다. 그러면 김 감독님이 안경을 가져다주기도 했다"라며 일화를 소개했다.
이어서 "이후 김 감독님이 공주고로 가면서 나보고도 오라고 했는데, 내가 갈 수 있는 상황이 되지 못했다. 이후 안부편지를 주고받으면서 인연을 이어갔다. 부산고 시절에는 대통령배 결승에서 공주고를 만났는데, 우리가 0-4로 졌던 것으로 기억한다. 당시가 공주고의 사상 첫 우승이었다"라고 덧붙였다.
이후 양상문 감독과 김경문 감독은 고려대에서 다시 만나 인연을 이어갔다. 양상문 감독은 "고려대에서 다시 김 감독님을 다시 만나 3년간 선·후배로서, 형·동생으로 잘 지냈다. 손상득 선배가 있어 배터리로 호흡을 맞추지는 못했지만, 김 감독님이 프로에 입단한 이후 고기도 사주고, 옷도 사주고 그랬다"라며 당시를 설명했다.
이렇게 담담히 옛일을 추억한 양상문 감독은 "미디어데이에서 말하려다가 못했는데, 상대 팀 감독으로 김 감독님을 만나서 정말 기쁘다. 같이 땀 흘렸던 선배이고, 형이다. 감독으로서 나보다 레벨이 높고, 성적이나 업적도 훨씬 좋으시다. 이런 분과 중요한 경기를 하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다"라며 가을야구에서 만난 형에 대한 반가움을 표현했다.
하지만 본연의 모습도 잃지 않았다. 양상문 감독은 "서로 무너뜨려야 하는 상황이다. 너무하는 것 같기도 하지만, 최선을 다해야 한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흔히 가을야구를 '야구 전쟁'이라고 말한다. 상남자들이 던지고, 치고, 달리는 뜨거운 경기가 펼쳐진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과거의 소중한 인연을 가슴에 새기게 있는 따뜻한 남자들도 있다. 우정에는 어떠한 장벽도 필요치 않은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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