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과 16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일본과 원정 평가전에서 안현민(22·KT 위즈)은 그야말로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에서 가장 핫한 선수 가운데 하나였다. 양 팀 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2경기 연속 홈런을 때려냈다. 경기를 앞두고도 일본이 경계해야 할 선수로 꼽혔던 안현민은 그대로 자신의 기량을 선보였다.
안현민은 일본을 상대한 평가전 2경기에서 자신의 진가를 유감없이 뽐냈다. 지난 15일 일본전서 0-0으로 맞선 4회 모리우라 다이스케(히로시마 도요카프)를 상대로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선제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 16일 경기에서도 한국이 5-7로 뒤진 8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안현민은 다카하시 히로토(주니치 드래곤즈)의 4구째 속구(152km)를 공략,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아치를 그렸다. 두 번의 타석 모두 맞는 순간 그야말로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는 큼지막한 타구가 나왔다.
스포츠 호치 등에 따르면 이바타 히로카즈(50) 일본 대표팀 감독은 15일 1차전을 마친 뒤 공식 기자회견에서 "안현민은 영상에서 본 그대로였다. 연습도 봤지만 매우 파워가 있는 타자였다. 타구 비거리가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 정도로 맞히는 선수는 일본에도 없는 메이저리그급 선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혀를 내둘렀다.
일본 매체들은 경기를 앞두고도 안현민에 대한 경계심을 숨기지 않았다. 지난 14일 도쿄스포츠 역시 "일본에 새로운 위협이 되는 한국 타자가 있다. 바로 22세의 안현민이다. KBO 리그 4년 차인 이 선수는 KT 위즈의 주력 타자다. 이번 시즌 22홈런과 80홈런으로 리그 최고 타자로 올라섰다. OPS(출루율+장타율) 역시 1.018로 경이롭다. 레슬러의 체형을 가진 그는 근육질의 몸매를 갖고 있다. KT의 연고지가 수원이기에 '수원의 고릴라'라는 별명이 있는 선수"라고 소개했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일본은 평가전을 앞두고 대부분의 한국 선수들에 대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 보고서를 입수해 전력 분석을 했다. 도쿄스포츠는 안현민에 대해 "올해 22홈런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가운데 담장, 백스크린 방향이다. 좌중월, 우중월 등 다양한 방향으로 장타를 치고 있는 선수"라고 보고서의 일부를 전했다.
일본 대표팀 관계자 역시 "안현민을 일본 선수에 비교하자면 이번 시즌 한신 타이거즈에서 23홈런을 때려낸 외야수 모리시타 쇼타(25)가 파워업한 느낌이다. 방망이에 맞추는 정확성도 굉장히 뛰어나다"고 했다.
17일 오후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돌아온 안현민은 일본과 2경기를 치른 소감에 대해 "긴장은 하나도 되지 않았다. 사실 크게 다른 것이 없었다. 좋은 투수와 상대하는 것은 KBO 리그에서도 했던 것이기 때문에 긴장하거나 그런 느낌은 없었다"고 밝혔다.
도쿄돔에서 연이틀 홈런을 때린 손맛에 대한 질문에 안현민은 "한국과 같았다. 야구장에 대한 차이는 없었던 것 같다. 일본이라서 한국 팬분들이 조금 적었다는 부분만 있었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일본 감독의 극찬을 받았다는 지적에 안현민은 "안 그래도 기사가 있길래 저도 한번 읽어봤다. 정확히 보시면 아시겠지만, 제가 메이저리그급의 선수라는 것이 아니라 그 타구 스피드와 비거리가 메이저리그급이라는 표현을 해주신 것 같았다. 딱 그 정도였고, 아직 조금 더 가야 할 길이 멀었다고 생각한다"고 웃은 뒤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는 꿈의 무대기에 나가보고 싶다. 나갈 수 있다면 너무 감사할 것이고, 그렇게 하고 싶다. 나가게 된다면 어떤 역할을 맡을 수 있을지 이미지를 만들어본다면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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