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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A 7.17' 40세 방출 투수 대반전, '무려' 4년 연속 필승조→KS 최고령 투수 되다니... LG 최고 영입 '우뚝'

'ERA 7.17' 40세 방출 투수 대반전, '무려' 4년 연속 필승조→KS 최고령 투수 되다니... LG 최고 영입 '우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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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김동윤 기자
2025 KBO리그 한국시리즈 2차전 LG 트윈스 대 한화 이글스전이 27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LG 김진성이 역투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NC 다이노스에서 방출되고 직접 전화를 돌리며 구직활동을 하던 4년 전 12월만 해도 상상할 수 있었을까. LG 트윈스 최고의 영입으로 우뚝 선 김진성(40)이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 승리 투수의 기쁨까지 안았다.


LG는 2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 리그 포스트시즌(PS)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 2차전에서 한화를 13-5로 제압했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2연승으로 시작한 팀은 21개 팀이었다. 그들 중 19개 팀이 최종 우승까지 해내 그 확률은 무려 90.5%에 달한다.


초장부터 천적 류현진을 홈런 포함 7안타로 3이닝 7실점으로 두들긴 LG지만, 간담이 서늘한 순간이 있었다. LG가 7-4로 앞선 4회초였다. 선발 임찬규가 최인호에게 볼넷을 주고 최재훈의 땅볼 타구가 크게 바운드가 되면서 유격수 오지환이 공을 한 번에 처리하지 못했다. 뜨거운 타격감을 자랑하던 황영묵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주며 1사 만루 위기를 만들고 임찬규는 강판.


염경엽 LG 감독은 후반기 필승조로 거듭난 강속구 신인 김영우(20)를 마운드에 올렸다. 하지만 김영우는 루이스 리베라토를 2루 뜬공으로 잡고 문현빈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주며 흔들렸다. 다음 타석은 국가대표 4번타자 노시환. 더욱이 노시환은 1회 문현빈과 백투백 홈런을 치며 타격감이 좋은 상태였다. 김진성의 최대 무기는 포크. 시작부터 김진성은 포크를 연거푸 떨어트리며 0B2S의 유리한 카운트를 점했다.


3구째 직구와 4구째 포크는 크게 빗나갔고 5구째 바깥쪽으로 떨어트린 포크도 노시환이 아슬아슬하게 쳐냈다. 여기서 LG 배터리의 의외의 선택이 나왔다. 6구째 바깥쪽으로 높은 직구를 던졌고 예상 밖 선택지에 노시환의 방망이가 크게 헛돌았다. 헛스윙 삼진. 한화의 추격에 찬물을 끼얹는 아웃 카운트였다.


2025 KBO리그 한국시리즈 2차전 LG 트윈스 대 한화 이글스전이 27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LG 김진성이 4회 구원 등판, 2사에서 한화 노시환을 삼진으로 돌려세운 후 더그아웃에서 동료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이후 한화 타선은 별다른 기회를 잡지 못했다. 5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김진성은 채은성을 3구 삼진으로 잡은 것을 포함해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6회 송승기와 바톤 터치했고 그렇게 승리 투수가 됐다.


김진성의 첫 한국시리즈 승리였다. 마무리 투수로서 NC를 창단 첫 우승으로 이끈 2020년에도 그는 3홀드만 챙겼었다. 김진성은 40세 7개월 20일로, 종전의 가득염(SK 와이번스)이 2008년 10월 30일 잠실 4차전에서 두산을 상대로 39세 29일의 한국시리즈 최고령 승리 기록을 갈아치웠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김진성은 "나도 너무 갑자기 올라가서 시간이 제대로 없었다. 그래도 집중력을 최대한 발휘해서 늘 하던 대로 다 막아주겠다는 생각으로 나섰다"고 말했다.


이어 "타자도 내 포크를 노릴 거라 생각했고, 그 상황에선 포크가 가는 게 맞았다. 그런데 요즘 직구가 구속이 많이 나오지 않아도 데이터상으로 수직 무브먼트나 회전수가 좋게 나와서 한 번 믿고 던진 것이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 자신 있었다기보다 집중해서 하던 대로 다 막아주겠다는 생각으로 던졌다"고 강조했다.


LG 김진성이 2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2차전을 마치고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김동윤 기자

한국시리즈에서 무척 강했다. 김진성은 NC 시절 2016년, 2020년, LG에 와서 2023년, 2025년 네 번의 한국시리즈를 경험하면서도 아직 실점이 하나밖에 없다. 11경기 1승 무패 4홀드, 10이닝 8탈삼진으로 유일한 실점도 첫 한국시리즈였던 2016년 데뷔전뿐이다. 이후 10경기에서는 무실점을 기록하며 NC의 창단 첫 우승과 LG의 29년 만의 한국시리즈 제패를 견인했다.


이에 김진성은 "한국시리즈는 마지막일지 모른다는 간절함이 더해서 그런 것 같다. 내 나이에는 또 이게 언제 올지 모르는 기회니까 항상 마지막이라는 생각을 갖고 던진다"고 답했다. 최고령 투수 기록에서도 "나이 때문에 베테랑들이 위험 부담이 있다는 시선이 좋지 않았다. 나이로 야구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생각한다"라며 "노경은 형을 바라보며 야구하고 있다. (노)경은이 형도 앞서 인터뷰했듯이 서로를 보며 달려가고 있다"고 전했다.


4년 전 NC에서 방출됐던 기억을 떠올리면 그야말로 대반전 시나리오다. 김진성은 4년 전 NC에서 42경기 2승 4패 9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7.17을 기록해 "끝났다"는 혹평을 들었다. 하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직접 타 구단에 전화를 돌리며 자신을 어필했고, LG 차명석 단장이 테스트 없이 바로 영입한 것은 유명한 일화다.


4년 연속 두 자릿수 홀드, 3년 연속 20홀드를 비롯해 올해는 커리어 처음으로 30홀드를 넘기면서 노익장 신화를 쓰고 있다. 내년에도 활약을 기대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김진성은 "단장님이 좋게 봐주시면 되지 않을까"라고 가볍게 웃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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