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날 연장 18회 경기를 치른 후 곧바로 선발투수로 나온 오타니 쇼헤이(31·LA 다저스). 통한의 홈런 한 방에 울었다.
오타니는 29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2025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WS·7전 4선승제) 4차전에서 다저스의 선발투수로 등판했다.
상대 중심타자 조지 스프링어가 옆구리 부상으로 라인업에서 빠진 가운데, 오타니는 1회초 네이선 루크스를 좌익수 뜬공,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를 스위퍼를 통해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보 비솃의 볼넷과 애디슨 바저의 안타로 1, 2루 위기에 몰렸으나, 알레한드로 커크를 1루수 플라이로 잡았다.
고비를 넘긴 오타니는 2회초를 삼자범퇴로 처리했고, 다저스 타선도 2회말 1사 1, 3루에서 키케 에르난데스의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올렸다.
2회까지 잘 던지던 오타니는 3회 홈런 한 방에 역전을 허용했다. 1사 후 루크스에게 안타를 허용한 후, 게레로에게 던진 4구째 스위퍼가 그만 높게 들어오고 말았다. 게레로는 이를 놓치지 않았고, 바로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2점 홈런을 터트렸다. 스코어가 3-2로 뒤집히는 순간이었다.
홈런을 허용한 후 입술을 앙다물었던 오타니는 흔들리지 않았다. 비솃을 단 1구로 1루수 땅볼로 잡아낸 그는 바저에게도 초구부터 99마일의 패스트볼을 뿌렸다. 결국 몸쪽 스플리터를 통해 좌익수 뜬공을 유도하며 추가 실점은 하지 않았다.

이후 오타니는 자극을 받은 듯 페이스를 끌어올렸다. 4회 커크-달튼 바쇼-어니 클레멘트를 모두 삼진으로 잡으며 깔끔히 이닝을 막았다. 커브로 2개, 패스트볼로 1개의 삼진을 만들며 다양한 레퍼토리를 보여줬다.
5회 선두타자 안드레스 히메네스까지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4타자 연속 삼진을 기록한 오타니는 2사 후 루크스에게 중견수 앞 안타를 맞았다. 하지만 전 타석 홈런을 때린 게레로에게 초구부터 한가운데 패스트볼을 던지더니, 결국 중견수 직선타로 처리하며 복수에 성공했다.
오타니는 6회 비솃을 좌익수 플라이로 잡아내 가벼운 출발에 나섰다. 이어 앞서 안타를 때렸던 바저의 땅볼을 자신이 잡고 1루로 송구해 처리한 그는 커크까지 바깥쪽 스위퍼로 헛스윙 삼진을 만들며 이닝을 끝냈다.
전날 투수 10명을 쏟아낸 상황에서 불펜 소모를 막기 위해 7회에도 올라온 그는 선두타자 바쇼에게 안타를 맞았고, 클레멘트에게도 좌중간 2루타를 허용해 무사 2, 3루가 됐다. 결국 오타니는 여기서 마운드를 내려가고 말았다.
이날 오타니는 6이닝 동안 93구를 던지며 6피안타 1볼넷 6탈삼진 4실점을 기록했다. 최고 구속은 99.0마일(3회)이 나왔는데, 5회 게레로 타석에서만 2번을 던졌다. 첫 월드시리즈 등판에 나섰던 그는 이제 구위나 이닝 소화력에 문제가 없다는 걸 증명하며 호투를 펼쳤다. 다만 1-2로 지던 상황에서 내려가 승리투수는 되지 못했다.
앞서 전날 열린 3차전에서 오타니는 1번 지명타자로 출전, 9타석 4타수 4안타(2홈런) 3타점 3득점 5볼넷을 기록하며 무려 9차례 출루에 성공했다. 3회와 7회 동점 솔로포를 터트리며 쾌조의 감각을 보였고, 그러자 토론토는 무려 3번이나 주자 없는 상황에서도 오타니를 고의4구로 걸렀다.
연장 18회 경기에서 비록 지명타자로 나왔지만, 피로도가 없을 수는 없었다. 그래도 오타니는 하루의 휴식도 없이 곧바로 선발투수로 등판해 좋은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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