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지현(55)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 상위 타순의 윤곽이 드러났다. 2024 KBO MVP 김도영(23·KIA 타이거즈)이 2025 KBO 신인왕 안현민(23·KT 위즈)의 뒤를 받친다.
대표팀은 20일 일본 오키나와현 온나손에 위치한 아카마 구장에서 삼성 라이온즈에 3-4로 패했다. 두 팀 모두 첫 연습 경기에서 실전 감각을 조율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승패 무관하게 대표팀 선공으로 7회까지 진행했다. 대표팀 투수는 1이닝당 20개 초과 시 해당 타석 이후 이닝을 종료했고, 삼성 투수는 한명당 30개를 초과하지 않기로 했다.
가장 기대를 받은 건 안현민과 김도영 두 동갑내기의 컨디션이었다. 2022 KBO 신인드래프트에 지명된 두 사람은 2003년생 동갑내기 친구다. 두 사람 모두 빠른 발과 장타력을 앞세워 김도영이 2024년 MVP, 안현민이 2025년 신인왕을 차지했고 나란히 태극마크를 달았다.
전체적으로 나쁘지 않았다. 2번 타자 및 우익수로 선발 출전한 안현민은 1회초 1사에서 삼성 선발 최원태의 직구를 비거리 122m 중월 솔로포로 연결했다. 이후 삼진, 유격수 실책으로 인한 출루, 볼넷으로 2타수 1안타(1홈런) 1볼넷 1타점으로 세 번의 출루를 했다.
김도영은 3번 및 지명타자로 나서서 3타수 1안타 1볼넷으로 역시 2출루했다. 1회 첫 타석에서 3루 베이스 옆을 스치는 날카로운 2루타로 포문을 열었다. 4회 볼넷으로 출루했고 6회 포수 파울플라이 아웃으로 물러났다. 7회 마지막 타석이 아쉬웠다. 9번 박해민이 안타, 2번 안현민이 볼넷을 골라 나간 1사 1, 2루에서 유격수 앞 땅볼 타구로 병살을 치며 이닝을 끝냈다.
경기 후 류지현 감독은 안현민의 활약에 "오늘 첫 경기라 타석에서 생소함이 있었을 것이다. 빠른 계통의 구종은 빨리 적응한 것 같은데 전체적으로 변화구 대응에서 밸런스나 감각적으로 부족함이 느껴졌다. 그래도 이런 부분은 게임을 거듭하면 자연스럽게 좋아질 거라 본다"고 총평했다.
류지현 감독은 지난해 11월 K-베이스볼 시리즈부터 줄곧 장타력과 주력을 동시에 갖춘 안현민을 상위 타순에 기용하며 '강한 2번' 전략을 추구했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익숙하게 볼 수 있는 기용으로, 팀 내 최고 타자를 한 타석이라도 더 많이 내보내기 위함이다.
매 타석 안현민이 출루하고 김도영이 불러들이는 그림이 자주 나올수록 대표팀이 상위 라운드로 진출할 가능성이 커진다. 류지현 감독은 "안현민은 지난해 11월 평가전부터 2번 타자로 기용했는데 충분히 제 역할을 해줬다. 정상적인 컨디션이라면 상위타순에서 연결하는 역할을 할 것 같다"고 귀띔했다. '안현민을 유력한 2번 타자로 봐도 되겠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도 "확정적으로 말할 순 없지만, 지금을 최상의 라인업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답했다.
마운드도 점검을 마쳤다. 선발 소형준이 2이닝 3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 정우주가 1⅔이닝 4피안타(1피홈런) 1볼넷 1탈삼진 3실점, 노경은이 1이닝 2피안타 1실점을 기록했다. 소형준이 최고 시속 145㎞, 정우주가 전광판 기준 최고 151㎞까지 나왔다. 류지현 감독은 "정우주의 첫 이닝과 두 번째 이닝이 구속 차이가 좀 났다. (그 배경에는) 첫 경기 긴장감도 있을 거고 스태미너적인 부분도 있을 것이다. 이런 부분 때문에 경기를 하는 것이다. 앞으로도 계속 준비하고 관리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KT 투수들이 경기를 끝냈다. 6회 등판한 고영표가 1이닝을 피안타와 볼넷 없이 삼진 하나만 솎아내는 퍼펙트로 막아냈다. 마지막으로 올라온 박영현은 구속이 나오지 않음에도 1이닝 2피안타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류지현 감독은 "투수 쪽에서 소형준, 고영표가 가장 컨디션이 좋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타자 중에서는 안현민, 박동원, 박해민의 밸런스가 좋아 보였다"라며 "박영현은 불펜에서 전혀 문제가 없었다. 오늘 등판한 불펜 투수들은 (오늘 포함) 연습경기 8경기에서 4경기 등판하고 3월 5일 경기에 맞춘다. 그때까지 점점 좋아질 거라 믿는다"고 우려를 일축했다.
대표팀 경기를 위해 전반적으로 신경 써준 삼성과 국군체육부대(상무) 선수들을 향한 감사 인사도 잊지 않았다. 최근 잇따른 부상으로 청백전도 어려웠던 대표팀은 상무에서 5명의 선수를 지원받아 이날 경기도 치를 수 있었다. 지명타자로 출전한 김도영 대신 김호진이 3루 수비에 나선 것이 대표적이다.
류지현 감독은 "삼성과 상무의 협조에 감독으로서 감사한 마음이다. KBO 모든 구단이 대표팀을 적극적으로 도와주고 있다. 삼성도 제구력 있는 투수들을 내보내 우리가 게임 감각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배려해줬다.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진심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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