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산이 서게끔 하는 활약이다."
선수로서 이만한 칭찬이 있을까. 그만큼 꾸준한 활약을 펼쳐 라인업을 짤 때 고민을 덜어주는 선수를 두고 하는 말이다. 어느덧 안상현(28·SSG 랜더스)이 그런 존재가 돼 가고 있다.
안상현은 26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홈경기에 2번 타자 2루수로 선발 출전해 홈런 포함 4타수 3안타 1볼넷 1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했다.
1회부터 양현종을 상대로 안타를 때려낸 안상현은 3회에도 무사 1루에서 우전 안타를 터뜨리며 일찌감치 멀티히트 경기를 완성시켰다.
팀이 0-2로 끌려가던 4회말 한유섬의 솔로포와 오태곤, 고명준의 연속 안타, 박성한의 역전 2타점 2루타가 터져나왔다. 이후 다시 타석에 선 안상현은 바뀐 투수 한재승을 상대로 풀카운트 끝에 볼넷으로 출루했고 최정의 안타, 에레디아의 볼넷에 이어 한유섬까지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내 득점에 성공했다.

5회초 나성범의 투런포, 오선우의 솔로포로 5-5 동점을 만들었는데 5회말 류효승의 역전 솔로포로 다시 앞서갔고 6회말 바뀐 투수 조상우를 상대로 좌측 담장을 넘기는 아치를 그려냈다. 시즌 3번째 홈런이 결정적인 순간 터져나왔다.
기세를 탄 SSG는 7회 다시 한 번 류효승의 홈런포, 8회 에레디아의 쐐기 솔로포로 9-5 승리를 거뒀다.
최근 10경기 타율 0.421(19타수 8안타), 8월 0.341(41타수 14안타)의 무서운 맹타다. 7월 0.151로 부진에 허덕였던 것과는 완전히 상반되는 결과다. 커다란 변화가 있었다는 이 감독의 설명이다.
앞서 이 감독은 안상현에 대해 "점점 좋아진다. 야구를 대하는 자세부터 행동들까지 많이 변했다. 정말 절박하게 야구를 하고 있고 연습 내용도 엄청 성실하게 많은 연습량을 가져가고 있다"며 "번트를 포함해 타격도 그렇고 수비 훈련도 많이 한다. 계산이 서게끔 하는 활약"이라며 "지금으로서는 이런 퍼포먼스를 보여주면 내년에는 더 많은 기회가 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2016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3라운드로 당시 SK 와이번스(SSG 전신)의 지명을 받은 안상현은 그동안 충분한 기회를 받지 못했다. 가진 재능에 비해 악착 같은 태도가 아쉽다는 현장의 평가도 있었지만 올해는 완전히 달라졌고 데뷔 후 가장 많은 77경기에 나서 타율 0.271(188타수 51안타)와 함께 SSG의 2루와 3루, 유격수까지 번갈아 맡으며 힘을 보태고 있다.
안상현은 "1군에선 결과에 대한 압박감도 있고 뭔가를 보여줘야 된다는 그런 느낌이 컸는데 올해는 그런 생각을 다 버렸다"며 "이제는 하고 싶은 걸 해보자는 생각으로 접근을 했는데 그게 잘 되고 있다"고 전했다.
안상현은 올 시즌 최고의 투수 코디 폰세(한화)로부터 유일한 득점을 만들어낸 타자이기도 하다. SSG는 폰세가 등판한 4경기에서 0승 3패로 허덕였다. 폰세의 SSG전 평균자책점(ERA)은 0.31에 불과했다. 그러나 안상현은 앞서 홈런을 터뜨리며 팀에 유일한 점수를 안겼고 지난 22일엔 난공불락의 폰세를 상대로 기습번트까지 성공시키며 허를 찌르기도 했다. 폰세를 상대로
타율 0.375(8타수 3안타) 1홈런 1볼넷으로 강점을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결과가 자신감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안상현은 폰세와 대결을 회상하며 "모든 코치님들이 지나갈 때마다 '너만 믿는다'고 하셔서 부담이 됐었다"면서도 "타석에 들어갔을 때 못 치겠다는 생각은 다른 선수들에 비해 덜 하다. 뭔가 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 자신감이 많이 올라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남은 시즌 개인적 목표는 없다. 안상현은 "최대한 많이 경기에 나가고 싶다"며 "팀이 좀 더 높은 곳을 바라볼 수 있게 활약하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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