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팀이 2차 연장까지 가는 동안 단 1초도 빠지지 않고 코트에 서며 커리어 하이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윤기찬(21·부산 KCC 이지스)은 아쉬움이 더 앞섰다.
KCC는 26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창원 LG 세이커스와 2025~2026 LG전자 프로농구 3라운드 홈경기에서 2차 연장 끝에 101-109로 패배했다. 이로써 KCC는 7연승 행진이 마감되고 말았다.
이날 KCC는 숀 롱이 4쿼터 극적인 동점 3점포에 이어 2차 연장으로 끌고 가는 득점을 올리는 등 35점을 넣으며 활약했다. 하지만 경기 초반 윤기찬이 보여준 공수 활약이 없었다면 연장까지 갈 수도 없었다.
윤기찬은 스타팅으로 나와 2차 연장 종료까지 50분을 모두 소화하며 25득점 5리바운드 1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최근 팀 전력의 핵심인 허훈도 상대의 집중 견제 속에 4분가량은 휴식을 취했지만, 윤기찬은 끝까지 코트를 지켰다. 앞선 삼성전(24일)에서 데뷔 첫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린 후 이틀 만에 20점 고지를 밟았다.
경기 시작부터 윤기찬은 내외곽을 가리지 않고 득점을 올리면서 초반 흐름을 주도했다. 수비에서도 리바운드에 적극적으로 가담하면서 상대의 장신 라인업에도 밀리지 않았다. 비록 막판 체력의 한계로 인해 득점력은 나오지 않았지만, 그는 끝까지 코트에서 힘을 쏟았다.

이상민 KCC 감독도 팀의 끈질긴 팀 컬러에 대해 "(윤)기찬이나 (김)동현이가 수비에서 잘하다 보니 그런 게 나온다. 아직 어린 선수들이라 패기가 나왔던 것 같다"고 했다. 상대팀이자 용산고 선배인 LG 유기상도 "워낙 능력이 좋아서 잘 적응하고 있다. 망설임 없이 공격하는 게 인상적이었다. 앞으로도 잘할 것 같다"고 칭찬했다.
50분 풀타임을 소화한 윤기찬은 스타뉴스와 만나 "연장전이 되니 내가 뛰고 있는지 뭐 하고 있는 건지 정신이 없더라"라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확실히 아직 베테랑 형들보다 체력적인 부분이 부족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풀타임을 뛴 만큼 더 잘했어야 했는데, 연장 때 너무 한 게 없다"며 자책했다.
경기가 졌기 때문에 아쉬움은 더했다. 윤기찬은 "상대에게 3점슛을 두 배(LG 16개, KCC 8개) 더 허용했다. 인사이드에서 (칼) 타마요나 (아셈) 마레이 수비를 하다 보니 외곽에서 찬스가 많이 났다"며 "외곽을 어느 정도 주자고 수비했는데 너무 잘 들어가서 게임이 힘들었다"고 밝혔다.
그래도 공격에서는 괜찮은 모습을 보였다. 윤기찬은 "초반에 슛 컨디션이 괜찮아서 적극적으로 했더니 처음부터 잘 풀렸다"고 얘기했다. 수비에서 궃은 일을 마다하지 않으면서 공격까지 잘 이뤄졌지만, 윤기찬은 "이겼으면 더 좋았을 텐데, 그게 하나 아쉽다"고 고백했다.

경기 종료 후 "힘이 빠졌다"고 말한 윤기찬. 그래도 그는 "지금 우리 팀은 (허)훈이 형을 필두로 돌아가는데 LG가 집중 마크했다. LG는 타마요, 마레이나 (윤)원상이 형이나 (유)기상이 형이 있으니까 차이가 있었다"며 "그 부분을 개선하면 더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고 희망을 말했다.
비록 연승은 끝났지만, KCC는 이 기간 포기하지 않는 집중력으로 모든 팀을 놀라게 했다. 윤기찬은 "멤버가 바뀌면서 수비력 있는 선수들로 나오고 있다. 초반부터 기선제압을 해서 7연승이 이어졌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용산고-고려대 출신의 윤기찬은 올해 KBL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3순위 지명권을 가진 KCC의 선택을 받고 프로에 입문했다. 이상민 감독은 "수비에서 많은 기대를 하는 선수다. 슛은 찬스에서 하나씩 넣으면 된다. 수비와 궃은 일을 기대하면서 뽑았다"고 말했다.
슛폼은 정석적이지 않다. 선배 허훈은 윤기찬의 슛폼을 가지고 놀리기도 했다. 그는 "모든 사람들이 신기해하는 것 같다"고 얘기했다. 그래도 이상민 감독은 "슛폼이 안 좋아도 된다. 몇몇 선수들은 뭐지 싶은데도 잘 들어간다. 깨끗한 폼에도 안 들어가는 선수가 있다"고 했다.

프로에서 모든 게 처음이지만, 31일 열리는 농구영신(DB전)에 대한 기대도 있다. 윤기찬은 "다른 건 다 괜찮은데 오후 9시 반에 경기가 시작하는 건 새롭다. (허)웅이 형은 경기가 늦게 하는 게 안 맞아서 평균 2득점이라더라"고 하며 "1월 1일을 패배로 시작할 수 없다. 홈에서 반드시 이긴다는 마음가짐으로 나오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또한 올스타 전야제(1월 17일)에는 각 구단 신인 선수들로 구성된 '팀 루키' 소속으로 뛰는데, KCC 팀메이트인 윌리엄 나바로는 '팀 아시아' 소속으로 나온다. 윤기찬은 "나바로의 장단점을 알고 있다. 어떻게 막아야 할지 동료들에게 말해주겠다"면서 "나바로는 알고도 못 막는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슈퍼팀' KCC에 딱 맞는 조각이라는 평가를 받는 윤기찬. 하지만 그는 "그렇게 봐주시니 감사하지만, 조각보다는 주축이 되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당찬 포부를 드러냈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