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흥민(33·로스앤젤레스FC)과 해리 케인(32·바이에른 뮌헨)이 한목소리를 냈다. 토트넘 홋스퍼 시절 함께한 다니엘 레비(62) 회장의 사임 소식에 첫 입장을 밝혔다.
영국 매체 '인디펜던트'는 9일(한국시간) "케인이 레비의 갑작스러운 토트넘 회장 사임에 대해 말했다"고 집중 조명했다.
토트넘은 약 25년간 구단을 이끌어온 다니엘 레비 회장과 결별했다. 구단은 지난 5일 성명을 통해 "레비 회장이 긴 여정을 마치고 회장직에서 물러난다"고 발표했다. 구단은 "레비 회장의 경영 아래 토트넘은 비약적인 성장을 이뤘다. 지난 20시즌 중 18시즌 동안 유럽 대항전에 출전했고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명문 구단으로 자리매김했다"고 평가했다.
앞서 영국 '더부트룸'에 따르면 손흥민은 7일 미국과의 친선경기 후 레비 회장의 사임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손흥민은 "레비 회장의 사임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전제하면서도 "나는 토트넘에서 10년을 뛰었다. 레비 회장은 이 자리에서 언급하는 것 이상의 업적을 남겼고 더 많은 것을 얻을 자격이 있었다"고 밝혔다.


손흥민은 또 "레비 회장은 25년간 토트넘에 몸담으며 믿을 수 없을 만큼 훌륭한 업적을 남겼다. 그가 앞으로 무엇을 하든 좋은 일만 있기를 바란다. 나를 위해 해준 모든 것에 정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토트넘에서 전설적인 기록을 남긴 케인도 레비 회장의 사임에 솔직한 심정을 드러냈다.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케인은 2023년 뮌헨 이적 당시 레비 회장과 갈등이 있었다. 그럼에도 케인은 "솔직히 레비 회장의 사임에 많이 놀랐다. 예상도 못 했다. 이런 일이 일어날 줄도 몰랐다"며 "훌륭한 회장이었다. 구단의 과거와 현재를 생각해보면, 경기장 안팍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케인은 "물론 토트넘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잘 알지는 모른다"며 "그저 할 수 있는 말은 레비의 앞날에 좋은 일이 있기를 바랄 뿐이라는 것이다. 오랜 시간 함께 많은 시간을 보냈다. 언젠가는 다시 만날 것이라 확신한다. 토트넘은 새로운 장을 만들어가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레비는 토트넘 구단 역사상 가장 오랫동안 자리를 지킨 회장이었다. 그의 퇴진은 'BBC'를 비롯해 '가디언'과 '스카이스포츠' 등 현지 주요 매체가 집중 조명할 정도로 영국 축구계의 큰 논쟁거리로 떠올랐다.


토트넘은 레비 퇴진 전에 이미 후계 구도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구단은 "이번 결정은 구단주가 주도한 경영 구조 개편의 일환"이라며 "회장 직책은 완전히 사라지고 이사회 운영의 현대화가 진행 중이다. 후계 계획의 일환으로 최근 몇 달 동안 주요 인사를 임명했다"고 밝혔다.
구단 성명에 따르면 전 아스널 최고경영자(CEO)였던 비나이 벵카테샴이 토트넘의 새 CEO로 선임됐다. 또 피터 채링턴이 새로 신설된 비집행 회장직을 맡으며 이사회에 합류했다. 구단은 "조직 개편의 목적은 클럽이 장기적으로 스포츠적 성공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며 단순한 인사 교체가 아닌 체계적 변화를 강조했다.
레비는 성명을 통해 "경영진과 모든 직원과 함께한 성과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토트넘을 세계 무대에서 경쟁하는 강호로 만들었고 동시에 공동체를 만들어냈다"며 "릴리화이트 하우스와 홋스퍼 웨이에서 선수들과 감독들과 함께한 것은 큰 행운이었다"고 회고했다.
팬들에 대한 메시지도 남겼다. 그는 "그동안 나를 지지해준 팬들에게 감사한다. 여정이 늘 쉽지는 않았지만 많은 진전을 이뤘다. 앞으로도 열정적으로 클럽을 응원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BBC'는 이번 결정이 자진 사임이 아니라 구단 대주주인 조 루이스 가문의 요구에 따른 것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루이스의 자녀인 비비안 루이스와 찰리 루이스가 내부 판단 끝에 레비 퇴진을 밀어붙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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