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 중 사령탑에게 기습 옆구리 공격을 당한 유강남(33·롯데 자이언츠). 김태형(58) 감독과 케미스트리도 점점 깊어지고 있다.
롯데는 6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7-1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시즌 전적 58승 45패 3무(승률 0.563)가 된 롯데는 3위 자리를 지키게 됐다.
이날 롯데는 웨이버 공시 전 마지막 선발 등판에서 퀄리티스타트(QS) 호투로 10승째를 챙긴 터커 데이비슨, 대수비로 나와 3타점과 호수비를 펼친 황성빈 등이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리고 '신스틸러'로 활약한 게 바로 유강남이었다.
7번 타자 겸 포수로 선발 출전한 유강남은 타석에서 3타수 1안타 1볼넷 1득점을 기록했다. 기록만 보면 멀티출루를 달성한, 나쁘지 않았던 날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날 유강남은 여러 장면을 만들었다.
첫 타석부터 유강남은 모두를 놀라게 했다. 2회말 롯데는 빅터 레이예스의 안타와 윤동희의 볼넷으로 만든 찬스에서 노진혁의 1타점 적시타로 1-1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 타석에 들어선 유강남은 KIA 선발 아담 올러의 4구째 높은 패스트볼에 배트를 냈다. 타구는 큼지막하게 뻗어나가 왼쪽 폴대 쪽으로 향했다.
타구를 본 3루심의 최초 판정은 홈런이었다. 이에 유강남은 세리머니를 하면서 1루로 향했다. 하지만 KIA 벤치에서 비디오 판독을 신청했고, 느린 그림에서는 유강남의 타구가 폴대를 살짝 빗겨나가면서 바깥쪽으로 나갔다. 결국 판정은 번복됐고, 홈런 대신 볼카운트 2-2가 됐다. 그래도 유강남은 흔들리지 않고 결국 볼넷을 골라나갔고, 찬스를 이어나가면서 한태양의 역전 밀어내기 볼넷의 발판이 됐다.

이후 5회초 수비에서도 유강남은 재밌는 장면을 보여줬다. 5회초 데이비슨은 선두타자 김호령에게 2구째 가운데 커브를 던졌다가 우중간에 떨어지는 안타를 맞았다. 박찬호가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난 후, 김태형 감독이 유강남을 불렀다. 그라운드를 지켜보며 대화를 나눈 후 김 감독은 더그아웃으로 돌아갔고, 유강남도 포수석에 앉았다.
데이비슨은 김선빈을 만나 유리한 볼카운트를 선점했고, 4구째 낮은 슬라이더로 유격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을 유도했다. 그런데 이때 더그아웃으로 돌아오던 유강남에게 김 감독이 다가갔다. 무언가 얘기를 한 뒤 김 감독은 갑자기 유강남의 옆구리를 꼬집었다. 그리고는 유강남을 데리고 안으로 들어가 대화를 이어갔다.
과연 어떤 상황이었을까. 경기 후 유강남은 "5회초를 마무리하고 내려왔을 때는 (감독님께서) 선두타자 김호령 선수에게 안타를 내준 부분을 피드백해주셨다"고 말했다. 그는 "2구째 커브에 안타를 맞았는데, 타자별, 상황별 공략법에 대해서 말씀해주셨다"고 설명했다.
유강남은 경기 전부터 김 감독의 조언을 받았다. 그는 "경기 전 감독님께서 데이비슨과의 볼배합에서 기존대로 하지말고, 중간 중간 상대가 예측할 수 없도록 승부해보자고 조언해주셨다"고 전했다.
포수 출신인 김 감독은 당연히 포수에게 관심이 갈 수밖에 없다. 특히 유강남의 경우 올 시즌 경기 초반부터 교체되거나, 더그아웃에서 김 감독에게 질책을 듣는 모습이 여러 차례 화면에 잡혔다.
그래도 최근에는 장난을 치는 모습도 나왔다. 지난 3일 고척 키움전에서 김 감독은 더그아웃에서 유강남이 보고 있던 기록지를 뺏으며 미소를 지었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그거(기록지) 보고 맞으면 반대라고 생각해서 또 맞는 거다. 지금 투수 공을 보고 붙어야할지 봐야되는데, 기록지에 슬라이더가 적혀 있어서 직구 던지면 맞는다"고 했다.
유강남은 "타격에서는 감독님, 코치님과 좋은 타이밍을 찾기 위해 일찍 경기장에 나와 준비하고 있다. 앞으로도 루틴대로 준비해서 타석에서도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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