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 위즈 좌완 선발 오원석(24)의 부진이 심상치 않다.
오원석은 2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정규시즌 LG 트윈스와 방문 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3이닝 9피안타 3볼넷 0삼진 5실점으로 시즌 5패(10승)째를 떠안았다. KT는 오원석이 무너진 여파를 감당하지 못하고 2-8로 역전패, 50승 3무 46패로 5위에 1.5경기 차 앞선 불안한 4위를 유지했다.
이날 오원석은 끈질긴 LG 타선에 고전했다. 공 하나, 반 개 차이로 빠지는 ABS(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도 야속했다. 1회초 문성주 타석에서 바깥쪽 직구 승부한 것이 좀처럼 스트라이크가 되지 않는가 하면, 떨어트린 체인지업과 슬라이더에 LG 타자들은 좀처럼 속지 않았다.
어떻게든 버티던 것이 3회 무너졌다. 문보경을 볼넷으로 내보낸 2사 1루에서 오지환, 구본혁, 손용준, 박해민, 신민재, 문성주에게 6연속 안타를 맞고 5실점 했다. 오원석만 탓하기는 어려웠다. 오지환은 바깥쪽으로 빠지는 직구를 기술적으로 밀어 쳤고 구본혁 역시 끈질기게 체인지업을 걷어낸 끝에 높은 공을 안타로 연결했다. 실투라 볼 만한 공은 없었다.
오원석의 지독한 LG 징크스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는 장면이었다. 오원석은 야탑고 졸업 후 2020년 KBO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에 입단한 뒤 줄곧 LG에 약했다. 이 경기까지 포함하면 19경기 4승 9패 평균자책점 8.22로 천적이나 다름없었다.

올해도 매한가지였다. 올해 오원석이 5실점 한 3경기 중 2경기가 LG전이었고, 삼진 하나 잡지 못한 것이 이날 LG전이 18경기 중 유일했다. LG를 상대로만 3경기 평균자책점 8.03을 마크하며, 토종 투수 평균자책점 1위를 넘보던 그의 시즌 성적은 어느덧 18경기 10승 5패 평균자책점 3.28이 됐다.
문제는 최근 부진이 천적 LG 탓인지, 일시적인 조정기 탓인지 분간이 안 된다는 점이다. 지난해 11월 정든 SSG를 떠나 김민을 상대로 일대일 트레이드된 오원석은 복덩이로 불렸다. 와인드업 동작을 최소화하고 투구폼을 간결하게 하면서 제구가 잡혔다. 개막 후 11경기 동안 7승 2패 평균자책점 2.51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했고, 지난 4일 두산전에는 개인 첫 한 시즌 10승의 기쁨을 누렸다.
하지만 안정감은 6월 이후 평균자책점 4.54로 떨어진 상태였다. 6월 이후 7경기 중 5경기에서 3개의 볼넷을 내줬고 안타를 몰아 맞으면서 실점하지 않은 경기는 6월 28일 롯데전뿐이었다.
공교롭게도 다음 상대도 LG 못지않게 오원석이 상대 전적이 좋지 않은 NC 다이노스다. 오원석은 2020년 데뷔 후 NC에 13경기 3승 4패 평균자책점 6.39로 좋지 않았다. 특히 창원에서 6경기 평균자책점 6.85로 힘들어했던 상황. 또 한 번 천적을 만나는 오원석이 반전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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