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잘 한다, 버디 안 하면 이길 수가 없네."
시즌1에서 우승한 농구팀의 김승현이 혀를 내둘렀다. 그만큼 상대가 까다롭다는 얘기였다.
'골프 예능'의 새로운 강자 '맘스터치 레전드 빅매치 시즌3' 2회가 지난 8일 오후 11시 JTBC 골프 채널을 통해 시청자들을 찾았다. 첫 회에서 축구팀이 야구팀을 상대로 낙승한 가운데, 두 번째 이야기에선 우승후보 농구팀(양희승 김승현)과 베일에 가려진 국가대표팀(이봉주 여홍철)이 1차전을 치렀다. 국가대표팀은 이번이 레전드 빅매치 데뷔 무대였다. 이봉주는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은메달 등 마라톤으로 국민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선수지만 은퇴 이후 골프를 즐기면서 75타가 최고 스코어일 만큼 잘 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홍철 역시 애틀랜타 올림픽 체조 남자 도마에서 은메달을 딴 스포츠 영웅으로 부드러운 몸을 활용한 장타가 특기다.

초반은 국가대표팀이 기세를 올렸다. 1번홀 양희승 이봉주, 2번홀 김승현 여홍철 매치업에서 4명 모두 파를 기록하며 연속 무승부로 끝난 가운데 포섬(각 팀의 두 선수가 볼 하나를 번갈아가며 치는 방식)으로 열린 3번홀에서 국가대표팀이 승리했다. 농구팀의 분위기는 싸늘해졌다.
반면 국가대표팀 멤버들의 얼굴엔 웃음이 흘렀다. 4~5번홀에서도 두 팀은 연달아 비겨 국가대표팀이 리드를 유지했다. 해설을 맡은 한설희 프로는 "국가대표팀을 쉽게 생각했던 농구팀이 당황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6번홀부터 반전이 일어났다. 여홍철의 버디 퍼팅이 홀컵 앞에서 멈췄고, 이를 틈타 농구팀이 파를 기록, 패배 직전 무승부를 이룬 것이다. 7번홀에서 양희승이 보기, 이봉주가 더블보기를 기록하면서 농구팀이 승리했다. 두 팀은 다시 균형을 이뤘다. 8~9번홀에선 여홍철이 웃고 울었다. 여홍철은 8번홀(파5)에서 3번 아이언 세컨드 샷이 OB가 되는 악몽을 겪었음에도 어프로치 샷이 그대로 홀컵에 빨려 들어가 농구팀과 비겼다. 하지만 9번홀에선 쉬운 파퍼팅을 결국 놓쳐 농구팀과 통한의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여홍철도 아쉬운 듯 하늘을 바라봤다. 포기하고 있던 김승현은 안도의 미소를 지었다.

두 팀이 9번홀까지 가는 접전을 펼친 가운데 7개 홀에서 무승부가 나오는 등 치열하게 싸웠다. 국가대표팀의 이봉주와 여홍철은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나란히 은메달을 따낼 때 처음 서로를 알게 된 뒤 22년간 우정을 쌓고 있다. 그런 호흡이 강팀 앞에서 위력을 발휘했다. "레전드 빅매치가 얼마나 험한 곳인가를 알려주겠다"는 양희승의 다짐은 국가대표팀 분전 앞에서 무너졌다. 오히려 여홍철과 이봉주가 무승부란 결과를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이 됐다.
국가대표팀의 혜성과 같은 등장에 '맘스터치 레전드 빅매치 시즌3' 흥미가 배가됐다. 상위 두 팀에 주어지는 결승행 티켓이 누구에게 돌아갈지 더욱 알 수 없게 됐다. 3회는 15일 오후 11시 JTBC 골프 채널에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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