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짤이랑 영상으로 봤습니다. 머리 이렇게 해가지고(웃음)."
박진만(49) 삼성 라이온즈 감독은 22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2025 신한 SOL 뱅크 KBO 플레이오프(PO) 4차전 종료 후 이른바 '코디 폰태'를 아느냐는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코디 폰태는 한화의 에이스 코디 폰세(31), 그리고 삼성의 선발 최원태(28)를 합친 말이다. 현재 인터넷 커뮤니티 상에는 최원태의 프로필 사진에 폰세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장발을 합성한 사진이 돌아다니며 팬들을 웃게 만들고 있다.
폰세는 올해 KBO 최고의 투수다. 그는 정규시즌 29경기 17승 1패 평균자책점 1.89, 180⅔이닝 252탈삼진의 성적으로 역대 외국인 투수 첫 투수 4관왕(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승률)에 올랐다. 반면 최원태의 시즌 성적은 8승 7패 평균자책점 4.92로, 폰세에 한참 못 미친다.
그러나 가을에는 다르다. 최원태는 준플레이오프 1차전 6이닝 무실점, 플레이오프 2차전 7이닝 1실점으로 2경기 연속 호투를 펼쳤다. 원태인(25)과 함께 삼성 선발진을 이끌고 있다. 반면 폰세는 플레이오프 1차전에 나와 승리투수는 됐으나 6이닝 6실점(5자책)으로 좋지 않았다. 이에 최원태가 폰세에 비견된다는 뜻으로 '코디 폰태'라는 별명이 붙은 것이다.

박 감독뿐만 아니라 선수들도 이를 알고 있다. 3루수 김영웅(22)은 플레이오프 2차전 종료 후 취재진과 만나 "인스타그램에 '코디 폰태'라고 돌아다니는 게 있다"며 "폰태, 폰태 하면 '이제 끝났다'고 하시는데, 올라갈 때마다 잘 던지니까 계속 놀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 '폰태'와 폰세가 맞붙게 됐다. 24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리는 플레이오프 최종 5차전에서 삼성은 최원태, 한화는 폰세를 선발투수로 예고했다. 삼성은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 걸렸고, 한화는 19년 만에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기 위해 도전한다.
삼성은 플레이오프 탈락 위기에서 극적으로 살아남았다. 1승 2패 상황에서 맞이한 4차전에서 5회까지 0-4로 뒤지고 있었으나, 김영웅이 6회와 7회 연타석 3점 홈런을 터트리면서 7-4 역전승을 거뒀다. 원태인이 5이닝을 소화한 후, 헤르손 가라비토가 2이닝을 잘 막아주면서 삼성은 이호성과 김재윤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분위기가 최고조에 오른 상황에서 최원태의 호투가 절실한 삼성이다. 박 감독은 "5차전도 벼랑 끝이다"라며 "최원태가 대전에서 좋은 활약을 해줬다. 컨디션이 좋기 때문에 5차전에서 좀 많이 활약해줬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지난해까지 최원태는 포스트시즌 통산 17경기(6선발)에서 승리 없이 2패 1세이브 3홀드 평균자책점 11.16으로 좋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박 감독은 "이제는 포스트시즌의 사나이 같다"고 칭찬했다. 최원태 본인은 "(그동안) 너무 못해서 비판을 들을 만했다"며 "(올해는) 즐기자고 해서 즐겼는데 잘된 것 같다"고 얘기했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