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라이온즈의 '영건' 정인욱(26)이 마침내 시즌 첫 승을 따냈다. 완벽한 피칭은 아니었지만, 준수한 모습을 보이며 승리를 따냈다. 무엇보다 구속이 올라왔다는 점이 반갑다.
정인욱은 14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롯데 자이언츠와의 주말 3연전 두 번째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7피안타 2사사구 4탈삼진 4실점(3자책)을 기록하고 승리투수가 됐다.
이로써 정인욱은 올 시즌 다섯 번째 등판 만에 시즌 첫 승을 따냈다. 지난해 9월 17일 SK전 이후 240일 만에 따낸 승리다. 통산 14번째 승리이기도 했다. 정인욱의 피칭 속에 삼성은 타선이 터지면서 10-4로 승리했다.
삼성으로서는 기분 좋은 승리였다. 전날 크게 패하며 3연전 첫 판을 내줬지만, 이날 경기를 잡으며 1승 1패로 균형을 맞췄다. 5월 12경기 6승 6패로 5할 승률도 이어갔다.
하지만 가장 반가운 부분을 꼽자면 정인욱의 피칭을 들 수 있다. 정인욱은 이날 111개의 공을 던졌고, 이 가운데 62개가 속구였다. 슬라이더(35구)와 커브(7구), 포크볼(7구)을 섞었다.
특히 속구 구속이 좋았다. 공식 집계된 최고구속이 147km이 나왔다. 최저도 138km였다. 속구 평균 구속으로 보면 140km에 가까웠다(스탯티즈 기준 139.5km). 평균 140km에 최고 147km이면 충분히 좋은 구속이라 할 수 있다.
정인욱은 이전인 8일 SK전에서도 최고 147km를 찍은 바 있다. 류중일 감독은 10일 잠실구장에서 LG전을 앞두고 "정인욱이 구속이 나온다. 최고 147km, 평균 140km를 보이고 있다. 윤성환-장원삼-웹스터에 정인욱-김기태가 선발로 뛸 것이다"라고 말했다.
정인욱은 입대 전 삼성 선발진의 미래로 꼽혔다. 2011년 31경기에서 80이닝을 소화하며 6승 2패, 평균자책점 2.25를 기록했고, 2012년에도 13경기에서 25⅓이닝을 던지며 1승 1패, 평균자책점 2.49의 성적을 남겼다.
문제는 이후다. 군 전역 후 2015년 복귀했지만, 예전 모습이 나오지 않았다. 2015년 12경기에서 2승 2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8.28에 그쳤다. 올 시즌도 이날 전까지 1패, 평균자책점 10.13으로 부진했다.
구속이 문제였다. 류중일 감독은 지난 4월 "정인욱이 캠프 때 열심히 했는데, 구속이 제자리다. 정인욱이 원래 140km 정도 공을 던지던 투수였다면, 구속을 올리라는 것은 내 욕심이다. 하지만 정인욱은 145km 이상을 때렸던 투수 아닌가"라고 말한 바 있다.
이런 정인욱의 구속이 올라왔다. 반갑기 그지없는 일이다. 물론 리그 최고 수준의, 폭발적인 강속구라 할 수는 없다. 하지만 135km를 던지던 투수가 145km를 던지면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진다. 정인욱이 이날 올 시즌 최다인 5이닝을 던지면서 첫 승을 올린 것이 우연이 아닌 이유다.
삼성은 현재 차우찬과 벨레스터가 빠지며 선발진에 큰 구멍 2개가 빠져 있다. 부진한 벨레스터는 차치하더라도 차우찬의 공백은 상상 이상이다. 아직 돌아오려면 시간이 좀 필요하다. 이를 메울 자원이 필요하다.
현 시점에서 가장 강력한 대안이 정인욱이다. 사실 원래부터 그랬다. 그리고 이제 좀 더 공고해진 모양새다. 정인욱의 구속 상승이 불러온 효과다. 삼성 선발진이 더 단단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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