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론토 블루제이스가 거포 외야수 테오스카 에르난데스(30)를 불펜 투수와 평범한 유망주를 대가로 시애틀 매리너스에 넘기는 다소 놀라운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캐나다 매체 스포츠넷의 벤 니콜슨-스미스는 17일(한국시간) 자신의 SNS를 통해 "토론토가 에르난데스를 시애틀에 넘기고, 불펜 투수 에릭 스완슨(29)과 좌완 유망주 애덤 매코(22)를 데려오는 트레이드를 했다"고 밝혔다.
류현진(35)의 동료로도 잘 알려진 에르난데스는 2016년 휴스턴 애스트로스에서 데뷔 후 2017년 트레이드를 통해 토론토에 합류했다. 통산 651경기에 출전해 타율 0.262, 133홈런 380타점 35도루, OPS 0.819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143경기 32홈런 116타점을 기록하면서 생애 첫 올스타에도 선정됐다. 2년 연속 실버슬러거는 덤이었다. 그런데 1년 만에, 그것도 이번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시리즈에서 스윕패의 굴욕을 안겨준 시애틀로 트레이드된 것이어서 충격이 크다.
올해 성적도 131경기 타율 0.267, 25홈런 77타점, OPS 0.807로 나쁘지 않았으나,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었다. 가장 큰 이유는 현재 토론토가 가장 필요하다고 느낀 포지션이 불펜이었기 때문이다.
올 시즌 토론토 불펜진 성적이 그리 나쁜 것은 아니었다. 팀 평균자책점 3.77로 메이저리그 전체 13위였고 36세이브를 거둔 마무리 조던 로마노(29) 역시 든든했다. 하지만 로마노까지 가는 과정이 어려웠고 그 문제가 크게 대두된 것이 시애틀과 와일드카드 시리즈 결정전이었다. 2차전에서 8~9회에만 무려 5실점하며, 5회까지 8-1로 앞서던 경기를 9-10 역전패로 마무리하며 2전 전패로 포스트시즌에서 탈락했다.

니콜슨-스미스에 따르면 토론토는 지난주부터 불펜 투수를 영입하는 데 공격적으로 달려들었고 그 레이더에 포착된 것이 스완슨이었다. 2019년 데뷔한 스완슨은 올해 57경기 3승 2패 평균자책점 1.68을 기록하며 시애틀의 특급 불펜으로 올라섰다. 9이닝당 삼진이 11.7개에 달하면서도 볼넷은 1.7개에 불과해 마무리 폴 시월드(32)에 가렸을 뿐 어느 팀을 가든 마무리가 가능한 엘리트 불펜 투수라는 것이 중론이다. 또한 FA까지 3년이 남아있어 전성기를 저렴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함께 받아온 매코 역시 최대 3선발까지 기대할 수 있는 시애틀 팀 내 8번째 투수 유망주로 나쁘지 않다.
두 번째는 에르난데스가 2023시즌 후 FA가 된다는 점이다. 에르난데스는 매년 30홈런-100타점이 기대되는 펀치력을 지녔지만, 주로 지명타자로 뛰어 장기계약을 주기엔 아쉬운 점이 있다. 그렇다면 적절한 대가를 기대하기 어려운 내년 여름에 트레이드하기보단 지금 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할 수 있다. 또한 현재 토론토의 외야에는 등이 있어 여유가 있는 점도 한몫했다.
그러나 놀랍다는 반응이 여전히 우세하다. 니콜슨-스미스 역시 "오늘의 토론토는 어제의 토론토보다 더 나을까? 스완슨은 엘리트 불펜 투수지만, 35개의 홈런을 때려낼 수 있는 야수가 더 가치가 있다. 그래서 오늘 토론토는 더 나빠진 것 같다"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이어 "24시간 만에 하이멜 타피아(28)를 내보내고 에르난데스를 트레이드했다. 이제 외야에 남은 것은 조지 스프링어(33), 라우데스 구리엘 주니어(29), 윗 메리필드(34), 네이던 루크스뿐이다. 다시 채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없다면 이렇게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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