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단을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스타가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9)인 건 행운이다. 16년 만에 태극마크를 단 류현진이 친정팀을 상대로 성공적인 복귀전을 치렀다.
류현진은 21일 일본 오키나와현 야에세에 위치한 고친다 야구장에서 열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비 한화와 연습 경기에서 대표팀 선발로 등판해 2이닝 동안 삼진 하나만 솎아내며 실점, 볼넷, 피안타 하나 없는 퍼펙트 피칭을 펼쳤다.
예정된 2이닝을 소화하는 데 공 19개면 충분했다. 이날 류현진은 직구 12구, 체인지업 4구, 커브 2구, 커터 1구 등을 고루 던졌다. 최고 구속은 시속 141㎞에 불과했으나, 한화 타자들은 속수무책이었다.
1회 첫 타자 이원석이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2년 만에 한화로 복귀한 요나단 페라자도 2루 땅볼, 올해 4년 100억 원 FA 계약을 받고 합류한 강백호도 중견수 뜬공에 그쳤다. 한화의 현재와 미래도 낯선 유니폼의 에이스에 방망이를 내는 데 급급했다. 채은성이 유격수 땅볼, 한지윤이 3루수 직선타, 하주석이 2루 땅볼로 타구가 내야를 벗어나지 못했다. 너무 일찍 2이닝을 끝낸 탓에 류현진은 불펜에서 21개의 공을 더 던져 예정된 투구 수를 채워야 했다.
경기 후 류지현 감독은 "류현진이 계산된 투구를 한 것이 굉장히 고무적이었다. 구속은 시속 141㎞ 정도 나온 것 같은데, 볼의 무브먼트가 굉장히 좋았다는 걸 칭찬하고 싶다. 무브먼트가 좋으니 타자들도 체인지업에 속았다"고 감탄했다.
류현진은 동산고 졸업 후 2006 KBO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2순위로 뽑혔다. 2006년 데뷔하자마자 18승 6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23, 201⅓이닝 204탈삼진으로 한화를 한국시리즈로 이끌었다. 그해 신인왕과 리그 MVP를 동시 수상한 건 지금까지 깨지지 않는 전무후무한 KBO 역사다.
이후 류현진이 KBO 리그를 지배하면서 한화가 21년 전 '땡잡았다'는 이야기가 우습게 나왔다. 팔꿈치 수술 이력이 있는 류현진을 뽑은 안목도 인정이지만, 앞선 두 팀이 거른 행운도 따랐기에 가능한 결과였다.
그 행운을 21년 만에 새삼 실감한 한화다. 물론 한화는 숱한 청백전과 라이브 피칭을 통해 류현진의 공을 경험했다. 하지만 상대 팀 선수로서 긴장감을 가지고 대결한 적은 없다. 그렇기에 한화 선수들에게도 기다려지는 게임이었다. 경기 전 만난 신인 오재원(19)은 "류현진 선배님의 공을 꼭 한 번 경험해 보고 싶었는데, 오늘 선발 출전하지 않는다"라고 아쉬워했다.
압도적인 퍼포먼스에도 류현진의 입가에는 여유가 넘쳤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류현진은 "우리 팀이라 2이닝 동안 기분 좋게 던지고 내려올 수 있었다. 전반적으로 괜찮은 것 같다. 첫 경기치고 괜찮았고 지난해 이맘때보단 확실히 조금 더 좋다. 한 경기 더 던지고 대회에 들어가면 더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화 타자 중 누가 제일 위협적이었냐는 질문에 이원석을 꼽은 류현진은 "너무 잘 아는 선수들이라 조금 더 편하게 마운드에 올라갔다. 선배가 던지니까 우리 팀 선수들이 봐준 것 같다"고 웃었다.
그러면서 "아직 나도 한화 단체방에 있어서 오늘 경기 라인업을 먼저 봤다. 박상원 선수랑 같이 있었는데 왕옌청 선수가 선발이길래 통화하면서 잘하자고 했다. 오늘 던지는 걸 보니 몸을 잘 만든 것 같다. 대만 선수지만, 일본에서 7년 동안 뛴 선수라 NPB에 가까운 스타일인 것 같다. 대표팀 선수들에게도 많은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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