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대참사의 책임을 뒤로하고 캄보디아 프로축구 무대로 떠난 이임생 전 대한축구협회 기술본부 총괄이사의 근황이 공개됐다. 국내 여론이 들끓는 사이 해외 취업을 이유로 국회 청문회 자리를 비웠던 그는 타국에서 환한 미소와 함께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임생 전 이사는 최근 나가월드FC(캄보디아)의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시된 선수단 호텔 체크인 영상에 밝게 웃는 모습으로 등장했다.
캄보디아 프리미어리그 홈페이지에 따르면 나가월드는 2주 뒤 개막전을 앞두고 있다. 최근에는 자체 연습경기를 진행하는 등 새 시즌 준비에 돌입한 상태다.
이임생 전 이사가 테크니컬 디렉터로 부임한 나가월드는 지난 시즌 5위를 기록한 팀이다. 캄보디아 프리미어리그는 총 11개 팀으로 운영되고 있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북중미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와중 나가월드는 지난 7월 초 이임생 전 이사의 구단 테크니컬 디렉터 부임 소식을 알렸다. 아시아축구연맹(AFC) 프로 코치 강사 이력과 1998 프랑스 월드컵 국가대표 출신 기록, 싱가포르 홈 유나이티드 및 수원 삼성 감독 경력 등을 대대적으로 소개하며 공식 임명을 발표했다.

하지만 한국 축구를 파국으로 몰고 간 장본인이 사과 한마디 없이 타국으로 향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국내 축구 팬들의 인내심은 폭발했다. 비판 여론을 의식한 탓인지 나가월드 공식 SNS의 댓글 기능은 차단됐지만, 댓글 창이 열려 있는 구단 공식 유튜브 채널은 이 전 이사를 저격하는 한국 팬들의 댓글로 완전히 초토화됐다. 평소 수백 회 수준이던 조회수가 1000회를 돌파했고, 댓글 창에는 "나가라고 했더니 진짜 나가월드를 갔다", "월드컵 참사에 대해 사과도 없이 도망간 사람을 취직시켜준 팀이냐", "청문회 때 꼭 들어와라" 등 날 선 항의와 조롱이 쏟아졌다.
이임생 전 이사가 타국에서까지 거센 비판에 직면한 배경에는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서 보여준 무책임하고 독단적인 행보가 있다. 이 전 이사는 2024년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 사임 이후 공식 권한이 없음에도 전력강화위원회의 작업을 이어받아 홍명보 감독 선임을 독단적으로 주도했다.
당시 정몽규 전 회장에게 전권을 위임받았다며 투명한 절차를 주장했지만 불공정 선임 논란이 불거졌고,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현안 질의에 출석해 위원들의 동의 여부를 두고 논란이 일자 눈물까지 흘리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후 면담 과정에 최영일 부회장이 동행했음에도 이임생 전 이사는 "둘이서만 만나 대화했다"고 말한 사실이 드러나 위증 혐의로 고발당했다.
그가 독단적으로 강행했던 홍명보호의 대한민국 대표팀은 결국 북중미 월드컵 무대에서 1승 2패 최종 34위라는 역사적인 대참사로 막을 내렸다. 직후 홍 전 감독은 사임 후 미국 자택으로 출국했고 정몽규 전 회장 역시 사퇴했다. 이임생 전 이사는 대중의 눈을 피해 잠행을 이어오다 사과 한마디 없이 캄보디아 구단으로의 도피성 부임을 선택했다.

특히 최근 이임생 전 이사는 과거 발언을 뒤집는 말 바꾸기와 소송전 참전으로 또 한 번 공분을 샀다. 앞서 문화체육관광부는 2024년 말 축구협회 특정감사 결과를 발표하며 홍 감독 선임 과정의 심각한 절차적 위반을 이유로 정 회장, 김정배 부회장, 이 전 이사 등에 대한 중징계를 권고한 바 있다.
이에 이임생 전 이사는 이달 초 법률대리인을 통해 문체부 감사 내용과 달리 홍 감독 면담 당시 자필로 기록한 자료가 존재한다며 서울고등법원에 소송참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 과정에서 이 전 이사 측은 최종 후보 3명과 면담 후 정 회장에게 홍 감독의 수락 의사를 전하자 "그럼 홍명보 감독으로 하세요"라는 지시를 받았고, 이후 김 부회장으로부터 내정 발표 및 계약 진행 등 구체적인 업무 지시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선임 발표 당시 "내가 홀로 선임을 주도했다.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호언장담했던 발언을 번복한 셈이다.
소송 참전에 앞서 이 전 이사는 국회 청문회마저 불참했다. 월드컵 탈락 이후 열린 국회 문체위 청문회에 이 전 이사는 해외 취업을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내고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 전 이사 측은 한국 대표팀이 체코를 꺾었던 6월 12일 나가월드의 제안을 최종 수락했다고 해명했지만, 정작 진상을 규명해야 하는 자리를 피해 타국으로 떠난 행보는 미국 자택에 머물다 직접 청문회장에 출석했던 홍명보 전 감독과도 극명하게 대비됐다.
청문회 당시 정해성 전 위원장은 "3명의 최종 후보 압축 후 순위 결정권을 위임받아 홍 감독을 1순위로 결정했다"고 증언했고, 위원들은 "빵집 면담으로 연봉 20억 원이 넘는 감독을 임명한 과정 자체가 불공정의 극치"라고 질타했다. 하지만 당사자인 이 전 이사의 불참으로 핵심 경위를 추궁하지 못했다. 여기에 이 전 이사는 북중미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직후 사용하던 휴대전화를 교체하는 등 증거 인멸을 시도한 정황까지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