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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자리 좁아진다고 느꼈다" 소외됐던 KBO 최다안타 레전드, '베테랑 필요' 한화서 비상할까

"내 자리 좁아진다고 느꼈다" 소외됐던 KBO 최다안타 레전드, '베테랑 필요' 한화서 비상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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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윤 기자
한화 손아섭이 1일 광주 KIA전을 앞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 손아섭이 1일 광주 KIA전을 앞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KBO리그 최다 안타 레전드 손아섭(37)이 한화 이글스 이적에 솔직한 심정을 드러냈다.


손아섭은 지난 1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김경문(67) 감독과 한화 선수단과 상견례를 가졌다.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손아섭은 "트레이드는 내게 남 이야기인 줄 알았다. 항상 트레이드로 가고 오는 후배들 맞이하고 이별하는 아쉬운 상황만 겪다가, 막상 당사자가 되니 정신도 없고 실감이 나진 않더라"고 이적 소감을 밝혔다.


앞선 7월 31일 손아섭은 현금 3억 원과 2026 KBO 신인드래프트 3라운드 지명권을 대가로 NC에서 한화로 트레이드된 지 하루 만이다. 26년 만의 우승을 위해 화력 보강이 필요했던 한화와 외야 교통정리가 필요했던 NC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트레이드였다. NC는 지난달 28일 KIA와 3대3 트레이드로 최원준(28), 이우성(31)을 영입하면서 외야가 과포화 상태였다.


트레이드 발표 후 헐값이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 것도 사실. 손아섭이 통산 2134경기 2583안타로 KBO리그 역대 통산 최다안타 기록 보유자라는 사실을 고려하면 나올 법한 이야기였다. 하지만 NC에 있어서도 합리적인 트레이드였다. NC는 FA C등급인 손아섭이 이적할 시 그의 올해 연봉 5억 원 150%인 7억 5000만 원의 보상금을 받을 수 있었는데, 한화와 트레이드로 3억 원을 받으며 피해를 최소화했다.


NC 시절 손아섭. /사진=김진경 대기자
NC 시절 손아섭. /사진=김진경 대기자
NC 시절 손아섭. /사진=김진경 대기자
NC 시절 손아섭. /사진=김진경 대기자

또한 올 시즌 후 FA가 될 베테랑을 배려한 트레이드이기도 했다. 1일 창원 KT전을 앞둔 이호준(49) NC 감독은 "손아섭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안타를 친 선수다. 그런데 여기(NC) 있으면 분명 게임 수가 줄어든다. 지금 상황에서 이 선수를 벤치에 앉혀놓는 것도 아닌 것 같다"고 솔직한 심정을 털어놓았다. 이어 "여러 가지를 생각했을 때 (손)아섭이를 조금 배려하는 입장으로도 생각했다. 한화에서 더 원하고, 게임에서 쓸 생각으로 데려갔다"며 "아섭이가 홈런 타자였다면 상황은 달랐겠지만, 올해 홈런이 0개 아닌가. 데이비슨이었다면 뛰는 것보다는 쳐서 점수를 내라고 할 텐데, 아섭이는 안타를 치면 홈까지 안타 2개 이상 나와야 한다. 장타가 나와야 하는데 우리 팀 야구가 안 그렇지 않다"고 부연 설명했다.


그렇게 갈수록 줄어드는 입지를 선수는 피부로 느꼈다. 손아섭은 올해 우투수 상대 200타석, 좌투수에 67타석에 들어섰다. 우투수 상대 타율 0.328(180타수 59안타), 좌투수 상대 타율 0.217(60타수 13안타)을 기록했고 5월 들어 성적이 떨어지면서 출전 기회를 더욱 줄어들었다.


손아섭은 "차분하게 마음을 가라앉히고 생각했을 때 또 다른 기회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다른 기회란 경기 출전이다. (NC에서) 내 자리가 좁아지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물론 많은 기회를 받았지만, 내가 느꼈을 때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한화에서도 시작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복귀까지 최소 일주일이 걸리는 가운데, 한화 김경문 감독은 베테랑 우타자 안치홍(35)과 함께 지명타자로서 손아섭을 중용할 뜻을 밝혔다. 김경문 감독은 "이왕이면 부담 없는 지명타자를 많이 시키려 한다. 상대 선발 투수를 보면서 (안)치홍이와 같이 쓰는 것이 낫지 않을까 한다. 손아섭에게 수비로 부담을 주는 것보다 타격에 중점을 두고 싶다"고 말했다.


한화 손아섭이 1일 광주 KIA전을 앞두고 선수단에 인사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 손아섭이 1일 광주 KIA전을 앞두고 선수단에 인사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 손아섭이 1일 광주 KIA전을 앞두고 훈련에 임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 손아섭이 1일 광주 KIA전을 앞두고 훈련에 임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한화는 올해 26년 만에 우승을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는 윈나우 팀이라는 것이다. 자연스레 베테랑들의 풍부한 경험을 필요로 했고 류현진(38), 이재원(37), 채은성(36), 안치홍 등 다양한 고참급 선수들이 주전으로 활약하고 있다. 손아섭에게도 조금 더 편한 환경이다.


실제로 김경문 감독은 "커리어가 있는 선수가 와서 잘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저 정도 선수에게는 감독의 말이 필요 없다. 본인이 야구했던 스타일로 한화에서 좋은 효과를 많이 낼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가 시즌도 남았지만, 만약 포스트시즌(PS)에 간다면 쓰임새가 크다"고 기대했다.


리빌딩 기조의 팀에서 소외될 수 없었던 베테랑이 독수리 군단과 함께 날아오를 수 있을까. 2000경기 이상 출전한 선수 중 유일하게 한국시리즈 경험이 없는 선수라는 사실도 그에게 새로운 동기부여를 주기엔 충분했다.


손아섭은 "진심으로 한 번쯤은 은퇴하기 전에 김경문 감독님과 같이 해보고 싶었다. 내게는 또다시 야구 배울 기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감독님께도 최선을 다해서 모든 에너지를 쏟아붓고 싶다고 했다"며 "한화는 너무 훌륭한 팀이다. 1등이라는 자체가 강팀이라는 건데 거기에 합류할 수 있어 영광이다. 한국시리즈는 아직 경기가 많이 남아있고 한화 합류해서 한 경기도 못 뛰어서 잘 모르겠다. 정말 민폐 안 끼치고 야구적으로도 고참으로서도 모범을 보이고 좋은 분위기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려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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