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치열한 경쟁 구도였던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원톱 경쟁에서 오현규(24·헹크)가 앞서 나가는 분위기다. 이미 A매치 무대에서 득점력을 보여준 데다, 소속팀에서도 확실한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슈퍼조커 이미지가 강했다면 이제는 주전 도약도 충분히 기대해 볼 수 있다.
오현규는 지난 28일(한국시간) 벨기에 브뤼헤의 얀 브레이델 스타디움에서 열린 클럽 브뤼헤와의 2025~2026 벨기에 프로축구 프로리그 개막전에 최전방 원톱 공격수로 출전해 전반 9분 만에 '개막 축포'를 쏘아 올렸다.
페널티 박스 안에서 공을 잡은 그는 가운데로 파고들다 강력한 오른발 터닝 슈팅으로 연결해 상대 골망을 시원하게 흔들었다. 과감한 슈팅 시도와 강력한 슈팅력 등 강점이 두루 빛난 장면이었다. 특히 수비수 세 명이 앞에서 버티고 있던 상황인 데다 기대득점(xG)이 겨우 0.02에 불과한 기회였는데도 오현규는 시즌 첫 경기, 첫 슈팅을 골로 연결하며 화려하게 새 시즌 서막을 올렸다.
그동안 확실한 원톱 부재로 고민이 큰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으로서도 반가울 수밖에 없는 소식이다. 실제 최근 축구대표팀은 확실한 주전 원톱이 없었다. 그동안 주전으로 활약해 온 조규성(미트윌란)은 부상 여파로 지난해 3월 이후 대표팀에서 제외됐고, 이후 주민규(대전하나시티즌), 오세훈(마치다 젤비아), 이호재(포항 스틸러스) 등이 시험대에 올라 경쟁 구도가 형성된 상황이다. 홍 감독은 손흥민(토트넘)이나 황희찬(울버햄프턴)을 최전방에 두기도 했다.

한때 홍 감독의 A매치 3경기 연속 선발로 나서며 주전 자리를 꿰찼던 오세훈은 올해 소속팀 침묵이 이어지면서 경쟁에서 뒤처진 모양새다. 최근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풋볼 챔피언십(동아시안컵)에서는 3경기 모두 선발 기회를 받지 못했다. 주민규는 1990년생이라는 적지 않은 나이가 늘 고민일 수밖에 없고, A매치 2경기 만에 골을 터뜨리는 등 빠르게 존재감을 보여준 이호재 역시 동아시안컵이 아닌 다른 A매치에서 시험대에 오를 필요가 있다.
그동안 치열한 주전 경쟁 속 오현규의 역할은 조커로 한정됐다. 지난해 10월 요르단·이라크와 2연전 모두 교체로 투입돼 연속골을 넣었고, 이후에도 꾸준히 교체로만 나섰다. 홍명보호에서 선발로 나선 건 이미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한 이후였던 지난달 쿠웨이트전이 유일했다. 오현규는 이 경기에서도 보란 듯이 골을 터뜨렸다. 홍명보호 출범 이후 A매치 7경기(선발 1경기)에 출전해 무려 4골을 기록 중이다.
이런 가운데 소속팀에서도 지난 시즌 12골 2도움에 이어 이번 시즌 역시 개막전부터 골을 터뜨렸으니, 전반적인 오름세는 다른 공격수들과 비교해도 가장 뚜렷한 모양새다. 아직 확실한 주전이 없는 원톱 경쟁에서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가 과하지 않은 이유다. 조커를 넘어 '주전 입지'도 충분히 노려볼 만하다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기도 하다.
오현규는 거리를 가리지 않는 과감한 슈팅 시도와 이를 뒷받침하는 슈팅력, 스스로도 강점으로 꼽은 스피드 등 자신의 강점을 대표팀과 유럽 무대에서 충분히 증명한 상황이다. 지금까지 그랬듯 소속팀 활약과 대표팀에서의 존재감을 꾸준하게 이어갈 수 있다면, 한국축구를 대표하는 새로운 주전 스트라이커 도약 역시 충분히 기대해 볼 수 있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