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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크도 없는데 체리 사던 롯데, 결국 원점서 다시 출발한다... '육성→뎁스 강화→전력보강' 선순환 기대

케이크도 없는데 체리 사던 롯데, 결국 원점서 다시 출발한다... '육성→뎁스 강화→전력보강' 선순환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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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선수들이 마무리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케이크도 안 만들어졌는데 체리를 올릴 수는 없다. FA(프리에이전트) 시장에서 조용한 흐름을 이어가는 롯데 자이언츠가 내실을 다지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롯데는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크게 눈에 띄지 않는 모습이다. 2차 드래프트에서 김영준과 김주완(이상 LG 트윈스), 최충연(삼성 라이온즈)을 지명한 게 선수 영입의 전부다.


FA 시장에는 롯데가 노려볼 만한 자원들이 여럿 있었다. 내야진 강화를 위한 카드인 박찬호(30)나, 약점이었던 장타력을 보강하기 위해 강백호(26)를 데려올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롯데는 최대한 오버페이, 패닉 바이를 지양하고자 했고, 이들은 모두 다른 팀과 손을 잡았다.


언뜻 이해가 가지 않는 모양새다. 롯데는 올 시즌 66승 72패 6무(승률 0.478)의 성적을 거두며 7위로 마감했다. 기록만 보면 지난해(승률 0.471)와 큰 차이는 없지만, 올해는 8월 중순까지 3위 자리를 지키며 희망을 보여줬다. 8월 초에는 포스트시즌 진출 확률이 한때 94.9%(KBO PS Odds 기준)까지 오르기도 했다.


그렇다면 FA 영입이 '화룡점정'이 될 수도 있다. 부족한 포지션의 전력보강에 성공한다면 더 높은 곳으로 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런 시선에서 롯데의 FA 시장 참전을 예상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었다.


롯데 선수들이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하지만 현실은 냉정하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롯데의 올해 팀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은 16.91로 7위였다. WAR 순위(9위)보다 팀 순위(3위)가 훨씬 낮은 SSG 랜더스, 그 반대(WAR 3위-시즌 5위)인 NC 다이노스 등과 달리 딱 보여준 만큼 결과가 나왔다. 이것이 롯데의 현실이라는 말이다.


특히 8월 12연패 기간 이런 현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롯데는 8월 6일 중심타자 전준우와 필승조 최준용이 각각 햄스트링과 어깨 부상으로 1군에서 이탈했는데, 공교롭게도 다음날부터 연패가 시작됐다. 뎁스가 얇은 팀의 상황이 주축 선수 한두 명이 빠질 때 제대로 메울 수 없는 지경까지 만들고 말았다.


이에 롯데는 내실 다지기에 나섰다. 시즌 종료 후 추석 연휴인 지난달 8일부터 마무리훈련에 돌입했고, 지난 2일부터 24일까지는 일본 미야자키로 이동해 강도 높은 훈련을 진행했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말수가 줄어들 정도로 고된 시간이었다.


하지만 '굴리기만' 한 건 아니다. 롯데는 이른바 '집중 육성 선수'를 선정해 개별 과제와 포지션 특성에 맞는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올해 타격에서 혼란을 겪은 고승민과 나승엽은 일본 츠쿠바대학교에서 타격 매커니즘 교정 훈련을 진행했다. 또한 내야수 전민재와 한태양은 자매구단인 일본프로야구(NPB) 지바 롯데 마린스의 마무리캠프에 파견을 갔다.


롯데 전민재(왼쪽)와 한태양이 지바 롯데 마무리캠프에서 스타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이들은 일본에서 새로운 야구를 습득했다. 츠쿠바대학에 갔다 온 고승민은 "한국에서는 '하체를 써야 한다' 이런 식이었다면, 거기(츠쿠바대학)에서는 하체를 어떻게 써야 하는지, 어떤 움직임으로 쳐야 하는지 분석도 해준다. 트레이닝 방법도 많이 해줘서 잘 배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타석에서 하체가 안정적으로 되는 것 같다. 그렇게 치니까 타구 속도나 비거리나 더 잘 나오는 것 같다"고도 했다.


지바 롯데 캠프에 간 전민재는 "진짜 좋은, 흔치 않은 기회다. 일본 선수들이 하는 걸 눈으로 많이 보면서 '저런 방법도 있구나' 하는 걸 느꼈다"고 했다. 한태양도 "정말 좋은 시간이다. 일본 선수들에게 많이 물어보고, 모르는 게 있으면 많이 배우고 있다"고 밝혔다.


성민규 전 롯데 단장은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FA라는 건 생크림 케이크에 얹는 체리다. 케이크는 준비도 안 됐는데 체리 하나 얹는다고 달라지겠느냐"라고 말한 바 있다. 과거 롯데는 케이크로 마련되지 않았는데 체리를 샀다가 이도저도 아닌 상황에 놓였고, 후속 투자가 이뤄지지 않는 악순환으로 연결됐다. 이번 비시즌 롯데는 이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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