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야말로 미쳤다. NC 다이노스가 KT 위즈마저 꺾고 7연승을 달리며 단독 5위를 탈환했다. 같은 날 2위 한화 이글스가 이기고 1위 LG 트윈스가 매직넘버를 지우지 못하면서 정규 1위의 향방은 최종전까지 가게 됐다. SSG 랜더스와 삼성 라이온즈는 승리로 각각 3, 4위를 확정했다.
NC는 30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 리그 정규시즌 홈 경기에서 KT에 9-4로 승리했다. 이로써 파죽의 7연승을 달린 NC는 69승 6무 67패로, 승률 0.5074를 기록해 70승 4무 68패로 승률 0.5072의 KT를 0.0001 차이로 제치고 단독 5위로 올라섰다. 8월 26일 이후 35일 만이다.
이날 두 팀의 경기는 사실상 5위 결정전으로 여겨졌다. 그런 만큼 양 팀은 고영표(KT), 구창모(NC) 등 에이스를 모두 불펜에 대기시키는 총력전을 펼쳤다.
승부처는 두 팀이 3-3으로 맞선 5회말이었다. KT 마운드에는 고영표가 있었으나, 수비 실책과 거포들의 한 방이 그를 무력화시켰다. 권희동이 내야 안타, 박건우가 우익선상 2루타로 무사 2, 3루를 만들고 맷 데이비슨은 좌중월 3점 홈런으로 NC에 리드를 안겼다. 3루수 황재균이 이우성의 땅볼 타구를 잡지 못해 위기가 계속됐다. 서호철의 희생번트, 김휘집의 볼넷, 김형준의 땅볼로 2사 2, 3루가 됐고 천재환이 떨어지는 고영표의 체인지업에 방망이를 툭 갖다 대 좌전 2타점 적시타로 쐐기를 박았다.
화력에서 승부가 갈렸다. NC가 장·단 12안타를 몰아치며 KT 마운드를 무너트렸다. 서호철이 3타수 2안타(1홈런) 1타점 2득점, 데이비슨이 쐐기포를 포함해 2타수 1안타(1홈런) 4타점 1볼넷으로 맹활약했다. 그밖에 박건우, 최원준, 김휘집, 천재환이 각각 멀티히트로 힘을 보탰다. 반면 총 7안타의 KT는 황재균이 2타수 1안타(1홈런) 2타점으로 분전했을 뿐이었다.

선발 투수들은 모두 5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NC 신민혁은 2⅓이닝 3피안타 무사사구 2탈삼진 1실점, KT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는 3⅔이닝 5피안타(2피홈런) 1볼넷 2탈삼진 3실점(2자책)을 기록했다. 구원 등판한 토종 에이스 간 맞대결에서 희비가 갈렸다.
남은 일정은 NC가 조금 더 까다롭다. 일단 서울로 올라가 10월 1일 잠실에서 1위 LG를 만난다. 바로 창원으로 돌아와서는 10월 3일 3위 SSG를 상대로 시즌 최종전을 가진다. KT 역시 곧장 광주로 이동해 KIA 타이거즈를 상대하고, 역시 하루 휴식 뒤 수원 홈으로 돌아와 2위 한화와 시즌 최종전을 치른다.
NC 구창모가 4이닝 1피안타 2볼넷 9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된 반면, KT 고영표는 1⅓이닝 4피안타(1피홈런) 1볼넷 5실점(3자책)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정규시즌 1위는 이날도 가려지지 않았다. 매직넘버 하나를 남겨둔 1위 LG가 대전 원정을 1승 2패 루징 시리즈를 기록한 뒤 이날 홈구장 잠실에서도 두산에 0-6으로 완패했다.
외국인 원투펀치를 모두 동원한 두산의 총력전이 통했다. 선발로 나온 콜 어빈이 5⅓이닝 2피안타 3볼넷 3탈삼진 무실점, 3번째 투수로 나선 잭 로그가 1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2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타선에선 장·단 12안타를 폭발시킨 가운데 박지훈이 5타수 3안타 2타점, 제이크 케이브가 5타수 2안타 2타점으로 활약했다. 반면 LG는 선발 송승기가 5이닝 7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4탈삼진 2실점으로 버텼으나, 타선이 총 3안타에 그치며 패배했다.


한화는 '대전 예수' 라이언 와이스가 기적의 발판을 마련했다. 와이스는 7이닝(85구) 1피안타 1사사구(1몸에 맞는 공) 5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연장 승부를 이끌었다.
롯데도 선발 빈스 벨라스케즈가 6이닝 2피안타 2사사구(2몸에 맞는 공) 3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으나, 마무리 김원중이 무너졌다. 9회를 실점 없이 막은 김원중은 연장 10회말 안타-볼넷-안타를 허용하며 무사 만루 위기에 놓였다. 손아섭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으나, 루이스 리베라토에게 초구 포크를 공략당해 0-1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SSG는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키움 히어로즈를 4-3으로 꺾었다. 4연승을 달린 SSG는 74승 4무 63패를 기록했고 남은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3위를 확정해 준플레이오프에 직행하게 됐다. 키움은 5연패에 빠지며 47승 4무 93패로 2025시즌을 최종 10위로 마감했다.
SSG 선발 김건우가 5이닝 4피안타(1피홈런) 2볼넷 4탈삼진 3실점(2자책)으로 호투했다. 홀드 1위 노경은이 등판해 실점 없이 시즌 35홀드를 기록했고, 마무리 조병현은 9회 무실점으로 데뷔 첫 30세이브에 성공했다.

삼성과 KIA가 맞붙은 대구에서는 또 한 명의 한국 야구와 KBO 리그 레전드가 떠나갔다. 끝판 대장 오승환은 성의 원클럽맨(해외 경력 제외)으로 활약하며 이날 전까지 통산 737경기에서 44승 33패 427세이브, 19홀드, 평균자책점 2.32의 성적을 남기고 21년 프로 생활의 마침표를 찍었다.
이날 특별 엔트리에 등록된 오승환은 9회초 등판해 대타 최형우를 삼진 처리하며 대미를 장식했다. 삼성은 대선배가 떠나는 길을 승리로 축하했다. 삼성은 홈런왕 르윈 디아즈의 시즌 50호 포와 선발 투수 아리엘 후라도의 7이닝 2피안타 1볼넷 10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묶어 KIA에 5-0으로 승리했다.
디아즈는 4타수 2안타(1홈런) 3타점으로 KBO 최초 한 시즌 50홈런-150타점이란 금자탑을 쌓았다. 지난해 키움에서 올해 삼성으로 이적한 후라도는 15승째를 거두며 내년 활약도 기대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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