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애 첫 LPGA 우승이 마지막 홀에서 미끄러졌다. 최혜진(26)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뱅크 챔피언십(총상금 300만 달러)에서 사흘 연속 선두를 지키며 우승을 눈앞에 뒀지만, 마지막 날 타수를 잃으며 연장전 끝에 준우승에 머물렀다.
최혜진은 2일(한국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골프 앤드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메이뱅크 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2개와 보기 3개를 묶어 1오버파 73타를 쳤다. 최혜진은 최종 합계 18언더파 270타를 기록하며 야마시타 미유(일본), 한나 그린(호주)과 함께 공동 선두로 연장전에 돌입했다.
연장전 결과 야마시타가 1차 연장에서 버디를 기록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대회 막바지까지 선두를 달리던 최혜진은 아쉽게 준우승하며 생애 첫 LPGA 승리를 놓쳤다.
최혜진은 1라운드 64타, 2라운드 66타, 3라운드 67타로 완벽한 흐름을 이어가며 사흘 내내 단독 선두를 달렸지만, 마지막 날 들어 경기 흐름이 끊겼다. 경쟁자들이 타수를 줄이는 가운데 최혜진은 9번홀과 10번홀, 12번홀에서 보기를 범하며 공동 3위까지 밀렸다. 16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아 공동 선두를 회복한 뒤 18번홀(파5)에서의 버디 퍼트가 오른쪽으로 살짝 빗나가며 연장전을 피하지 못했다.
연장전은 기상 악화로 지연되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이어졌다. 18번홀(파5)에서 치러진 1차 연장에서 최혜진은 다시 한 번 버디 퍼트를 놓쳤고, 야마시타는 까다로운 중거리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우승을 확정했다.
야마시타 미유는 3라운드까지 최혜진에게 8타 뒤져 있었지만, 마지막 날에만 7타를 줄이는 맹타를 휘두르며 기적 같은 역전을 완성했다. 8월 AIG 여자오픈 제패 이후 불과 3개월 만에 또 하나의 정상에 오르며 시즌 2승을 기록했다.

2022년 LPGA 투어에 데뷔한 최혜진은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했지만, 유독 우승과 연이 없었다. 최혜진은 이번 대회까지 통산 123번째 출전에서도 우승의 한을 풀지 못했지만, 583만4969달러(약 83억 5000만 원)의 상금을 쌓으며 LPGA 투어에서 우승이 없는 선수 중 가장 많은 상금을 기록 중이다.
이번 대회에서도 최혜진은 압도적인 기량을 보여주며 첫 승 기대를 높였다. 하지만 마지막 라운드에서 흔들린 퍼트가 발목을 잡았다. 완벽했던 사흘과 달리 마지막 날에는 타수를 잃으며 우승 트로피를 눈앞에서 놓쳤다.
올 시즌 최혜진은 셰브론 챔피언십(공동 9위), 멕시코 리비에라 마야 오픈, US 여자오픈(이상 공동 4위), 마이어 클래식(2위), KPMG 여자 PGA 챔피언십(공동 8위), ISPS 한다 스코틀랜드 여자오픈(공동 10위), FM 챔피언십,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이상 공동 7위) 등에서 8차례 톱10에 들며 꾸준함을 입증했다.
이번 아시안 스윙 세 번째 대회였던 메이뱅크 챔피언십에서도 최혜진은 세 라운드 내내 단독 선두를 달리며 시즌 첫 승과 생애 첫 LPGA 우승을 동시에 노렸다. 하지만 이번 대회 마지막 순간 야마시타 미유의 폭발적인 뒷심에 막혀 우승 문턱에서 멈췄다.
한편 김세영은 이날 6타를 줄이며 최종 합계 17언더파 271타로 공동 4위에 올랐고, 김아림은 세계랭킹 1위 지노 티띠꾼(태국)과 함께 공동 4위로 대회를 마쳤다. 리디아 고(뉴질랜드), 후루에 아야카(일본)는 16언더파 272타로 공동 9위에 자리했다. 윤이나는 15언더파 273타로 단독 11위를 기록하며 시즌 첫 톱10 진입을 아쉽게 놓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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