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잊을만 하면 또 이야기가 나온다. '코리안 특급' 박찬호(43)의 FA 잔혹사 이야기다. 현지에서 또 한 명의 'FA 먹튀'가 나오면서 또 한 번 박찬호의 이름이 거론됐다.
미국 FOX스포츠는 4일(이하 한국시간) "메이저리그 역대 최악의 계약 TOP 10"을 선정했다. 여기에 박찬호의 이름이 언급됐다. 5위였다.
시작은 파블로 산도발 때문이었다. 지난 2014년 시즌을 마친 후 FA 자격을 얻은 산도발은 2014년 11월 보스턴과 5년 9500만 달러라는 대형 계약을 맺었다. 보스턴은 공격력을 갖춘 3루수 산도발을 영입하며 큰 기대를 품었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산도발과의 계약은 재앙에 가깝다. 산도발은 2015년 126경기에 나서 타율 0.245, 10홈런 47타점, OPS 0.658에 그쳤다. 풀타임 메이저리거가 된 2009년부터 6년간 연평균 17홈런-73타점을 올렸고, 샌프란시스코 시절 타율 0.294-OPS 0.811을 기록했음을 감안하면 턱없이 부족한 성적이다.
2016년은 더 좋지 못하다. 트래비스 쇼에게 밀리면서 벤치 신세가 되고 말았다. 연봉 1760만 달러짜리 백업이 된 것이다. 올 시즌 산도발은 6타수 무안타에 1볼넷 4삼진을 남긴 것이 전부다. 여기에 5일 왼쪽 어깨 수술을 받고 아예 시즌을 날리게 됐다.
이처럼 산도발이 부진하자 현지에서 최악의 FA 계약 사례를 다시 언급하기 시작했다. 1위는 자연스럽게 산도발이 올랐다. FOX스포츠는 "산도발은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가 -2.2다. 샌프란시스코 시절 뛰어난 타자였지만, 지금은 아니다. 보스턴의 계약은 역대 최악이 됐다. 산도발은 아직 3년간 5700만 달러의 계약이 남았다"라고 전했다.
2위는 2000년 콜로라도와 8년 1억 2100만 달러 계약을 맺은 마이크 햄튼이 꼽혔고, 3위는 1998년 애너하임 에인절스(현 LA 에인절스)와 6년 8000만 달러에 계약을 맺은 모 본이 이름을 올렸다. 4위는 2009년 뉴욕 메츠와 4년 6600만 달러에 계약한 제이슨 베이다.
그리고 5위에 박찬호의 이름이 나왔다. 박찬호는 지난 2001년 텍사스 레인저스와 5년 6500만 달러라는 대형 계약을 맺었다. 추신수가 텍사스와 1억 3000만 달러에 계약하기 전까지 한국인 메이저리거 최고액이었다.
하지만 박찬호는 텍사스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박찬호는 텍사스 입단 후 2002년부터 4시즌 동안 68경기에 등판했고, 22승 23패, 평균자책점 5.79에 그쳤다. 네 번째 시즌인 2005년은 다 채우지도 못하고 팀을 옮겼다. 이후 박찬호는 메이저리그 역대 최악의 FA 사례에 단골로 등장하게 됐다.
FOX스포츠는 "2001년 최악의 투수진을 보유했던 텍사스는 큰 돈을 써 박찬호를 데려왔다. 하지만 등판 한 번에 100만 달러를 쓴 꼴이 됐다. 평균자책점도 5.79로 나빴고, WHIP도 1.61이었다. 또한 박찬호는 허리에 문제가 있었다. 이에 텍사스는 2005년 트레이드 데드라인에 필 네빈을 받으며 박찬호를 샌디에고로 보냈다"라고 전했다.
박찬호에 이어 6위에 오른 선수는 배리 지토다. 지토는 2006년 샌프란시스코와 8년 1억 1260만 달러에 계약했다. 하지만 지토는 급격한 구속 저하를 보이며 힘든 시기를 보냈다.
7위는 2006년 뉴욕 양키스와 계약한 이가와 게이다. 당시 양키스는 이가와 영입을 위해 포스팅 비용 2600만 달러를 썼고, 이가와에게는 5년 2000만 달러를 안겼다. 하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8위는 2010년 5년 1억 2500만 달러에 계약한 라이언 하워드가 이름을 올렸고, 9위는 2011년 보스턴과 7년 1억 4200만 달러에 계약을 맺었던 칼 크로포드다. 크로포드는 현재 LA 다저스에서 뛰고 있다. 마지막 10위는 알버트 푸홀스다. 푸홀스는 2012년 LA 에인절스와 10년 2억 4000만 달러에 계약을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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