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양궁 국가대표팀이 홈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컴파운드 동 1개, 리커브 금 2개·은 1개·동 3개 등 총 7개의 메달을 수확하며 종합 1위로 마무리했다. 여자 리커브 대표팀 '맏언니' 강채영(29·현대모비스)은 대회 마지막날 개인전 금메달을 수확하며 '세계 최강' 한국 여자양궁의 자존심을 살렸다.
강채영을 12일 광주광역시 동구에 위치한 5.18 민주광장에서 열린 '광주 2025 현대 세계양궁선수권대회' 리커브 여자 개인전 결승전에서 주징이(중국)을 세트 점수 7-3(29-29, 29-28, 29-29, 30-30, 29-28)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이로써 강채영은 세계선수권 4번째 금메달이자, 개인전 첫 금을 수확했다. 그동안 강채영은 세계선수권과 올림픽에서 단체전에서 1위를 한 적은 있었으나, 개인전에서는 2019년 스헤로토헤보스 은메달이 최고 성적이었다.
하지만 이날 하루만큼은 절정의 샷감을 자랑하며 4강에서 안산(24·광주은행), 결승에서 접전 끝에 마지막 순간 웃을 수 있었다. 1세트부터 팽팽했다. 강채영과 주징이는 엑스텐 포함 두 개의 10점으로 29-29 동률을 이뤘다. 2세트에서 한 점 차로 2점을 가져오며 순항하는 듯했으나, 주징이가 3, 4세트에서 모두 동률을 이루는 저력을 선보였다. 특히 4세트에는 3연속 10점을 쏜 강채영을 상대로 주징이가 엑스텐 2개 포함 퍼펙트 스코어를 작성하면서 손에 땀을 쥐는 결승전이 계속됐다.
마지막 순간 강채영의 집중력이 더 빛났다. 5세트에서 두 사람 모두 첫 발을 9점으로 쐈으나, 강채영이 10점과 엑스텐을 연달아 쏜 반면, 주징이는 마지막 발을 9점에 안착시키며 길었던 승부가 끝났다.

앞서 열린 3·4위 결정전에서는 안산이 초이루니사 디아난다(인도네시아)을 세트 점수 6-2(28-27, 28-27, 27-29, 29-29, 29-29)로 꺾고 동메달을 수확했다.
4강에서 강채영에 아쉽게 밀린 안산은 고향 땅 광주에서 은메달 1개(혼성 단체전), 동메달 2개(여자 개인·단체전)를 수확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안산은 광주 문산초-광주체중-광주체고-광주여대를 졸업한 광주의 대표적인 스타로 이번 대회 홍보대사도 역임했다. 지난해 2024 파리 올림픽 국가대표 탈락의 아픔을 2021년 앙크턴 대회 이후 세계선수권 두 번째 개인전 메달로 달랬다.
여자 리커브 팀이 마지막날 금메달 1개, 동메달 1개를 추가하면서 한국 양궁 남녀 리커브 팀은 최종 금 2개·은 1개·동 3개 등 총 6개로, 전 종목에서 메달을 수확했다. 여기에 컴파운드 대표팀에서도 맏형 최용희(41·현대제철)가 남자 개인전에서 동메달을 따내면서 총 7개의 메달로 금2·은1의 멕시코를 제치고 종합 1위 성적을 거뒀다.

한국 양궁 대표팀 메달 행진의 시작이 최용희였다. 최용희는 8일 대회 컴파운드 남자 개인 동메달 결정전에서 커티스 브로드낙스(미국)를 146-145로 제압하고 동메달을 차지했다. 한국 양궁 대표팀이 세계선수권 컴파운드 남자 개인전 메달을 차지한 건 2019년 김종호(현대체절)의 동메달 이후 6년 만이다. 최용희 개인에게도 세계선수권 개인 최고 성적이다.
양궁 리커브 팀도 10일부터 메달 사냥에 나섰다. 지난 10일 가장 먼저 결승전을 치른 혼성 단체전에서는 남녀 예선 전체 1위 김우진(33·청주시청)과 안산이 짝을 이뤄 안드레스 테미뇨-엘리아 카날레스(스페인)에 세트 점수 2-6으로 패해 은메달을 추가했다.
한국 양궁은 2011년 토리노 대회부터 2023년 베를린 대회까지 세계선수권대회 리커브 혼성 단체전에서 7연속 금메달을 차지했으나, 아쉽게 그 기록이 끊겼다.
뒤이어 치러진 리커브 여자 단체전에서도 아쉬운 결과를 받아들었다. 강채영-임시현(22·한국체대)-안산이 팀을 이룬 리커브 여자 대표팀은 대만과 4강전에서 슛오프 끝에 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한국 여자 양궁이 단체전 결승에 오르지 못한 건 1999년 리옴, 2023년 베를린 대회에 이은 3번째였다. 그러나 3·4위 결정전에서 인도를 세트 점수 5-3으로 꺾고 최종 3위를 확정했다.
남자 단체전에서 첫 금이 나왔다. 김우진, 이우석(28·코오롱), 김제덕(21·예천군청)으로 이뤄진 남자 대표팀은 미국 팀에 세트 점수 6-0(56-55, 57-55, 59-56)으로 완승을 하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세계선수권 리커브 단체전 3연속 우승으로 한국 양궁의 자존심을 지켰다.
11일 열린 남자 개인전에서는 남자 리커브 대표팀 막내 김제덕이 3·4위 결정전에서 마테오 보르사니(이탈리아)를 세트 점수 7-3로 제압하고 동메달을 추가했다. 2021년 17세의 나이로 첫 태극마크를 단 김제덕은 올림픽, 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 등 메이저 대회에서 개인전 첫 메달을 수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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