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플레이오프에서 보여준 기세와 패기가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다. 한화 이글스가 잠실 2경기에서 모두 완패를 경험하고 대전으로 향하게 됐다. LG 트윈스는 4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LG는 2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 리그 포스트시즌(PS)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 2차전에서 한화를 13-5로 제압했다.
이로써 LG는 홈 2경기를 모두 잡으며 한국시리즈 우승 확률 90.5%를 잡았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2연승으로 시작한 팀은 21팀이 있었고 그 팀의 우승 횟수는 19회에 달했다. 반면 마운드가 무너지고 실책으로 분위기를 완전히 내줘 벼랑 끝 위기에 몰렸다.
선발 투수들이 모두 무너졌다. LG 임찬규는 3⅓이닝 5피안타(2피홈런) 3볼넷 2탈삼진 5실점(4자책), 한화 류현진은 3이닝 7피안타(1피홈런) 1볼넷 2탈삼진 7실점으로 무너졌다.
불펜 싸움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6명의 투수가 등판한 한화 불펜이 5이닝 동안 6점을 내준 반면, 5명의 LG 불펜은 무실점으로 남은 5⅔이닝을 틀어막았다.
화력의 차이도 무시 못했다. 한화는 1회초 문현빈과 노시환의 연타석 홈런으로 기선을 제압했으나, 그것이 마지막이었다. 멀티히트를 기록한 선수가 업었다.
그러나 LG에서는 문보경기 5타수 4안타(1홈런) 5타점 2득점으로 타선을 이끌었고, 박동원도 쐐기 투런을 포함해 3타수 2안타 4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했다. 구본혁도 하위 타선에서 3타수 1안타 2타점으로 타격감을 뽐냈다.


이날 LG는 홍창기(우익수)-신민재(2루수)-오스틴 딘(지명타자)-김현수(좌익수)-문보경(1루수)-오지환(유격수)-박동원(포수)-구본혁(3루수)-박해민(중견수)으로 타선을 구성했다. 선발 투수는 임찬규.
이에 맞선 한화는 황영묵(2루수)-루이스 리베라토(중견수)-문현빈(좌익수)-노시환(3루수)-채은성(1루수)-손아섭(지명타자)-하주석(유격수)-최인호(우익수)-최재훈(포수)으로 타선을 꾸렸다. 선발 투수는 류현진.
전날 7안타에도 2점에 그쳤던 한화가 시작부터 몰아쳤다. 임찬규의 실투를 놓치지 않았다. 1회초 선두타자 황영묵이 중전 안타로 포문을 열었다. 문현빈은 3구째 체인지업을 통타해 우월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 뒤이어 노시환이 2구째 직구를 중앙 담장 밖으로 보내는 백투백 홈런을 쳤다. 손아섭이 좌익선상 2루타로 기회를 이었고, 하주석이 중전 1타점 적시타로 4-0을 만들었다.
LG는 가볍게 4점을 극복했다. 2회말 선두타자 김현수가 중전 안타, 문보경이 우중간 안타, 오지환이 볼넷으로 무사 만루가 됐다. 박동원이 좌중간 2타점 적시 2루타로 만회했다.
행운도 따랐다. 구본혁이 친 타구가 류현진을 맞고 2루 방향으로 굴절된 것. 한화 2루수 황영묵이 2루 베이스로 몸을 던지고 있어 역동작이 걸렸다. 그 사이 박동원과 오지환이 모두 홈을 밟았다. 4-4 동점.
LG 타선은 집요했다. 박해민은 희생번트로 1사 2루를 만들었고 홍창기가 우중간 1타점 적시타로 5-4 역전을 만들었다. 3회말에는 문보경의 안타에 이어 박동원의 좌월 투런포가 터지면서 7-4로 달아났다.

한화도 기회를 잡았다. 4회초 1사에서 최인호가 볼넷을 골랐고 최재훈의 바운드 큰 땅볼 타구를 유격수 오지환이 놓쳐 1, 2루가 됐다. 임찬규는 황영묵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주며 끝내 강판됐다.
신인 김영우는 부담감을 이기지 못했다. 리베라토를 2루수 뜬공으로 잡았으나, 문현빈에게 볼 4개를 연거푸 주며 밀어내기 볼넷을 줬다. 한화의 5-7 추격. 결국 필승조 김진성이 등판해 노시환을 포크로 돌려세우며 길었던 4회초가 끝났다.
LG 타선은 또 한 번 한화 마운드를 두들겼다. 4회말 1사에서 홍창기가 김종수의 공에 맞아 출루했다. 오스틴과 김현수가 볼넷으로 모든 루를 채웠고 문보경의 우측 담장으로 향하는 대형 2루타에 주자 일소했다. LG의 10-5 리드.
7회 치명적인 실책 하나가 LG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7회말 선두타자 오지환이 중견수 키를 넘기는 대형 2루타를 때렸다. 박동원의 희생번트 때 한화 3루수 노시환이 1루에 악송구하며 추가 실점을 허용했다.
문보경은 큼지막한 투런 아치로 데일리 MVP를 확정했다. 8회말 2사 1루에서 정우주의 한가운데 직구를 통타해 좌측 담장을 크게 넘겼다.
한화는 이 점수를 뒤집지 못하며 그대로 2패를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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