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리안 좀비' 정찬성(35)이 한국인 최초 UFC 챔피언 등극에 실패했다. '실사판 좀비'처럼 잘 버텨냈지만 끝내 고개를 숙였다. 은퇴를 암시하는 안타까운 발언도 더했다.
정찬성은 10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잭슨빌 비스타 베테랑스 메모리얼 아레나에서 열린 UFC 273 페더급 메인이벤트에서 챔피언 알렉산더 볼카노프스키(34·호주)에게 4라운드 45초 레퍼리 스탑 TKO 패배를 당했다.
지난 2013년 타이틀 도전 이후 약 9년 만이자 한국인 최초로 UFC 챔피언 자리에 다시 도전한 정찬성은 챔피언 볼카노프스키의 벽을 넘지 못했다.
1라운드 중반까지 볼카노프스키와 난전을 벌이던 정찬성은 이후 서서히 주도권을 빼앗겼다. 그러나 2라운드까지 열세에 몰린 상황에서도 그는 '좀비처럼' 잘 버텨내며 반전을 노렸다.
3라운드 종료 15초를 남겨둔 시점엔 큰 위기도 맞았다. 볼카노프스키의 펀치에 쓰러지면서 파운딩을 맞았는데, 다행히 남은 시간을 잘 버텨내면서 위기를 벗어났다.
피투성이인 얼굴 상태에도 그는 '할 수 있어?'라고 묻는 코치의 질문에 계속 할 수 있다는 뜻을 드러내며 투지를 불태웠다. 그러나 4라운드 초반 볼카노프스키의 연이은 펀치에 결국 심판이 경기를 중단시켰고, 경기는 정찬성의 패배로 막을 내렸다.
경기 직후 정찬성은 "그 어느 때보다도 자신 있었다. 몸 상태도 좋았고 지치지도 않았다"면서 "그런데 넘을 수 없는 벽을 느낀 것 같았다"며 자신의 완패를 인정했다.
이어 그는 "시합을 지면 항상 그렇지만 언제든 그만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시간이 조금 더 지나 봐야 알겠지만, 나는 더 이상 챔피언이 될 수 없다는 걸 느끼고 있다. 계속 하는 게 맞는지 잘 모르겠다"며 은퇴를 암시하는 발언을 남겼다. 이후 그는 케이지에 엎드린 채 쓰라린 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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