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범호(44) KIA 타이거즈 감독이 마무리 투수 정해영(24)에 대해 다시 한번 신뢰를 보냈다. 당장의 부진보다 앞으로 팀과 개인의 미래를 위해 더욱 길게 보고 결단을 내린 것이다. 사령탑은 또 보직에 변화를 주는 것에 관해서도 "굉장히 위험한 부분이 있다"며 신중하게 접근했다.
이 감독은 2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펼쳐진 한화 이글스와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원정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정해영에 관한 질문에 "그냥 믿고 쓸 생각"이라고 밝혔다.
정해영은 지난 시즌 KIA의 마무리 투수로 활약하며 팀의 통합 우승에 크게 기여했다. 다만 올 시즌에는 다소 주춤하고 있다. 특히 블론세이브를 7차례 범하며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달 31일 수원 KT전에서는 ⅔이닝 3피안타 1볼넷 3실점(3자책)으로 무너졌고, 팀은 충격의 역전패를 당했다. 클로저를 내고도 무너진 패배의 여파는 더욱 오래갈 수밖에 없었다.
이 감독은 "변화를 주려는 생각도 해보고, 이전에 (2군으로) 내려보낼 때 채찍도 써봤다. 더 정신 차리라고 이야기도 한번 해봤는데"라면서 일침을 가했던 순간을 떠올렸다. 그래도 이 감독은 "지금 구위로 봤을 때 (정)해영이가 (마무리를) 맡아줘야 하는 게 맞다. 또 선수와 코치, 그리고 해영이와 이야기를 해도, 한 번 더 정해영을 믿고 가는 게 맞지 않나 생각한다"며 믿음을 보였다.
올 시즌 정해영은 52경기에 구원 등판해 2승 7패 26세이브 평균자책점 4.17을 기록 중이다. 총 54이닝 동안 69피안타(4피홈런) 16볼넷 62탈삼진 29실점(25자책),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 1.57, 피안타율 0.309의 세부 성적을 마크하고 있다.
이 감독은 "지금 포지션 자체를 바꾸는 것도 굉장히 위험한 부분이 있기도 하다"면서 "(정해영은) 앞으로도 계속해줘야 하는 선수다. 우리가 선택해서 진행한 부분이다. 올해 블론세이브가 많이 있긴 하더라도, 이전 시즌에 굉장히 잘 던져줬던 부분도 있다. 올해 힘들다고 하더라도 내년에 더 나은 성적을 올릴 수 있는 상황이 발생할지 모른다"며 신뢰를 보낸 이유를 설명했다. 그동안 꾸준하게 마무리 투수라는 보직을 믿고 맡겼는데, 자칫 변화를 줬다가 더 안 좋은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계속해서 이 감독은 "본인도 심리적으로 힘들 것이다. 팀적으로도 굉장히 힘든 시즌을 보내고 있다. 구위나 구속은 다 올라와 있는 상태다. 몸 상태도 괜찮다. 다만 맞아 나가는 부분에 있어서, 본인도 왜 그런지 신경을 쓰고 있는 부분이 있다. 그래서 좀 더 믿고, 선수를 활용할 생각이다. 잘 극복하고 이겨내야 한다. 이제 25살(만 24세)밖에 안 된 선수다. 앞으로, 또 미래를 봤을 때도 저희가 믿고 써주는 게 맞지 않을까 판단해 그냥 믿고 쓸 생각"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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