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년 한국 KBO 리그를 지배했던 에릭 페디(32)가 끝내 2년을 채 못 버텼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는 24일(한국시간) 공식 SNS를 통해 "우완 투수 완더 수에로와 헌터 스트라튼을 빅리그 콜업했다. 그러면서 왼쪽 어깨 염증으로 이탈한 좌완 애런 붐머를 15일 부상자 명단에 올리고, 페디를 방출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올해만 벌써 2번째 방출이다. 페디는 지난달 24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지명할당(DFA·Designated for assignment)됐다. 올해 세인트루이스에서 20경기 3승 10패 평균자책점 5.22, 101⅔이닝 63탈삼진으로 부진했던 탓이다.
DFA는 메이저리그에서 구단과 선수가 맺은 계약을 변경하거나 혹은 해지하기 위한 절차 중 하나다. DFA 처리가 되면서 페디는 메이저리그 40인 로스터에서 즉시 제외됐고, 동시에 자동으로 웨이버 공시가 됐다. 이 열흘의 웨이버 기간에 애틀랜타가 추후 지명 선수 혹은 현금을 대가로 트레이드 영입해 빅리그 생활을 이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애틀랜타에서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선발진이 붕괴했던 애틀랜타는 페디를 곧바로 로테이션에 넣었다. 여기서도 페디는 5경기(선발 4경기) 1승 2패 평균자책점 8.10, 23⅓이닝 13탈삼진을 마크하며 도움이 되지 못했다. 결국 애틀랜타는 마이애미 말린스에서 최근 웨이버 공시된 칼 콴트릴을 영입했다.
이번 방출은 지명할당(DFA)이 아닌 완전한 방출(release)이라는 점에서 뼈아프다. 지명할당은 그래도 이 선수를 데려갈 팀이 있을지 기대라도 된다는 거지만, 방출은 그 기대조차 되지 않아 완전히 풀어준다는 뜻이다.

미국 매체 MLB트레이드루머스도 "애틀랜타는 페디를 지명할당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직접 방출을 선택했고 이는 (로스터 제외) 과정을 간소화할 것이다. 페디 역시 조금 더 빠르게 FA 시장에 나갈 수 있다"고 이 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페디가 애틀랜타에 온 건 불과 한 달도 채 되지 않았다. 애틀랜타는 선발진 부상이 잇따라 이닝을 소화할 새로운 투수가 필요했다. 하지만 양쪽 모두에게 불행하게 성공적이지 못한 움직임이었다. 페디는 올해 세인트루이스와 애틀랜타에서 125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5.76을 기록했는데, 특히 마지막 41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10.32로 눈에 띄게 부진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한국에서 재기한 뒤 메이저리그 금의환향했던 지난해를 떠올리면 씁쓸한 결말이다. 2017년 빅리그 데뷔 후 5선발 자원에 머물렀던 페디는 2023년 NC 다이노스로 오면서 커리어 변곡점을 맞았다.
그해 페디는 정규시즌 30경기 20승 6패 평균자책점 2.00, 180⅓이닝 209탈삼진을 기록, KBO MVP에 올랐다. 1986년 선동열(해태 타이거즈) 이후 37년만, 외국인 선수로는 최초로 20승 200탈삼진을 달성했다. 그와 함께 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부문을 석권해 트리플 크라운도 해냈다.
그 활약을 바탕으로 2023시즌 종료 후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2년 총액 1500만 달러 메이저리그 계약을 체결했다. 복귀 첫해 시즌 중반 세인트루이스로 트레이드되면서도 31경기 9승 9패 평균자책점 3.30을 기록해 기대감을 높였었다.
그러나 2년도 안 돼 다시 한계를 드러내면서 내년 한국 KBO리그 복귀 길도 열리지 않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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