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8월 22일
◆ 남자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97kg급 금메달 조효철(32·부천시청)
난세에 영웅이 난다고 했다. 아쉬움을 남기던 레슬링에서 낭보가 터졌다. 그레코로만형 97kg급에서 조효철이 깜짝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자신의 한을 제대로 풀었다.
조효철은 22일 밤(이하 한국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자카르타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97kg급 결승에서 샤오디(중국)를 5-4로 꺾고 금메달을 품었다.
사실 이날 거의 모든 시선은 75kg급에 나선 김현우(30·삼성생명)에 쏠렸다. 대회 2연패를 노리는 강력한 우승후보였기 때문. 하지만 김현우는 1라운드에서 충격의 패배를 당하며 금메달에 도전조차 하지 못했다.
패자부활전을 거쳐 동메달을 땄으나, 아쉬움이 진하게 남았다. 류한수(30·삼성생명)의 67kg급 금메달 하나가 이번 대회 한국 레슬링의 유일한 금메달이 되는 듯했다.
여기서 영웅이 탄생했다. 조효철이었다. 32세의 나이에 처음으로 아시안게임에 나선 선수. 냉정히 말해 기대를 모으지는 못했다. '간판'은 류한수와 김현우였지, 조효철의 몫이 아니었다. 8강에서 눈 위가 찢어지는 부상까지 입으며 불리한 여건에서 경기에 나섰다.
그래도 조효철은 묵묵히 힘을 냈다. 4강을 거쳐 결승까지 가더니, 결승에서 1-4를 5-4로 뒤집는 힘을 보였다. 짜릿한 역전승. 첫 출전에서 금메달을 따는 순간이었다. 한국 레슬링의 이번 대회 두 번째 금메달이기도 했다.
금메달을 딴 후 뜨거운 눈물을 흘린 조효철은 "가족의 힘으로 버텼다. 마지막으로 도전했다. 가족을 생각하니 포기할 수 없었다. 딸에게 자랑스러운 아버지가 될 수 있어서 좋다"라고 말했다.
이어 "꾸준히 묵묵하게 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내 인생에서 아시안게임이 올림픽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하고 마지막으로 도전했다.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라고 더했다.
무명의 레슬러에서 당당한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가족의 힘이 컸다. 늦깎이 레슬러에게 이번 아시안게임이 '한풀이' 무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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