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트윈스 한국시리즈 우승 3루수 구본혁(28)이 SSG 랜더스 신인 이율예(19)에게 다시 한번 고마움을 전했다.
구본혁은 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년 한국시리즈 우승 기념 '한국시리즈 통합우승 IN 잠실' 행사를 앞두고 "어제(10월 30일) 내가 또 이율예 선수를 샤라웃(상대를 존중한다는 의미 혹은 행위)했다. 우리 장군님이 정규시즌 타이브레이커 게임을 막아줘서 정말 고마웠다"고 말했다.
전날 LG는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 5차전에서 한화 이글스를 4-1로 제압하고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정상에 섰다. 이로써 LG는 1990년, 1994년, 2023년에 이어 통산 4번째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첫 한국시리즈 출전에 첫 우승이건만, 구본혁에게는 기쁨만 가득했는데 이유가 있었다. LG는 올해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극적으로 1위를 확정했다. 1일 잠실 NC 다이노스와 시즌 최종전에서 3-7로 패해 같은 시간 2위 한화 이글스의 잔여 경기에 따라 타이브레이커 게임이 남아있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LG 경기가 끝난 후 SSG가 2-5로 지고 있던 9회말 김서현을 상대로 현원회가 좌월 투런포, 이율예가 또 한 번 좌월 투런포를 쏘아 올리며 극적인 6-5 역전승을 일궈냈기 때문. 그러면서 LG의 정규시즌 1위가 확정됐었다. 특히 끝내기 홈런을 친 이율예의 폭발적인 배트 플립에 장군님이란 별명이 붙었고, LG 선수들도 고마움을 표현한 바 있다.
이때를 떠올린 구본혁이다. 구본혁은 정규 1위 확정 당시 구단 유튜브를 통해 이율예에 대한 고마움을 적극적으로 표현한 바 있다. 올해 구본혁은 "개인적으로 정규시즌 우승이 더 간절했다. 144경기 레이스의 끝이었고 감동이 더 커서 한국시리즈 때는 오히려 눈물이 나지 않았다.

그 후 한 번도 마주친 적은 없었지만,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있었다고. 구본혁은 "아직 개인적인 연락은 못 하고 이율예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팔로우만 했다. (이)율예가 바로 받아줬는데 DM(다이렉트 메시지)은 하지 않았다. DM까지 하면 마무리캠프하시는데 방해될까 봐... 나중에 경기장에서 보면 인사를 하려 한다"고 웃었다.
정규시즌 슈퍼 유틸리티로 활약했던 구본혁은 한국시리즈 주전 3루수로 5경기 연속 출전해 당당하게 우승 주역으로 거듭났다. 유격수 오지환-2루수 신민재-1루수 문보경과 함께 촘촘한 그물망 수비를 선보이며, 염경엽 감독의 선택이 옳았음을 증명했다. 타격에서도 타율 0.333(15타수 5안타) 2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12로 맹타를 휘둘렀다.
구본혁은 "3루수로 선발 출전하는 건 1차전 전날 알게 됐다. 청백전 하다가 (1루수) 오스틴이 주루 도중 다쳐서 그렇게 됐다. 들었을 때 행복했다. 아무래도 좌익수로 나갈 확률이 있었는데 아직 경험을 많이 해보지 못한 포지션이라 걱정이 있었다. 3루는 외야보다 자신이 있으니까 더 잘할 거라는 확신을 가지고 나섰다. 내가 할 수 있는 것만 하다 보면 결과는 따라올 거라 믿었다"고 강조했다.
정규시즌에도 파울 담장을 넘는 스파이더맨 수비 등으로 신스틸러 활약을 했던 구본혁은 한국시리즈에서도 하이라이트 필름에 나올 만한 장면을 만들었다.

한국시리즈 5차전 3회말 무사 1, 2루에서 문현빈의 번트 타구를 땅볼 처리할 수 있었음에도, 구본혁은 고의로 파울 처리했다. 이후 앤더스 톨허스트가 문현빈을 병살 처리하며 한화 더그아웃의 분위기를 차갑게 식혔다.
구본혁은 "내 인생 최고의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공의 스핀이 보여서 파울 라인을 벗어나갈 것이라고는 확신했다. 톨허스트의 구위를 믿고 있었기 때문에 파울로 내보내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문현빈 선수가 잘 치고 있었지만, 그때쯤이면 못 칠 때도 됐다고 봤다. 잘 막아줘서 톨허스트 선수에게도 감사했다. 너무 행복했고 세리머니도 투수가 해야 하는데 내가 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LG 선수단은 주장 박해민의 급작스러운 제의로 행사에 입장하는 2만 2000명의 팬에게 응원 타올을 직접 나눠줬다. 구본혁을 비롯한 선수단은 팬들의 "우승해줘서 감사하다"는 말에 고개를 숙이고 적극적인 팬서비스에 나섰다.
구본혁은 "팬분들 덕분에 한 시즌을 잘 마칠 수 있었다. 또 내 유니폼이 너무 많이 보여서 기분 좋았다. 유니폼을 많이 사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 잘생겼다, 파마가 잘 어울린다는 말도 들었다"고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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