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직 5강 도전의 꿈을 놓을 수 없는 NC 다이노스가 3일 만에 다시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현재'를 주고 '미래'를 얻어왔다. 어떻게 거래가 이뤄진 걸까.
NC는 트레이드 마감 기한인 지난달 31일, 한화 이글스와 트레이드를 전격 실시했다. 이에 따라 베테랑 타자 손아섭(37)이 한화로 팀을 옮기고, 대신 NC는 2026 KBO 신인드래프트 3라운드 지명권 1장과 현금 3억 원을 받기로 합의했다.
손아섭은 2007년 롯데 자이언츠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해 2022년 NC로 이적했다. 통산 2134경기에 나와 타율 0.320(8073타수 2583안타) 181홈런 1069타점 1382득점 232도루 OPS 0.845를 기록 중이다. KBO 리그 통산 안타 1위에 오를 정도로 꾸준한 타격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불과 2년 전인 2023년에는 0.339의 타율로 생애 첫 타격왕에 올랐다.
NC와 4년 계약이 마무리되는 올 시즌에는 76경기에 나와 타율 0.300(240타수 72안타) 0홈런 33타점 21득점, 출루율 0.362 장타율 0.379, OPS 0.741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23일 KT 위즈전 이후 옆구리 부상으로 인해 엔트리에서 빠져있는데, 1군에 복귀하기 전 트레이드로 팀을 떠나게 됐다.

이번 트레이드는 외야수와 베테랑이 필요했던 한화가 원해서 이뤄졌다. 발표 직후 스타뉴스와 연락이 닿은 임선남 NC 단장은 "한화 쪽에서 요청이 있었다. 트레이드 마감 기한 마지막 날에 얘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협상이 촉박하게 이뤄지면서 카드를 여러 개 맞춰 볼 시간도 주어지지 않았다. 임 단장은 "꼭 지명권이나 현금을 받겠다는 건 아니었다"면서도 "하루 남은 상황에서 논의가 됐다. 시간이 넉넉했다면 선수를 조율했을 텐데, 오늘을 넘기면 끝이라 시간이 많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NC는 주전 선수를 내줄 정도로 벌써 시즌을 포기할 단계는 아니다. 31일 경기 종료 기준 NC는 시즌 44승 46패 5무(0.489)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 5위 SSG 랜더스와 2경기 차로, 아직 시즌이 40경기 넘게 남은 점을 감안하면 충분한 시간이다.
그럼에도 이번 거래가 이뤄진 건 3일 전 진행된 KIA 타이거즈와 트레이드가 영향이 있었다. 당시 NC는 투수 김시훈(26), 한재승(24), 내야수 정현창(19)을 내주고, 외야수 최원준(28), 이우성(31), 내야수 홍종표(25)를 받아왔다. NC가 내준 선수들은 유망주급이고, 받아온 선수들은 즉시전력감이었다. 이번 트레이드와는 정반대였다.
최원준과 이우성을 받아오면서 외야 자원이 풍족해졌다. 기존의 박건우(35)와 권희동(35)이라는 확실한 주전에 제4의 외야수인 천재환(31), 그리고 유틸리티 플레이어 최정원(25)도 1군에 버티고 있다. 여기에 C팀(2군)에도 한석현(31)이나 박시원(24) 등 1군에 올라올 수 있는 선수들이 포진했다.

임 단장은 "시즌을 포기할 생각은 전혀 없다"며 "계획이 있던 건 아니고, (KIA와) 앞선 트레이드를 하면서 외야수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맷) 데이비슨(갈비뼈 미세 골절)이 곧 복귀하고, 손아섭도 오래 걸리지 않을 걸로 봤다"며 "다 복귀했을 때, 출전 기회가 충분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 기회가 있을 때 얘기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현재 코너 외야에만 박건우와 권희동, 이우성, 손아섭까지 네 선수가 두 자리를 두고 경쟁하게 된다"며 "그래서 교통정리가 필요하지 않나 생각했다"고 밝혔다.
한편 손아섭을 품은 한화는 "우수한 타격 능력과 큰 경기 경험을 갖춘 베테랑 선수를 영입해 야수 뎁스를 강화하게 됐다"며 "프로야구 통산 최다안타 기록 보유 선수이자 최근 10년 내 포스트시즌 통산 OPS가 1.008에 달하는 손아섭이 가을야구 진출 시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해 이번 트레이드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이어 "손아섭이 성실하고 철저한 자기관리를 통해 커리어 내내 꾸준한 활약을 보이고 있는 점 역시 팀 내 젊은 후배들에게 모범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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