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
Starnews

"편지 직접 썼다, 한화 팬이 가장 마음에 걸려서..." 보호 명단 제외 자청→예정된 이적에도 아쉬움이 남았다

"편지 직접 썼다, 한화 팬이 가장 마음에 걸려서..." 보호 명단 제외 자청→예정된 이적에도 아쉬움이 남았다

발행 :

이태양이 24일 잠실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린 2025 신한 쏠뱅크 KBO어워즈에서 퓨처스리그 평균자책점상과 승리상을 수상하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KIA 이태양이 24일 서울 롯데호텔 월드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 시상식'에서 퓨처스리그 북부리그 상을 수상한 후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김동윤 기자

또 한 번 대전을 떠나게 된 베테랑 투수 이태양(35·KIA 타이거즈)이 새로운 팀에서의 활약을 기대했다.


이태양은 지난 24일 서울 롯데호텔 월드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 시상식'에서 북부리그 승리상을 수상했다.


프로 16년 만의 첫 개인 타이틀 수상이다. 비록 무대는 퓨처스리그였으나, 활약은 눈부셨다. 1군 통산 422경기 38승의 잔뼈 굵은 투수답게 한화 소속으로 퓨처스리그 27경기 8승 무패 평균자책점 1.77로 2군 무대를 지배했다. 하지만 얼마 전 KBO 2차 드래프트에서 KIA로 이적했고, 상은 KIA 소속으로 수상했다. 덕분에 올해 저조한 성적을 거둔 KIA는 1·2군 통틀어 유일한 타이틀 홀더를 보유할 수 있었다.


"이제는 KIA 선수가 된 이태양이다"라고 말문을 연 이태양은 "올 시즌 함께한 한화 퓨처스 감독, 코치진에 감사하다. 이 상은 어디서든 최선을 다해 나온 결과라 생각한다. 이제는 광주 챔피언스필드에서 보여드리도록 하겠다"고 말해 많은 박수를 받았다.


이때 전 소속팀 한화 손혁 단장도 단상에 올라와 직접 꽃다발을 주며 축하했다. 시상식 후 취재진과 만난 이태양은 "손혁 단장님이 웃으며 축하해 주셔서 기분 좋았다. 내가 장난으로 '저랑 (안)치홍이 보내더니 바로 강백호 잡아 오고 단장님 얼굴이 너무 좋으세요'라고 했다. 그러니까 '그런 말 하지 마'라고 웃으며 장난을 받아주셨다. 내가 야구를 계속할 수 있게 도와주셔서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뒷이야기를 밝혔다.


이태양은 시즌 종료 후 2차 드래프트를 앞두고 35명의 보호 선수 명단에서 자신을 제외해줄 것을 구단에 직접 요청했다. 뛰어난 퓨처스리그 성적에도 올해 1군에서는 14경기 출전에 그치는 등 사실상 전력 외 판정을 받았다. 이에 이태양은 "모르겠다. 올해 퓨처스리그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며, 나 스스로는 아직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했다. 계약 기간이 1년 남았는데 이렇게 또 1년을 보내기에는 하루가 아깝고 소중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답했다.


2026 KBO 2차 드래프트 결과. 이태양(빨간색 네모)이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KIA의 지명을 받았다. /사진=KBO 제공
한화 시절 이태양.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그러면서 "한화를 떠나는 게 정말 마음이 아프지만, 그래도 우리 가족과 아이를 볼 생각을 하면 야구를 계속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내가 먼저 면담을 요청했다. 섭섭한 마음보다는 어느 팀이든 감독님 선호도와 원하는 스타일이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그 부분을 못 맞췄다고 생각하고, 더 스스로 발전해야겠다는 마음으로 퓨처스에서 시간을 보냈다"고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이태양이 보호 선수 명단에서 제외된 이상 이적은 당연했다. 결국 전체 3순위 지명권을 가진 KIA가 그를 보상금 4억 원에 1라운드 전체 2번으로 데려갔다. 내년 시즌은 일단 대전에 있는 가족들과 떨어져 이태양 홀로 광주에서 지낼 예정이다.


한화와 두 번째 이별이다. 이태양은 효천고 졸업 후 2010 KBO 신인드래프트 5라운드 전체 36순위로 한화 이글스에 지명됐다. 암흑기 시절 한화의 선발 한 축을 지탱했다. 2018년에는 불펜으로 변신해 63경기 4승 2패 12홀드 평균자책점 2.84로 11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의 주역이 됐다.


2020년 시즌 중 노수광과 일대일 트레이드로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로 트레이드되며 한화와 첫 번째 이별을 했다. SSG에서 이태양은 2022년 한국시리즈 우승에 공헌하고 한화로 금의환향했다. 많은 팀의 좋은 조건에도 이태양은 4년 총액 25억 원으로 친정팀 복귀를 선택했었다.


이태양이 2022년 겨울 한화 이글스로 복귀하며 찍은 사진.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이태양(맨 오른쪽)이 가족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며 한화 이글스 팬들에게 이별을 고했다. /사진=이태양 SNS 갈무리

그런 만큼 한화 팬만큼이나 본인의 아쉬움이 컸다. 2차 드래프트 종료 후 그는 자신의 SNS에 "첫사랑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한화는 제가) 프로 선수로서 첫발을 디딘 팀이고 오랜 시간 함께했던 팀이었습니다"라는 문구가 담긴 장문의 편지를 남겨 팬들의 마음을 울렸다.


인터뷰 종료 후 SNS 편지에 관한 질문에 이태양은 "물론 내가 직접 썼다. 사실 내가 책도 좋아하고 많이 읽는 편이다"라고 유쾌하게 받아치면서 "이적이 결정됐을 때 한화 팬분들이 가장 마음에 걸렸다. 그래서 편지는 내가 직접 쓰고 싶었다. 나도 대전에서 많이 던지고 싶었는데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고 씁쓸한 웃음을 남겼다.


대전 생활에 대한 아쉬움을 뒤로 하고 새 팀 KIA를 향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이범호 KIA 감독은 그저 아프지 말라고 당부만 했다는 후문. 이태양은 "KIA는 지난해 우승팀이고 기본적으로 전력이 굉장히 탄탄한 팀이다. 올해는 부상자가 많이 나오면서 힘든 시즌을 겪었는데, 그 부분만 해결된다면 KIA가 다시 우승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라고 힘줘 말했다.


이어 "KIA가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이 우승한 팀인데 괜한 건 아니라 생각한다. 내게도 항상 상대할 때 어려운 팀이었다"라며 "올해 퓨처스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기에 내년 많은 관중 앞에 설 생각에 기대가 크다. KIA는 보직을 가리지 않고 던졌던 내 모습이 필요로 한 것이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이태양이 가족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며 한화 이글스 팬들에게 이별을 고했다. /사진=이태양 SNS 갈무리

추천 기사

스포츠-야구의 인기 급상승 뉴스

스포츠-야구의 최신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