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연 리그 OPS(출루율+장타율) 1위 타선은 매서웠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마운드에 남아 웃은 건 삼성 라이온즈 에이스 원태인(25)이었다.
삼성은 2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 리그 정규시즌 방문 경기에서 LG 트윈스에 14-4로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삼성은 4연승을 달리며 같은 날 한화에 승리한 5위 KT 위즈(67승 4무 66패)에 한 경기 앞선 4위를 유지했다.
4연승이 끊긴 LG는 83승 3무 51패로, 같은 날 KT 위즈에 2-4로 패한 2위 한화(80승 3무 54패)와 승차를 3경기로 유지했다. 1, 2위 두 팀이 동시에 패하면서 매직넘버는 6에서 5로 줄어, LG는 정규시즌 1위 확정까지 단 5승을 남겨두게 됐다.
선발 맞대결에서 삼성이 압도했다. 삼성 원태인은 6이닝 9피안타 무사사구 4탈삼진 4실점으로 시즌 12승(4패)째를 챙겼다. LG 앤더스 톨허스트는 3이닝 9피안타 2볼넷 6탈삼진 6실점으로 무너지며 시즌 2패(5승)를 마크했다.
원태인에게도 쉽지 않은 경기였다. 올해 LG 타선은 팀 타율(0.279), 출루율(0.364), OPS(0.776) 1위, 홈런 3위(124개)로 리그 최고로 불린다. 하지만 원태인은 최고 시속 150㎞의 빠른 공(40구)과 체인지업(23구), 슬라이더(22구), 커브(11구)를 섞어 LG 타자들의 방망이를 헛돌게 했다. 1회말 오스틴 딘에게는 헛스윙 삼진을 끌어내며, KBO 역대 22번째 5시즌 연속 100탈삼진에 성공했다.
2회까지 퍼펙트 피칭을 이어가던 원태인은 3회말 2사 1, 3루에서 신민재, 오스틴 딘에게 연속 적시타를 맞아 2실점 했다. 4회말에도 2사 2루에서 박동원에게 중전 1타점 적시타를 맞았다. 하지만 후속 타자들을 각각 범타 처리하며 대량 실점을 막았다.

시즌 19번째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향해 순항하던 원태인의 흐름이 깨진 건 6회말이었다. 김현수에게 2루타, 문성주의 땅볼 타구로 2사 3루 위기에 놓인 원태인은 오지환을 뜬공으로 돌려세운 듯했다.
하지만 비교적 느리게 날아가던 오지환의 타구를 중견수 김지찬이 낙구 지점을 파악하지 못한 채 글러브에 잡았다 놓치면서 1타점 적시 2루타가 됐다. LG의 4-6 추격. 이 타구는 김지찬의 실책이 아닌 2루타가 됐고, 원태인의 자책점도 4점으로 늘어나 퀄리티 스타트에 실패했다.
여기서도 원태인은 침착했다. 자칫하면 넘어갈 수 있는 흐름이었으나, 원태인은 박동원을 시속 149㎞ 직구로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상승세를 차단했다. 원태인은 올해 LG전을 4경기 3승 무패 평균자책점 3.38로 마치면서 포스트시즌을 향한 희망을 알렸다.
에이스의 역투에 힘을 얻은 삼성은 이후 8점을 추가하며 1위 팀 LG를 14-4로 격파했다. 삼성 타선은 장·단 17안타를 몰아쳤다. 그중에서도 리드오프로 출전한 유격수 이재현이 5타수 4안타 1볼넷 3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했다. 김영웅이 5타수 2안타(1홈런) 2타점 2득점, 르윈 디아즈가 5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을 기록했고, 강민호와 이병헌도 각각 멀티히트로 활약했다. 대타 출전한 이성규는 1타수 1안타(1홈런) 2타점 1볼넷으로 경기 막판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경기 후 삼성 박진만 감독은 "원태인이 수비 도움을 못 받아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스스로 이겨내면서 제 몫을 해줬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이어 "타자들이 초반부터 점수를 내면서 리드를 잡았는데 조금씩 추격당하면서 흐름을 빼앗기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7회에 이재현의 2타점 2루타가 나온 게 분위기 수습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며 대승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 불펜진도 모두 본인 공을 던지면서 잘 막아줬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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