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이글스에 새로운 스타가 탄생했다. 바로 외야수 유상빈(22)이다. 외야 지각 변동을 예고하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유상빈은 이력이 특이한 선수다. 인천에서 태어났지만 국적은 대만이다. 화교 출신 부모님 사이에서 태어났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3학년 때 귀화를 한 케이스다. 동산중-인천고-강릉영동대를 거쳐 지난해 말 한화에 육성선수로 입단했다.
두 번의 신인드래프트에서 낙방했지만 고생 끝에 낙이 왔다. 꿈에 그리던 프로 유니폼을 입은 유상빈은 올 시즌 퓨처스리그에서 62경기에 나서 타율 0.294(201타수 59안타) 3홈런 31타점 42득점을 기록했다. 이러한 활약에 힘입어 퓨처스 올스타에도 선정되는 기쁨을 누렸다.
그리고 지난 13일 정식선수로 전환됐고, 1군의 부름을 받았다. 14일 KT전에서 1군 데뷔전을 가진 윤상빈은 18일 잠실 LG전에서 5경기 만에 데뷔 첫 안타를 기록했다. 첫 안타에서 그치지 않았다. 20일 대전 롯데전에서는 3타수 3안타 2타점을 맹활약했다. 비록 9회초 터진 이대호의 극적인 만루홈런에 묻히긴 했지만, 한화에서 가장 돋보인 선수는 단연 유상빈이었다.
사령탑도 유상빈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눈을 반짝였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타석에서 과감한 모습이 보기 좋았다. LG 에이스 케이시 켈리 상대로 첫 안타를 쳤다. 그때 당시 잠실에 많은 팬들이 가득 찼는데도 유상빈은 주눅들지 않고 본인의 스윙 보여줬다"며 "배트를 컨트롤할 수 있는 능력과 선구안이 굉장히 좋다. 주루도 열심히 하고 있다. 다만 외야 수비는 아직 보완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상빈은 "프로 데뷔하고 많은 경기에서 뛰지 않았는데 3안타를 쳐서 기분 좋다. 팀이 져서 아쉽긴 하지만 많은 경기가 남아있지 않은 만큼 한 타석, 한 타석이 나에게는 소중하다. 타석에서 내가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여주려 한다"고 각오를 전했다.
특히 타격 준비 자세를 보면 이정후(24·키움)과 비슷한 면이 있다. 이에 대해 유상빈은 "내 자세가 흔한 자세는 아니다. 투수 싸움과 공을 최대한 길게 보려고 하다 보니 이런 자세가 나왔다. 이정후 선배랑 비슷하다고 한 것은 감독님께서 좋게 봐주신거 같다"고 웃어보였다.
한화의 외야는 외국인 선수 터크먼을 제외하면 '무주공산'으로 평가된다. 노수광, 장운호, 장진혁, 권광민, 유로결 등 베테랑과 젊은 선수들이 뛰고 있지만 누구 하나 한 자리를 맡지 못하고 있다.
유상빈의 주포지션은 중견수다. 하지만 한화에서는 코너 외야를 맡고 있다. 그는 "2군에서 고동진 코치님께서 코너 외야 수비를 많이 알려주셨다. 처음에는 겪어보지 못한 타구들이 많아 어려웠다. 그래서 실수가 많이 나왔다. 코치님께서 차근 차근 하나씩 다 알려주셨고, 이제는 조금 나아졌다"고 설명했다. 수베로 감독 역시 "외야가 무주공산인데, 누군가 그 자리에 올라서야 한다. 유상빈이 올라가려는 모습이 나오고 있다"고 콕 집어 말했다.
사령탑의 칭찬을 들었는지 21일 경기서 호수비까지 보여줬다. 4회초 1사에서 고승민이 친 타구를 잡아냈다. 잡기 쉽지 않은 타구였다. 거의 펜스를 직격하는 타구였는데, 유상빈이 정확하게 점프해 잡아냈다. 선발 투수 문동주는 박수로 감사함을 전했다.
한화에선 인천 출신 선수들이 활약했다. 대표적으로 류현진(34·토론토)이 있고, 현재는 정은원이 뛰고 있다. 이제 유상빈이 그 뒤를 이어 인천 출신 스타로 성장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그는 "기사 봤다. 인천 출신 스타 계보를 잇도록 하겠다. 그리고 그 기사가 맞다는 것을 증명해내고 싶다"고 힘 줘 말했다.
아쉽게도 올 시즌 남은 경기가 많지 않다. 이제 12경기 남았다. 유상빈은 "목표는 딱히 없다. 지금 시간이 나에게는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기회다. 감독님이나 팬들에게 내가 어떤 선수인지 각인시키고 싶다"고 다부진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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