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벼랑 끝 위기에 몰린 팀을 구해낸 '토종 에이스' 원태인(25·삼성 라이온즈). 하늘에 계신 어머니의 힘을 받아 지난해 아픔을 딛고 가을야구 승리를 거뒀다.
삼성은 7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2025 신한 SOL 뱅크 KBO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2선승제)에서 3-0으로 승리했다.
앞서 삼성은 전날 열린 1차전에서 1-4로 패배, 역대 4번째로 와일드카드 결정전 첫 경기를 패배한 4위 팀이 됐다. 만약 2차전까지 졌다면 지난해 두산 베어스에 이어 2번째로 업셋 패배를 당할 위기에 놓였지만, 이를 넘기고 승리를 챙겼다.
삼성의 준플레이오프 진출의 1등 공신은 단연 2차전 선발투수로 나선 원태인이다. 그는 이날 6이닝 동안 106구를 던지며 4피안타 2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비로 인해 경기 시작이 45분 밀렸고, 몇 차례 위기가 있었지만 이를 이겨내고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했다.
특히 원태인은 4회와 6회에 각각 1, 2루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4회에는 대타 오영수를 뜬공 처리하며 이닝의 문을 닫았고, 6회에는 박건우를 삼진으로 잡은 후 이우성을 큼지막한 플라이로 잡아내 고비를 넘겼다. 원태인은 포효했고, 팬들은 커다란 환호를 보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경기 후 원태인에 대해 "고민을 했지만 믿고 맡겼는데 좋은 결과로 막아냈다"며 "이제 위기에서 경험이나 노련함이 나오는 것 같다"고 칭찬했다.
경기 후 데일리 MVP로 선정된 원태인은 "오후 2시에 모든 걸 맞춰놨는데 (시작) 10분 전에 지연된다고 해서 걱정이 많았다. 몸이 다 풀린 상태에서 지연돼 어떻게 할까 생각도 많았다"며 "경기가 경기인 만큼 핑계를 댈 수 없다고 생각해 최대한 집중해서 던졌다"고 밝혔다.
경기에 들어가기 전 원태인은 더그아웃에서 고개를 숙이고 무언가 말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그는 "매 경기 하는 루틴이다. 하늘에 있는 엄마에게 기도를 하고 간다"며 "오늘 경기 잘 던질 수 있게 엄마가 도와준 것 같다"고 얘기했다.
원태인은 이날 다소 많은 106개의 공을 던졌는데, 그는 "4회 끝나고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시즌 때는 못 느껴보는 힘듦이었다"고 한 그는 "그래서 5회 (김)성윤이 형의 수비(김주원 타구)가 힘이 됐다"고 말했다.

동료의 호수비 속에 이닝을 마무리했지만, 6회 주자 2명이 나갔을 때는 한계를 느꼈다. 원태인은 "(박)민우 형 타석에서 팔이 헛도는 느낌이더라. 진짜 힘이 다 됐나 싶었다"며 "코치님이 올라오셔서 바꾸실 줄 알았는데, '너 하고 싶은 대로 해라' 말씀하시고 내려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벤치의 믿음이 있구나 생각하고 위기를 잘 막았다"고 얘기했다.
1차전을 패배했다는 건 원태인에게는 압박이 됐다. 그는 "업셋은 정말 안될 것 같았다. 최다 관중 신기록도 세웠고 팬들의 사랑을 받은 해인데 마무리가 이러면 죄송할 것 같았다"며 "그래서 어덯게든 준플레이오프에 가야겠다는 생각이 컸다"고 밝혔다.
이제 삼성은 오는 9일부터 SSG 랜더스와 5전 3선승제의 준플레이오프에 나선다. 원태인은 "팀의 당장 목표는 준플레이오프였지만 그 이상을 바라보고 있다"며 "SSG전에서도 한 경기, 한 경기가 정말 소중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도 첫 경기를 지니까 부담감이 심했다. 인천(1, 2차전)에서 분위기를 바꿔야 할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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