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축구연맹(UEFA)이 국제축구연맹(FIFA)을 어느 정도 용서한 모양새다. 지안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의 월드컵 사모펀드 지분 매각 추진에 반발해 FIFA 주관 대회 불참을 선언했던 UEFA가 보이콧을 철회하기로 했다.
영국 매체 'BBC'는 26일(한국시간) "UEFA가 월드컵 지분을 민간 투자자에게 매각하려는 인판티노 회장의 계획이 재발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답받은 뒤 FIFA 주관 대회에 대한 보이콧 위협을 철회할 예정이다"라고 보도했다.
같은 날 FIFA 역시 "예선을 통과한 모든 팀이 다가오는 20세 이하(U-20) 여자 월드컵에 참가하게 되어 기쁘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해당 안건은 모나코에서 열리는 UEFA 집행위원회 회의에서 공식 논의될 예정이다.
보이콧 철회가 최종 확정되면 다음 달 폴란드에서 열리는 U-20 여자 월드컵은 정상적으로 개최된다. 개최국 폴란드를 비롯해 잉글랜드, 프랑스, 이탈리아, 포르투갈, 스페인 등 유럽 6개국이 대회에 참가할 수 있게 됐다.
이번 갈등은 인판티노 회장이 월드컵을 비롯한 FIFA 주요 대회의 상업 및 티켓 판매 권리를 전담할 신설 법인 FIFA 포워드 엔터프라이즈를 설립하고, 지분 21%를 사모펀드에 매각하려던 계획에서 비롯됐다. 심지어 해당 투자 그룹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위 집안과 연결된 벤처캐피털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자 전 세계 축구계는 거세게 반발했다.

UEFA를 중심으로 북중미카리브축구연맹(CONCACAF), 아시아축구연맹(AFC)까지 연대해 FIFA에 보이콧을 선언했다. 결국 인판티노 회장과 마티아스 그라프스트룀 FIFA 사무총장은 계획을 전면 백지화하며 사과했다. 이 과정에서 해당 프로젝트를 독단적이라 비판했던 케빈 라무어 FIFA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전격 경질되고 카를로스 코데이로 전 수석고문이 사임하는 등 심각한 내홍을 겪기도 했다.
다만 보이콧 철회 조짐에도 불구하고 UEFA의 인판티노 회장 퇴진 압박은 계속될 전망이다. 한 관계자는 'BBC'를 통해 "이번 결정은 UEFA의 패배가 아니다. 평생 한 번뿐인 기회를 맞은 어린 선수들이 피해를 보는 것을 막기 위한 현실적인 선택일 뿐"이라며 "지도부 쇄신을 향한 요구와 행동은 끝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기에 알렉산데르 체페린 UEFA 회장 역시 내년 3월로 예정된 차기 FIFA 회장 선거에서 인판티노 회장의 자진 사퇴를 요구하거나 강력한 대항마를 내세우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인판티노 회장을 둘러싼 축구계 레전드들의 반응도 팽팽하게 엇갈렸다. 미카엘 실베스트르, 루시 브론즈, 에마뉘엘 프티, 데이비드 제임스 등 일부 전설들은 "이제 FIFA는 바뀔 때가 됐다"며 FIFA 수뇌부 교체를 촉구했다. 다만 카푸, 크리스티안 비에리, 페페, 에스테반 캄비아소 등 FIFA 레전드 출신 인사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인판티노 회장을 공개 지지하며 맞서고 있다.
과거 UEFA 사무총장 시절 여직원 특혜 승진 및 공금 유용 의혹까지 불거지며 사면초가에 몰린 인판티노 회장이 U-20 여자 월드컵 정상 개최라는 숨통을 틔운 가운데, 내년 회장 선거를 둘러싼 축구계 권력 갈등은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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