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라질전 '0-5 굴욕패'를 생각할 틈도 없다. 반드시 다음 상대 파라과이를 잡아야 하는 상황이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오는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남미의 다크호스 파라과이와 친선경기를 펼친다. 앞서 한국은 지난 10일 '영원한 우승후보' 브라질을 상대로 0-5 대패를 당했다. 브라질 공격을 막느라 '캡틴' 손흥민(LAFC)은 슈팅 한 번 날리지 못했고, 믿었던 '철기둥' 김민재(바이에른 뮌헨)마저 치명적인 실수를 범했다. 아쉽지만 전력차가 확연히 드러나는 경기였다.
한국은 2001년 프랑스전 이후 무려 24년 만에 홈에서 5골차로 패했다. 또 브라질전 역대 최다골차 패배도 경험했다. 한국은 브라질과 상대 전적에서 1승8패 열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고개를 숙일 시간조차 없다. 바로 파라과이전을 바라봐야 한다. 이번 경기에 많은 것이 걸렸다. 일단 파라과이전 승리를 통해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을 관리해야 한다. 한국은 FIFA 랭킹 23위를 기록 중인데, FIFA 랭킹에 따라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조추첨 운명도 달라질 수 있다.
북중미 월드컵은 48개 팀이 4개 포트로 나뉜 뒤 추첨을 통해 포트별로 한 팀씩 같은 조에 배정한다. 미국, 멕시코, 캐나다 등 개최국 3팀을 제외한 FIFA 랭킹 1~9위 팀은 포트1에 들어간다. 10~23위는 포트 2에 속한다. 다음 달 A매치 2경기까지 반영된 11월 FIFA 랭킹을 토대로 포트가 배정된다.
상대적으로 높은 포트를 받아야 강팀을 피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더 나아가 '꿀조'까지 노려볼 수 있다. 포트2 끝자락에 걸려 있는 한국이 앞으로 경기에서도 부진할 경우 자칫 포트2를 놓칠 수 있다. 파라과이의 FIFA 랭킹은 한국보다 14계단 낮은 37위다. 한국은 브라질전에서 패해 랭킹 포인트가 떨어질 수밖에 없는데, 만약 랭킹이 낮은 파라과이전까지 진다면 더 불리해진다.

파라과이의 전력도 만만치 않다. 북중미 월드컵 남미 예선을 6위로 통과했고, 미구엘 알미론(애틀랜타) 등이 유명 선수로 꼽힌다. 파라과이는 지난 10일 일본 원정경기에서 2-1로 이기고 있다가, 후반 추가시간 동점골을 내줘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당시 알미론이 선제골을 터뜨렸다. 일본에도 쉽지 않은 상대였다. 다만 상대전적에선 한국이 2승4무1패로 약우세다.
우선 한국은 스리백 전술부터 정비할 필요가 있다. 지난 9월에 열린 미국, 멕시코와 2연전에선 1승1무를 기록, 플랜A로 자리 잡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최강의 공격력을 갖춘 브라질을 만나자 한국의 스리백은 속절없이 무너졌다. 수비가 흔들리면서 미드필더들의 공간이 벌어졌고, 자연스레 공격마저 풀리지 않았다. 약점이 드러난 만큼 파라과이전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홍명보 감독도 브라질전을 마친 뒤 "실점 과정에서 여러 장면이 나왔다. 이런 부분을 앞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민재 역시 스리백에 대해 "장단점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강팀과 경기할 때 수비에서 수적 우위를 가질 수 있지만, 아직은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한 단계인 것 같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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