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플레이오프에서 리그 최고의 원투펀치 공략에 성공한 삼성 라이온즈. '족집게 강사' 이진영(45) 타격코치는 어떤 준비를 하고 왔을까.
삼성은 24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한화 이글스와 2025 신한 SOL 뱅크 KBO 플레이오프(PO·5전 3선승제) 5차전을 치른다.
정규시즌 팀 홈런 1위(161개), 타율 2위(0.271), OPS 1위(0.780)의 강타선을 자랑한 삼성은 이번 가을에도 화력을 자랑하고 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주춤하며 위기도 있었지만, 준플레이오프를 거치며 타선이 터졌다. 준플레이오프는 홈런왕 르윈 디아즈, 플레이오프는 김영웅이 활화산 같은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대전에서 열린 1, 2차전은 삼성 타선의 위력을 알 수 있었다. 상대팀 한화는 1차전에 에이스 코디 폰세, 2차전에 원투펀치 라이언 와이스를 각각 선발투수로 예고했다. 폰세는 17승과 1.89의 평균자책점으로 리그 최초로 투수 4관왕을 달성한 외국인 투수가 됐고, 와이스 역시 16승을 거두고 200개 이상의 삼진을 잡았다.
하지만 삼성 타선은 두 선수를 제대로 공략했다. 1차전에서 2회초 이재현의 2타점 2루타와 강민호의 희생플라이로 3점을 올린 삼성은 4회 김태훈의 솔로포가 터지는 등 폰세에게 6점을 올렸다. 1차전은 불펜이 무너지며 8-9로 패배했지만, 삼성은 2차전에서도 와이스에게 4회까지 5점을 올리며 패전투수를 만들었다.

이름값으로 당연히 잘 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 코치는 고개를 저었다. 그는 "폰세니까 초반부터 잘 쳐야 된다고 생각하는데, 그러면 시즌 내내 폰세가 1선발을 했겠느냐"며 "삼성이 타격이 강하다고 해서 무조건 잘 칠 거라는 건 너무 쉬운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코치는 '틈새'를 언급했다. 대표적인 예가 4차전이었다. 당시 한화는 루키 정우주를 선발투수로 예고했지만, 폰세와 와이스를 모두 대기시키며 총력전에 나섰다. 하지만 6회 올라온 황준서를 공략해 3연속 출루로 한 점을 얻었고, 이어 등판한 김서현에게 김영웅이 동점 3점포를 치며 스코어 4-4를 만들었다.
이 코치는 "뒤에 폰세도 그렇고 다 몸을 풀고 있어서 격차를 줄여야 하는데 벌어지니까 힘들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정우주 볼이 좋았고, 김범수가 나왔고, 갑자기 황준서가 나왔다. 승리조가 아니라고 봤는데 틈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한화 투수들이 다 좋지 않나. 다들 150km 이상 던지는데 누가 쉽게 공략할 거라 생각했겠나"라며 "홈런 뻥뻥 해서 점수 나긴 쉽지 않다. 대신 틈이 보였을 때 그걸 공략하는 게 포인트가 될 것 같다"고 했다.

4차전에서 김영웅이 동점포를 쳤을 때 이 코치는 박진만 감독과 함께 마치 팬처럼 두 팔을 들고 기뻐하는 모습이 잡혔다. 그는 "그제는 로또 당첨된 것 같았다"며 웃었다.
김영웅은 6회 타석에서 김서현의 패스트볼 2개에 타이밍이 늦으며 헛스윙을 했지만, 3구째 낮은 직구를 기어코 받아쳐 담장을 넘겼다. 이 코치는 "직구 3개를 노릴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기본적으로 150km 넘는 투수들은 그 타이밍에 칠 수는 있지만 100% 직구를 확신하고 치진 않는다"고 했다. 이어 "모험을 걸었거나 '삼진 먹어도 되니까, 직구에 늦으니 낮게 보고 칠 거야' 생각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이 코치는 너무 김영웅에게 포커스가 맞춰진 상황은 경계했다. 그는 "한화에서는 김영웅에 대해 경계할 것이다. 너무 영웅이에게 포커스가 맞춰지면 상대는 '쟤만 잘 피하면 돼'라고 분명히 생각할 것"이라며 "또 다른 '미친 선수'가 나와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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