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거 SK(현 SSG)를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던 메릴 켈리(34·애리조나)가 또 한 번 LA 다저스에 패배했다. 올 시즌 5전 전패다. 아무리 최강팀이라지만, 굴욕적일 수도 있는 결과. 하지만 토리 러벨로 애리조나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켈리는 20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LA 스타디움에서 열린 LA 다저스와 2022 메이저리그 원정경기에서 6이닝 8피안타 2볼넷 7탈삼진 5실점을 기록했다.
조이 갈로에게 2회말 우중월 솔로포, 4회말 1타점 적시타를 허용했고, 이어진 1사 2, 3루에서 크리스 테일러에게 스리런을 허용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하지만 켈리는 내려가지 않았다. 5, 6회에도 등판해 무실점으로 버텼고 7회 루이스 프리아스와 교체돼 마운드를 떠났다. 투구 수는 97개였다. 애리조나는 7안타로 2점밖에 뽑아내지 못하면서 결국 2-5로 패했다.
이로써 켈리의 올 시즌 다저스 상대 전적은 평균자책점 8.25가 됐다. 다섯 번 만나 다섯 번 모두 패했다. 그러나 켈리만 탓하긴 어려웠다. 올 시즌 다저스는 144경기 만에 내셔널리그(NL) 서부지구 우승을 확정 짓고 시즌 종료까지 16경기가 남았음에도 102승을 기록한 최강팀.
켈리가 다저스만 만나면 최악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음에도 시즌 성적 29경기 12승(NL 공동 12위) 7패 평균자책점 3.15(NL 10위), 182⅔이닝(NL 공동 5위) 162탈삼진(NL 공동 12위)으로 상위권 성적을 보여주고 있는 것도 그를 탓할 수만은 없는 이유다.
크게 의미는 없지만, 만약 켈리가 다저스전을 모두 피했다면 2.15로 현재 내셔널리그 1위인 훌리오 우리아스(LA 다저스)의 2.27보다 낮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켈리는 변명하지 않았다. 그는 경기 후 MLB.com과 인터뷰에서 "다저스를 상대하는 것은 큰 형과 레슬링 하는 것 같다. 그리고 그들은 매번 내게 백기를 들게 만든다"면서도 "난 그들을 상대로 더 경쟁력 있는 경기를 했어야 했고, 실점을 좀 더 줄일 필요가 있었다"고 자책했다.
에이스로서 켈리의 책임감을 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그런 켈리를 사령탑은 감쌌다. 오히려 고마워했다. 러벨로 감독은 "(켈리가 던지는 것을 보면서) 경기 어느 순간부터 7회까지 끌고 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켈리가 이닝을 더 소화해준 것이 상당히 좋았다"고 칭찬하면서 "덕분에 우리는 매우 활력 있는 상태로 다음 경기에 나설 수 있게 됐다. 남은 다저스와 2경기에서 이길 준비가 돼 있다"고 새로이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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