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굴의 투혼으로 올림픽 슬로프에 섰던 스키 레전드가 일생 최대 위기를 맞았다. 린지 본(41·미국)이 다리 절단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다.
미국 'USA투데이' 등 복수 매체는 14일(한국시간) 본의 부상 상태와 회복 가능성에 대해 일제히 보도했다.
본은 지난 일요일 경기 중 오른팔이 기문에 걸리며 중심을 잃고 폭발적인 속도로 설원 위에 내동댕이쳐졌다. 'CNN'은 "당시 본이 추락하며 받은 충격이 오토바이 사고 시 발생하는 물리적 힘과 맞먹는 수준"이라며 "현재 본은 뼈 파편을 고정하기 위해 이미 수차례의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밝혔다.
상태는 심각하다. 'USA투데이'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 의료 전문가들은 동료 스키 선수 페데리카 브리뇨네의 사례를 들며 8~11개월 내 복귀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언급했다.
하지만 본의 경우 40세를 넘긴 적지 않은 나이와 부상 부위가 관절까지 연장된 복합 골절이라는 점이 문제다. 현재 부상의 심각성 탓에 정확한 회복 일정은 불투명한 상태다.
더욱 충격적인 건 프랑스 의료진의 견해다. 프랑스 정형외과 무릎 전문의 베르트랑 소네리 코테 박사는 'RMC 스포츠'와 인터뷰에서 "본과 같은 부상은 때때로 다리 절단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본의 최우선 과제는 왼쪽 다리 절단을 피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고 경고했다.
같은 날 'USA투데이'는 본의 현재 상태를 보다 상세히 전했다. 본은 13일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영상을 통해 추가 수술이 필요하다는 소식을 알렸다. 본은 "병원에서 힘든 며칠을 보냈고 이제야 조금 내 모습으로 돌아온 것 같다"면서도 "내일 또 다른 수술을 받아야 한다. 그 수술이 잘 끝나면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겠지만, 귀국 후에도 정밀 검사 결과에 따라 추가 수술이 더 필요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현재 본은 병실에서 전혀 움직일 수 없는 부동 상태로 입원해 회복 중이다. 본은 사고 이후 이미 세 차례의 수술을 마쳤고, 곧 네 번째 수술을 받게 된다. 본은 "팀 USA의 경기를 지켜보는 것이 큰 힘이 된다"며 동료들에게 응원을 보냈다.
사고 당시 상황에 대해 팀 동료 벨라 라이트(미국)는 "본은 코너를 빠져나오며 엄청난 속도를 냈지만, 팔이 기문에 걸리는 순간 모든 게 끝나버렸다"고 회상했다. 본은 약 130km에 육박하는 속도에서 튕겨 나가 설원 위를 여러 번 굴렀으며, 경기장에 울려 퍼진 본의 비명에 관중들은 충격과 침묵에 빠졌다. 본은 슬로프 위에서 약 13분간 응급 처치를 받은 뒤 헬기로 이송됐다.
본의 이번 도전은 그 자체로 도박이었다. 이미 오른쪽 무릎에 인공 관절을 삽입한 상태였던 본은 올림픽 개막 불과 9일 전 왼쪽 무릎 전방십자인대가 파열되는 중상을 입었다. 그럼에도 본은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것을 후회하며 집으로 돌아가지 않겠다"며 출전을 강행했다.
최악의 결과로 꿈이 무너졌지만 본은 의연했다. 본은 SNS를 통해 "동화 같은 결말은 아니었지만 그것이 인생이다. 나는 감히 꿈을 꾸었고 달성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다"며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지만 전혀 후회하지 않는다. 그 자리에 서 있었다는 것 자체가 승리였다"고 소신을 밝혔다.
동료들의 옹호도 이어졌다. 브리뇨네는 "경기에 나설지는 본인이 결정할 문제"라며 지지를 보냈다. 본 역시 "스키는 언제나 위험한 스포츠였고 우리는 인생에서 위험을 감수한다. 실패는 시도하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한편 본의 부상으로 경기가 중단되는 등 어수선한 상황에서도 절친한 동료 브리지 존슨(미국)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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