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회 초반 편파판정에 피해를 입으며 주춤했던 한국 쇼트트랙이 황대헌(23·강원도청)의 금메달로 되살아났다. 이제는 여자 선수들의 차례다.
여자 쇼트트랙의 최민정(24·성남시청)과 이유빈(21·연세대)은 11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리는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000m 본선에서 메달 수확에 나선다.
두 선수는 앞서 9일 열린 1000m 예선에서 각각 1조 1위(최민정)와 5조 2위(이유빈)로 들어오며 본선 진출을 확정했다. 맏언니 김아랑(27·고양시청)이 아쉽게 탈락하기는 했지만 남은 두 선수가 언니의 몫까지 맡아 뛰게 된다.
최민정은 준준결승에서 4조 1레인을, 이유빈은 2조 2레인에 배정받았다. 앞서 중국 선수들이 참가한 일부 경기에서 편파판정 논란이 난 가운데, 두 선수는 중국 선수들과 준준결승에서는 만나지 않게 된다. 강력한 우승 후보인 수잔 슐팅(25)도 1조에 배정되면서 최민정과 이유빈은 대진표에서부터 기분 좋은 출발을 하게 됐다.

한국 쇼트트랙은 이번 올림픽에서 불운에 울어야 했다. 남자 종목에서는 1000m에서 황대헌과 이준서(22·한체대)가 비디오 판독 끝에 실격 처리되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여자 종목 역시 500m 준준결승에서 레이스 도중 넘어지면서 탈락하는 아픔을 겪었다.
그러나 9일 열린 남자 1500m 경기에서 황대헌이 결승전 역전극을 펼치며 대한민국의 첫 금메달을 차지했다. 전통적 메달 텃밭이었던 쇼트트랙에서 드디어 메달이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여자 1000m는 2018 평창 대회까지 7번의 올림픽에서 한국이 4차례나 금메달을 수확한 효자 종목이다. 전이경(46)이 1994년 릴레함메르와 1998년 나가노 대회에서 2연패를 차지했고, 진선유(34)가 2006년 토리노 대회에서 우승했다. 가장 최근에는 2014년 소치 올림픽에서 박승희(30)가 금메달을 만들었다.
지난 2018년 평창 대회에서는 결승에서 최민정과 심석희(25)가 레이스 도중 충돌하며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여기에 심석희가 이 경기에서 고의로 최민정과 부딪혔다는 의혹이 지난해 불거지면서 여러모로 악몽이 됐다.
이제 4년 전의 기억은 잊어야 한다. 당시 불운에 울어야 했던 최민정은 이번 대회 1000m 예선 뒤에 열린 3000m 계주 준결승에서 1바퀴를 남겨두고 막판 스퍼트를 보여주며 결승 진출을 이끌었다. 분위기를 끌어올린 최민정, 그리고 함께 힘을 낸 이유빈이 개인 종목에서도 일을 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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