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국가대표 출신으로 일본 프로축구 J3리그(3부) 고치 유나이티드를 이끌던 아키타 유타카(55) 감독의 이른바 선수단 갑질 의혹이 일부 사실로 확인됐다. 이미 지난 6월부터 감독직이 정지된 상태였던 아키타 감독은 구단 차원의 공식 발표 하루 전 사임을 발표했다.
고치 유나이티드 구단은 지난 20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7~8월 진행된 특별조사위원회의 아키타 감독의 권력형 괴롭힘 의혹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변호사 3명으로 구성된 특별조사위원회는 아키타 감독과 선수, 스태프 등 48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고, 조사 대상이었던 12건의 갑질 의혹 중 5건을 사실로 인정했다. 요미우리신문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전체 미팅에서 다리를 다쳐 훈련을 쉰 선수를 향해 '훈련 가능 여부를 결정하는 것 나다'라는 발언 등이 갑질로 인정됐다.
결국 구단은 특별조사위원회 결과를 토대로 아키타 감독에게 공식전 8경기 출전 정지, 대표이사의 3개월 간 월급 50% 감봉, 강화부장·사외이사 경고 처분 등을 내렸다. 다만 아키타 감독은 이미 지난 6월부터 감독직이 정지된 상태라 구단 차원의 징계는 이미 끝났고, 전날 기자회견을 통해 감독직 사퇴 의사를 밝힌 상황이어서 큰 의미는 없다. 야마모토 시호미 구단 대표이사는 "감독 임명 책임 및 체제 구축의 미비에 대한 책임을 깊이 깨닫고 있다"며 사임하기로 했다.

앞서 스포니치 아넥스 등 일본 매체 보도에 따르면 아키타 감독에 대한 갑질 신고는 지난 6월 접수돼 J리그 사무국이 구단 자체 조사를 통보했다. 이 과정에서 아키타 감독의 해임 요구 서명에 선수단의 약 80%가 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현지에선 "뇌진탕 의심이 있는 선수인데도 병원 치료를 받지 못하도록 하는 등 복수의 갑질 사안이 신고됐다. 감독과 선수 대부분의 관계는 회복 불가능한 단계에 도달했다는 게 관계자들 전언"이라고 전한 바 있다.
결국 특별조사위원회 조사를 거쳐 감독으로서 선수들에게 갑질을 한 사실이 일부 인정된 아키타 감독은 불명예 퇴진하게 됐다. 아키타 감독은 구단 공식 발표가 나온 날 소셜 미디어(SNS)를 통해 "이번 권력형 괴롭힘 사건으로 걱정을 끼쳐 정말 죄송하다"면서 "항상 응원하겠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감사했다"고 사과했다.
한편 아키타 감독은 선수 시절 가시마 앤틀러스와 나고야 그램퍼스, 교토 상가에서 뛰다 2007년 은퇴했다. 이후 교토 상가, 마치다 젤비아, 이와테 그루야 모리오카를 거쳐 올해부터 고치 유나이티드를 지휘하다 반년 만에 물러났다. 지난 1995년부터 2003년까지 일본 국가대표로도 활약, 1998 프랑스 월드컵과 2002 한·일 월드컵 등에 선수로 참가했고, 한일전 A매치 등에도 출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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