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희찬(29·울버햄튼 원더러스)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이적 후 이토록 최악의 상황에 내몰린 경우는 없었다. 소속팀 울버햄튼은 아스널에 패하며 EPL 9연패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울버햄튼은 14일 오전 5시(한국시간) 영국 런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2026시즌 EPL 16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아스널에 1-2로 졌다.
이로써 울버햄튼은 개막 이후 16경기 연속 무승(2무 14패)을 기록하며 리그 최하위에 머물렀다. 반면 아스널은 승점 36(11승 3무 2패)을 쌓아 선두 자리를 지켰다.
올 시즌 EPL 20개 팀 중 16경기 동안 승리가 없는 건 울버햄튼이 유리하다. 19위 번리가 16경기 3승 1무 12패로 승점 1, 18위 웨스트햄 유나이티드가 3승 4무 8패 승점 13으로 18위다.
사상 초유의 강등 위기를 피하지 못할 분위기다. 울버햄튼은 16경기 9득점 35실점으로 공격과 수비 모두 최하 수치를 냈다. 팀 내 최다 득점자도 없다. 황희찬을 비롯해 8명의 선수가 모두 1골에 그치고 있다.
황희찬은 아스널전에서 3-5-2 전형의 투톱으로 요르겐 스트란 라르센과 함께 선발 출전해 79분을 책임졌다.

울버햄튼은 황희찬과 라르센을 최전방에 두고 크레이치, 안드레, 주앙 고메스를 중원에 배치했다. 묄레르 올페와 도허티가 윙백을 맡았고, 토티 고메스, 아그바두, 모스케라가 수비라인을 구축했다. 골문은 샘 존스턴이 지켰다.
홈팀 아스널은 부카요 사카, 빅토르 요케레스, 가브리엘 마르티넬리를 앞세운 4-3-3 전형으로 맞섰다. 데클란 라이스, 마르틴 수비멘디, 에베레치 에제 등 주축 선수가 대거 나왔다.
경기 초반부터 아스널이 점유율을 높이며 주도권을 잡았다. 울버햄튼도 수비 조직력을 유지하며 버텼다. 황희찬은 전방에서 적극적으로 공간을 파고들며 역습의 시발점 역할을 맡았다.
전반 27분 황희찬에게 결정적인 기회가 찾아왔다. 울버햄튼 진영에서 모스케라가 걷어낸 공을 잡은 황희찬은 하프라인 부근에서부터 단독 돌파를 시도했다. 상대 수비를 따돌리고 페널티지역 오른쪽까지 진입한 뒤 오른발 슈팅을 날렸지만, 공은 골키퍼 다비드 라야의 선방에 막혔다.

후반 들어서도 아스널의 공세는 계속됐다. 후반 14분 황희찬은 공을 다투는 과정에서 루이스스켈리를 향해 다소 거친 태클을 시도해 경고를 받았다. 비디오판독(VAR)이 진행됐으나 판정 번복 없이 옐로카드가 유지됐다.
아스널은 교체 카드를 활용해 공격의 속도를 높였다. 결국 후반 25분 세트피스에서 균형이 깨졌다. 사카가 오른쪽에서 올린 코너킥이 휘어지며 골대를 맞은 뒤 존스턴 골키퍼의 어깨와 등을 스치고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기록은 울버햄튼의 자책골로 남았다.
울버햄튼은 후반 35분 황희찬과 크레이치를 빼고 존 아리아스와 페르 로페스를 투입하며 변화를 줬다.
원정팀 울버햄튼이 기사회생했다. 후반 45분 주앙 고메스의 크로스를 아리아스가 머리로 떨궜고, 마네의 중거리 슈팅을 톨루 아로코다레가 문전에서 헤더로 돌려놓으며 동점 골을 터뜨렸다.
하지만 울버햄튼은 경기 막바지 또 실점을 허용하며 패배했다. 후반 추가시간 4분 사카가 올린 크로스가 가브리엘 제주스와 경합하던 모스케라의 머리에 맞고 다시 골문 안으로 흘러들어갔다. 이날 아스널의 두 골은 모두 자책골로 기록됐다. 경기는 아스널의 2-1 승리로 났다.
울버햄튼은 이번 패배로 긴 무승 행진을 이어가며 강등권 탈출에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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