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시 김태훈(40·비즈플레이)의 시간이 오는 것일까. 긴 부진의 터널의 끝이 보인다. 5년 만에 김태훈이 우승을 향해 힘찬 날갯짓을 하고 있다.
김태훈은 4일 전라남도 영암군 골프존카운티 영암45 카일필립스 코스(파72)에서 열린 KPGA 파운더스컵 1라운드에서 버디 9개와 보기 하나를 엮어 8언더파 64타를 적어냈다. 정태양(9언더파 63타)에 이어 송민혁과 함께 공동 2위.
2005년 입회해 2013년 보성CC 클래식에서 첫 우승을 거둔 김태훈은 2015년, 2018년, 2020년 1승씩을 추가하며 통산 4승을 거뒀다.
화끈한 장타가 강점으로 2015년과 2018년엔 인기상을 수상했고 2020년엔 제네시스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제네시스 대상과 상금왕, 한국골프기자단 선정 베스트 플레이어까지 차지하며 전성기를 보냈다.
그러나 이후 부침에 빠졌다. 2021년과 2022년엔 3위가 최고 성적이었는데 2023년과 2024년엔 단 한 차례도 톱10에 진입하지 못할 정도로 극심한 슬럼프를 겪었다.
올 시즌에도 전혀 감을 잡지 못했고 11번의 출전 대회 중 컷을 통과한 것도 단 네 차례에 불과했을 정도였는데 지난주 동아회원권그룹 오픈에서 대회 내내 언더파 플레이를 하며 상승세를 탔다.
이번 대회 최고의 출발을 맞았다. 10번 홀(파5)에서 시작한 김태훈은 버디로 기분 좋게 시작했고 12번 홀(파4)에서 완벽한 아이언샷을 앞세워 다시 버디를 낚았다. 13번 홀(파4)도 버디를 추가한 김태훈은 14번 홀(파3)에서 3퍼트로 보기를 범했지만 곧바로 바운스백했다.

15번 홀(파5) 안정적인 어프로치로 이날 4번째 버디를 잡아냈고 16번 홀(파4)과 17번 홀(파3), 18번 홀(파4) 완벽한 플레이로 4연속 버디를 달성했다. 특히 18번 홀에선 6.8m 긴 버디 퍼트를 떨어뜨리며 쾌재를 불렀다.
후반 홀에도 안정적인 플레이를 한 김태훈은 버디 2개를 더 추가하며 경기를 마쳤다. 6번 홀(파5)에선 세컨드샷을 그린에 올려 잡은 이글 찬스에서 3.6m 퍼트를 놓친 게 아쉬움으로 남을 정도였다.
경기를 마친 김태훈은 KPGA를 통해 "오랜만에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를 잘해서 좋다. 그린이 조금 무르지만 컨디션이 좋아서 보이는 대로 잘 들어갔다. 4~5m 정도의 퍼트가 잘 들어갔다"며 "전반적으로 문제 없이 잘 된 것 같다. 후반에는 샷에 비해 조금 아쉬운 것들이 있었지만 모든 기회에서 다 버디를 할 수는 없기 때문에 충분히 만족스러운 경기를 한 것 같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휴식기 이후 상승세 비결에 대해선 "항상 문제가 티샷이었는데 지금은 티샷이 많이 안정됐다. 코스 내 위험지역이 많지 않아서 티샷도 자신 있게 잘 치고 있고 아무래도 좋은 위치에서 두 번째 샷을 치다 보니까 기회도 많이 나오고 있다"며 "꽤 오랜 기간 티샷으로 타수를 잃는 경우들이 많았는데 그때에 비해 지금은 수월하게 공을 치고 있는 것 같다. 티샷을 잡으려고 정말 많은 노력을 했던 것 같다. 바꾼 것도 많다(웃음). 작년 말부터 권명호 코치와 함께 하고 있는데 이제 합이 잘 맞아가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우승 시계가 멈춘지 5년. 김태훈은 반등을 꿈꾼다. "시드가 올해가 마지막이다. '제네시스 대상'을 받고 시드 5년을 받았는데 그 5년간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올해 상빈기에도 성적이 너무 안 좋아서 어떻게 보면 시드를 잃을 수도 있는 위치에 있었다"며 "그래도 지금은 컨디션이 많이 올라왔다. 이런 말을 할 날이 또 오는 것 같다. 하반기는 시드 유지가 목표"라고 다짐했다.
물론 아직 첫 날 경기를 치렀을 뿐이다. 김태훈은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컨디션이 좋기 때문에 지금 하는 대로 플레이 하고 싶다"며 "개인적으로는 조금 유리할 수 있는 코스인 만큼 지금 감을 잘 유지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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