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몸은 불었지만 감각은 변함없었다.
계룡대편을 통해 화려하게 개봉한 지구방위대FC 시즌3 '군대스리가'가 이번엔 줄무늬 인조 잔디 위에서 장병들과 신나는 하루를 보냈다. 버거&치킨 전문 브랜드 맘스터치 후원 아래 진행되는 '군대스리가'는 월드컵을 누비고, 해외 유명리그에서 활약했던 스타급 선수들이 은퇴 뒤 뭉쳐 대한민국을 지키는 육군 장병들과 축구 및 족구 등을 하는 프로젝트다. 적의 위협에 맞서 불철주야 국경을 지키는 육군 병사들의 사기 진작에도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군대스리가'를 통해 전국 곳곳의 부대를 찾아다니는 군대스리가FC는 이번엔 과학화전투훈련단, 일명 KCTC를 방문했다. K리그의 지장으로 인정받았던 조성환 감독이 합류한 가운데, 이천수, 설기현, 송종국, 김정우, 박재홍, 조원희, 현영민 등 필드플레이어들과 김용대, 유가은 등 골키퍼 두 명이 KCTC를 찾아 상대팀과 땀을 흘렸다.
계룡대편에서 예상 외의 진땀승을 거뒀던 군대스리가FC의 각오는 이번에 더더욱 남달랐다. 헛다리 드리블로 유명한 현영민은 "인조잔디에선 특히나 내가 접으면 (상대가) 못 쫓아온다"고 호언했고, 네덜란드 페예노르트에서 뛰었던 송종국은 "지면 (군대스리가에서) 하차하겠다"고 외쳤다. 36세로 남자 선수 중 가장 나이가 어린 조원희는 "6-1 대승으로 본다. 이천수가 해트트릭하고 설기현이 두 골 넣는다"고 예상했다.
팝페라 정세훈이 특별 출연해 애국가를 열창한 가운데 시작된 경기에선 "전반 3골 갑시다"란 군대스리가FC의 외침처럼 옛 태극전사들이 봐주지 않고 다부지게 뛰어다녔다. 특히 이날은 과거 천재로 불렸던 이천수의 번뜩이는 감각이 장병들의 눈을 확 사로잡았다. 훌륭한 왼발 골이 오프사이드 판정으로 취소됐으나 굴하지 않았다.
이천수는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볼을 잡은 뒤 한 명을 제치더니 그래도 왼발 슛, 환상적인 원더골을 만들어냈다. 월드컵에서나 볼 수 있는 골에 장병들의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이어 이천수→조원희→설기현으로 이어지는 패스 끝에 설기현이 득점, 2-0을 만들었다. 스페인을 누볐던 이천수, 잉글랜드를 놀라게 했던 설기현이 투톱으로 찰떡궁합을 이뤘다.
이천수의 재기 넘치는 플레이는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설기현의 패스가 상대 선수를 맞고 앞으로 흐르자 이천수가 쏜살같이 달려들어 예쁜 오른발 칩슛으로 군대스리가FC의 3번째 골을 완성했다. 과거 상무축구단에서 군 생활을 한 조원희가 이천수를 위한 '전투화 세리머니'를 했다.
그러나 군대스리가FC가 질주하기엔 KCTC의 실력도 만만치 않았다. 이날 선방 쇼를 펼치던 김용대가 전반 종료 전 첫 실점한 것이다. 관록의 군인, 오병탁 중령이 먼 거리에서 크게 때린 로빙슛이 김용대의 키를 넘어 골망을 출렁였다. 군대스리가FC의 누구도 오 중령의 슛을 막지 못했다. KCTC는 부대장 앞에서 거수경례 세리머니를 펼치며 반전을 다짐했다.
군대스리가 KCTC 전반전편은 '터치플레이' 유튜브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을 통해 볼 수 있다. 후반전편은 25일 오후 9시 30분 같은 채널을 통해 공개될 예정인데, KCTC가 강철 체력을 앞세워 태극전사들을 밀어붙이는 장면이 예고편을 통해 살짝 공개돼 기대감을 자아내게 한다.
이번 프로젝트에선 축구 경기 때 군대스리가FC가 한 골씩 넣을 때마다 50만원, 족구 경기 땐 군대스리가FC가 승리할 때마다 100만원이 각각 위국헌신 전우사랑 기금으로 적립된다. 이번 KCTC 전반전편에서만 총 150만원이 적립됐다. 적립금은 오는 10월 지상군 페스티벌 때 후원금 형식으로 전달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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