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팀 타율은 9위에 처져 있지만 SSG 랜더스는 시즌 막판 3위를 지키고 있다. 단연 마운드의 힘에서 그 비결을 찾을 수 있다. 그 중에서도 올 시즌 몰라보게 강해진 불펜 트리오에 답이 있다.
김민(26)은 10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원정경기에서 팀이 4-3으로 앞서 가던 7회말 등판해 1이닝 동안 피안타와 사사구 없이 1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홀드를 챙겼다. 올 시즌 20번째 홀드였다.
이로써 SSG는 노경은(41·29홀드), 이로운(21·27홀드)에 이어 김민까지 20홀들르 달성해 지난해 삼성 라이온즈(임창민 28홀드, 김재윤 25홀드, 김태훈 23홀드)에 이어 KBO 역대 두 번째로 한 시즌 3명의 20홀드 투수를 배출했다.
올 시즌 SSG는 부진한 타격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최정과 기예르모 에레디아가 부상을 겪었고 지난해 급성장했던 선수들이 부침을 겪었다. 여전히 팀 타율은 0.253으로 9위다.
그럼에도 현재 3위까지 올라서며 가을야구 진출 가능성을 높일 수 있었던 가장 큰 힘은 마운드에 있었다. 외국인 투수 듀오가 19승을 합작하며 든든히 버텼고 불펜 평균자책점(ERA) 3.30으로 1위 올려 놓은 핵심 투수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지난해 국가대표로 발탁될 정도로 크게 성장한 마무리 조병현(28세이브)이 중심을 잡았는데 더 놀라운 건 급격한 성장세를 보인 이들이었다.
가장 확실한 히트상품은 단연 이로운이다. 2023 1라운드 신인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첫 두 시즌 5점대 ERA에 그쳤던 그는 올 시즌 67경기에서 5승 5패 1세이브 27홀드, ERA 2.14로 SSG의 마운드를 이끌고 있다. 그 없이는 SSG 불펜의 활약을 설명하기 힘들다.
김민도 큰 힘이 됐다. 선발 자원 오원석(KT)을 보내는 조건으로 받아온 김민은 시즌 초반 다소 아쉬움을 보이기도 했으나 6월 이후 놀라운 기세를 보이고 있다. 후반기 20경기에서 3승 7홀드 ERA가 0.43에 불과하다. 최근 5경기 연속 홀드를 챙기며 난공불락의 면모를 자랑하고 있다. 시즌 기록은 63경기 58⅓이닝을 소화하며 5승 2패 20홀드, ERA 2.78을 기록 중이다.
노경은이 중심을 든든히 잡는다. 지난해 최고령 홀드왕에 오른 노경은은 올 시즌에도 불펜 투수 중 가장 많은 이닝(71⅓이닝)을 소화하면서도 전혀 흔들림이 없다. 70경기에 나서 3승 6패 3세이브 29홀드, ERA 2.27로 훨훨 날아오르고 있다.
세명의 ERA는 2.37에 불과할 정도로 SSG에게 끌려가는 경기 후반에 상대팀이 느끼는 압박감은 상당할 수밖에 없다.

지난해 삼성의 트리오가 보인 안정감과도 비교 불가 수준이다. 지난해 삼성의 트리오는 71홀드를 합작했으나 ERA는 4.01로 굴곡이 있었다. 그러나 SSG의 삼총사는 큰 흔들림 없이 시즌 내내 엄청난 힘을 뽐내고 있다.
맏형 노경은은 "선수들 모두 자기에게 주어진 자리에서 맡은 바 임무를 다 했기 때문에 이런 기록이 나왔다고 생각한다"며 관리의 힘을 강조했다. "이숭용 감독님과 경헌호 코치님이 관리를 잘 해주셔서 큰 문제없이 시즌을 보내고 있다. 특히 트레이닝 파트에서 선수들 관리에 신경을 많이 써준다. 운동, 치료, 마사지까지 다 책임져준다. 정말 감사하다. 앞으로도 팀 승리를 지켜낼 수 있도록 몸 관리 철저히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로운은 "KBO 역대 두 번째 기록을 세운 일원이라 영광이다. 무엇보다 팀 승리를 지켜냈다는 점이 나에게는 큰 기쁨"이라며 "나 역시 시즌 전에는 이런 성적을 거둘 거라는 생각을 못했다. 앞으로 30홀드까지 달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김민 또한 "20홀드를 달성해서 기쁘다. 내가 앞쪽에 나가는 경기가 많은데 앞으로도 맡은 역할을 다 해내겠다"며 "(노)경은 선배님, (이)로운이, (조)병현이가 홀드와 세이브 기록을 더 세울 수 있게 노력하겠다. 그러면 팀 승리도 따라온다. 더 좋은 피칭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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