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와일드카드 결정전의 부진을 딛고 타격감을 찾았는데, 정작 기대했던 홈런은 아직 없다. 르윈 디아즈(29·삼성 라이온즈)가 홈에서 파워를 되찾을 수 있을까.
디아즈는 코디 폰세(한화 이글스)와 함께 2025시즌 KBO 리그의 임팩트를 양분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는 올해 144게임 전 경기에 출전, 타율 0.314(551타수 173안타), 50홈런 158타점 93득점, 출루율 0.381 장타율 0.644, OPS 1.025의 성적을 거뒀다.
홈런에서는 단일시즌 외국인 선수 최다 홈런 신기록(기존 2015년 삼성 야마이코 나바로 48개)을 세웠고, 6번째 50홈런 시즌을 달성했다. 여기에 팀 동료 박병호가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시절인 2015년 세운 단일시즌 최다 타점 기록(146타점)도 깼다. 단일시즌 50홈런-150타점을 동시에 달성한 건 디아즈가 역대 최초다.
올해 이런 디아즈를 만든 건 지난해 가을야구의 활약이 바탕이 됐다. 지난해 루벤 카디네스(키움)의 대체선수로 입단한 그는 29경기에서 타율 0.282, 7홈런으로 준수한 모습을 보였다. 여기까지라면 재계약이 쉽지 않았을 수도 있지만, 그는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를 거치며 9경기에서 홈런 5방을 터트리며 타율 0.353, OPS 1.202로 맹활약했다.
박진만 삼성 감독도 디아즈에 대해 "포스트시즌 때 너무나 큰 활약을 해줬다"고 말할 정도였다. 이런 활약 속에 재계약에 성공한 디아즈는 올해 새 역사를 쓰게 됐다. 자연히 올해 가을야구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

그런데 디아즈는 NC 다이노스와 와일드카드 결정전 2경기에서 7타수 무안타 1삼진에 그쳤다. 좀처럼 시원하게 뻗어나가는 타구가 없었는데, 특히 NC의 좌완 선발 구창모와 로건 앨런을 상대로 어려움을 겪었다. 3번 구자욱과 4번 디아즈가 침묵하면서 삼성은 1승의 우위를 점하고도 힘겹게 2차전을 이겼다.
그래도 디아즈는 SSG 랜더스와 준플레이오프부터 조금씩 타격감을 찾는 모양새다. 1차전에서는 5타수 3안타 1타점으로 팀의 승리를 이끌었고, 2차전에서는 4회 2타점 동점타를 터트리는 등 기여하고 있다.
다만 아직 홈런이 나오지 않는다는 점은 걱정이다. 디아즈는 올해 포스트시즌 4경기에서 장타라고는 준플레이오프 1차전 2루타 하나에 불과하다. 정규시즌 최종전을 포함하면 5게임 연속 무홈런인데, 디아즈가 올 시즌 이 정도로 긴 홈런 가뭄을 겪은 건 8월 중순(8월 10일 KT전~16일 롯데전, 6경기)이 마지막이다.
3차전과 4차전이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다는 점은 긍정적인 요인이다. 삼성은 올해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만 96개의 홈런을 터트렸는데, 그 중에서 디아즈 혼자 32번이나 담장을 넘겼다. 이 기록만으로도 홈런 전체 공동 4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3차전 SSG 선발 드류 앤더슨을 상대로는 2시즌 동안 9타수 1안타에 그쳤다. 하지만 디아즈가 앤더슨에게 유일하게 때려낸 안타가 바로 홈런(8월 6일 인천, 6회 1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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