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이저 대회 39회 우승에 빛나는 테니스의 '살아있는 전설' 빌리 진 킹(82·미국)이 무려 65년 만에 꿈에 그리던 대학 졸업장을 품에 안았다.
미국 피플닷컴은 19일(한국시간) "스포츠의 아이콘 빌리 진 킹이 테니스에 집중하기 위해 학교를 떠난 뒤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야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로부터 역사학 학사 학위를 받았다"고 소개했다.
킹은 지난 1961년 이 대학에 처음 등록했지만, 테니스 커리어에 집중하기 위해 3년 뒤 학업을 중단했다. 그러나 성공적인 선수 생활을 마친 뒤에도 학업에 대한 꿈은 놓지 않았다. 결국 그는 다시 교실로 돌아왔고, 마침내 감격의 졸업장을 품에 안았다. 앞서 킹은 2024년 미완으로 남았던 학업을 마치기 위해 다시 학교로 돌아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결국 이를 해냈다.
이날 연설을 위해 단상에 오른 킹은 졸업생들을 향해 "역사학 학위를 마치기 위해 교실로 돌아오기까지 60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면서 "내게는 끝내지 못한 일이 있었다. 내가 시작한 일을 마무리하는 것은 중요했다. 나는 일을 완성하는 것을 좋아한다. 이는 경기 후 네트 앞에서 악수하는 것과도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킹은 자신의 SNS에도 학사모와 함께 졸업 가운을 입은 사진을 올리며 "당신이 시작한 일을 끝내는 데 너무 늦은 때란 결코 없다"는 교훈이 담긴 글을 남겼다.
킹은 메이저 대회에서만 39차례 우승을 차지한 '테니스의 전설'이다. 그랜드슬램 단식에서만 12차례 정상에 올랐다. 윔블던 6회(1966·1967·1968·1972·1973·1975), 호주오픈 1회(1968), 프랑스오픈 1회(1972), US오픈 4회(1967·1971·1972·1974) 우승을 기록했다. 복식에서도 16차례 정상에 올랐고, 혼합복식에서도 11차례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선수 생활이 쉬웠던 것은 아니었다. 킹은 연설을 통해 "1961년에는 여자선수에게 재정적인 지원이 제공되지 않았다. 당시 내 친구 아서 애시와 스탠 스미스는 남자팀 장학생이었다"면서 "요즘 윔블던 복식 우승은 거의 50만 달러(약 7억 6000만 원)의 가치가 있다. 하지만 그때는 지역 상점에서 쓸 수 있는 45달러(약 7만 원) 정도의 상품권을 받았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킹은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했다. 특히 1973년에는 남자 선수 바비 릭스를 꺾은 이른바 '성 대결'에서 승리하며 전 세계적인 화제를 모았다.
킹의 영향력은 코트 안에만 머물지 않았다. 그는 여자 테니스 선수들에게 더 많은 상금과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고, 이는 여성 스포츠의 권익 확대를 위한 발판이 됐다. 현재 이 대학 체육교육학과 건물 밖에는 킹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


그러나 수많은 업적을 남기고도 킹의 마음 한켠에는 졸업에 대한 아쉬움이 남아 있었다. 킹은 "누군가 나를 두고 '졸업했다'고 말하면, 나는 '절대 졸업했다고 하지 말라. 나는 아직 그것을 얻지 못했다'고 답하곤 했다"며 "오늘 이곳으로 오면서 처음으로 '이제 사람들에게 내가 졸업했다고 말할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6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달라진 수업 방식도 떠올렸다. 킹은 "지금은 훨씬 더 온라인 중심으로 바뀌었다. 예전에는 직접 교실에 들어가야 했다. 나는 항상 출석한 것은 아니었지만, 교수들과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했고 배우는 것도 좋아했다"고 말했다.
끝으로 킹은 스페인어로 "할 수 있다"는 뜻의 "시 세 푸에데!"를 외치며 연설을 마무리했다. 이에 졸업생들은 뜨거운 박수와 환호로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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